[김병태 칼럼] 건축자들이 버린 돌 vs 집 모퉁이 머릿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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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사람들은 예수님을 미화하려 한다. 하지만 성경은 예수님을 보잘것없는 분으로 소개한다. "전에는 그의 모양이 타인보다 상하였고, 그의 모습이 사람들보다 상하였으므로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하여 놀랐거니와(사 52:14)."

화려함을 생각하는 사람들, 1등을 꿈꾸고 성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놀랄 것이다. 예수님을 세상 임금으로 삼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실망할 것이다. 너무나 초라하시기 때문에. 눈에 띄려고 애쓰지도 않으시기에. 세상적인 눈으로 보면 실패자이시니까. 십자가에 죽으신 메시아는 너무 상해서 누구도 메시아라고 생각하기 힘드니까.

예수님은 권력을 휘두르려고 오신 메시아가 아니시다. 오히려 죽음을 예약하고 오신 분이다. 사서 고생하러 오신 분이다. 희생을 자처하신 분이다. 종으로 섬기려 오신 분이다. 자신을 십자가에 희생 제물로 드리는 것을 꺼리지 않으셨다.

사람들은 쓸모없어지면 가차없이 버린다. 기업들이 종업원들을 그렇게 하고, 가정에서 자식들도 부모를 그렇게 한다. '세상에 저럴 수가 있나?' 탄식하지만, 그게 우리네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다.

이스라엘은 주변 제국들, 강대국들에 비하면 건축자의 버린 돌처럼 보잘것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집을 짓는 데 아주 요긴한 모퉁이의 머릿돌로 사용하셨다(시 118:22).

예수님은 시편 118편 22절을 인용하여 자신이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고 소개하신 적이 있다(마 21:42). '모퉁이의 머릿돌'은 서로 맞닿는 두 벽을 견고하게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집을 짓는 데 없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어떤 건물을 완성한 건축자들은 그 건축물의 모퉁잇돌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는다.

예수님은 자신을 유대인들이 건축자들이 버린 돌처럼 십자가에 내던지지만, 하나님께서는 모퉁이의 머릿돌처럼 귀하게 세우실 것을 주장하셨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초라하게 죽으셨다. 그러나 사흘 만에 무덤 문을 여시고 부활하심으로, 교회를 다스리는 머리가 되셨다.

한때 죽음이 두려워, 다가올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예수님을 부인하고 저주까지 했던 베드로도 산헤드린 공회원들 앞에서 동일하게 설교한다. "이 예수는 너희 건축자들의 버린 돌로서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느니라(행 4:11, 벧전 2:7)." 예수님은 건축자들의 버린 돌로 끝날 수는 없다.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기 위해 다시 살아나셨다.

주님은 쓸모없는 자 같은 우리를 위해 찾아오셨고, 죄인을 위해 죽어주셨다. 그러나 하나님은 죄인을 위해 예수님을 다시 살리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자들은 새로운 생명을 경험했다. 새로운 변화를 경험했다.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살아가는 경험을 갖게 하신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기업으로 받게 하신다. 뿐만 아니라 가치 없는 우리를 하나님의 대사로 불러 귀하게 사용하신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내가 주인공처럼 착각한다. 예수님은 겸손한 왕으로 오셨지만, 우리는 주인 행세를 하려고 한다. 예수님은 고난 받는 종으로 오셔서 섬기셨지만, 우리는 예수님도 휘두르지 않은 권세를 휘두르려 한다. 예수님은 고난의 메시아로 오셨는데, 우리는 영광의 메시아를 꿈꾸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갈등이 생긴다. 가끔씩 회의가 찾아온다.

우리는 돌아가야 한다. 세례 요한처럼 '그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한다'는 태도로 일해야 한다. 스스로 흥하려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 돌아가야 한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론적·관념적·철학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예수님의 부활을 논쟁거리로 삼는 사람들은 아무런 능력도 효력도 경험할 수 없다.

예수님의 부활은 실제적이고 실천적이어야 한다. 예수님의 부활은 사람들을 변화시켰다. 내면의 혁명을 일으켰다. 삶을 바꾸어 놓았다. 사망 권세에 눌려 살 수 없다. 죽음의 공포에 두려워 떨 순 없다. 죽어도 살 것이기 때문에 영원한 세계가 소망할 수 있어야 한다.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신 예수님이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되셨다. 그렇다면 원래 건축자들의 버린 돌과 같은 우리가 사람들에게 버린 돌처럼 간주된다고 그렇게 자존심 상해할 게 뭔가? 그렇게 화낼 이유가 있나? 사람들이 알아 주지 않으면 어떤가? 부활하신 주님을 위해 좀 죽을 수 없는가? 주님을 생각하면서 좀 져 주면 어떤가?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셨는데도, 내 인생의 주인이 되셨는데도, 여전히 예수님 없이 혼자 버둥대는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는가?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달리는 인생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삼으셨으니까.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하니라(행 2:36)."

사람들은 고통 없는 영광을 기대한다. 십자가에 죽지 않고 부활의 영광을 누리려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망에게 매인 분이셨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사망에서 예수님을 일으키셨다. "하나님께서 그를 사망의 고통에서 풀어 살리셨으니, 이는 그가 사망에 매여 있을 수 없었음이라(행 2:24)."

영광을 누리고 싶은가? 그렇다면 고통의 날을 참을 줄 알아야 한다. 아니 고난을 기쁨으로 받을 줄 알아야 한다. 영광의 그 날을 위해!

진짜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죽어야 한다. 부활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겪어야 하고, 무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내가 죽으면 하나님께서 나를 살리신다. 내가 낮아져도 하나님은 나를 높이신다.

이제 인생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내가 만드는 인생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만드는 인생으로! 내가 올라가는 인생에서 교회의 머리가 되시고 온 인류의 왕이신 예수님을 높이는 인생으로!

이 땅에 사는 동안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를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것에 지나친 애착을 가져서는 안 된다. 우려될 정도로 몰입해서는 안 된다. 예수님의 부활을 목도했다면, 새로운 하나님나라 비전이 생긴다. 이제 부활의 증인으로 나선다.

"이 예수 하나님이 살리신지라. 우리가 다 이 일에 증인이로다(행 2:32)." "생명의 주를 죽였도다. 그러나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그를 살리셨으니, 우리가 이 일에 증인이라(행 3:15)." 입술로 전하든, 삶으로 전하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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