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나 칼럼] 비느하스의 질투로 일어나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그러므로 말하라 내가 그에게 나의 평화의 언약을 주리니 그와 그 후손에게 영원한 제사장 직분의 언약이라 그가 그 하나님을 위하여 질투하여 이스라엘 자손을 속죄하였음이니라(민 25:12-13)".

두 주일에 걸쳐 미주 캘리포니아 미션트립을 다녀왔다. 원래 재목이 부실한 목사인지라 남들이 주목할 집회는 아니었지만, 오늘날 화두가 되고 있는 탈동성애 주제로 초청을 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출발일이 가까워 올수록 가서는 안 되는 길을 떠나는 것처럼 무거운 안개가 마음을 내리깔고 있었다. 마게도냐의 첫 성 빌립보에 들어가는 바울의 마음이 연상되었다. 어쩌면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미국 땅에 탈동성애의 소식을 전하려는 무모함에서 오는 부담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이와 같은 영적 눌림은 20여 년의 갈보리채플 개척을 통하여 수도 없이 겪어온 터라,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안개 저편에서 나를 기다리는 새로운 얼굴들에 설렘의 기대를 갖기로 했다.

마음의 눌림은 그대로 현실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개척지는 항상 불모지였다.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은 작은 돌 하나씩을 들고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믿음의 무모함이다. 과거 경륜이 부족하던 시절 내가 잘 써먹던 패턴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탈동성애 활동을 하고 있는 이요나 목사.

▲미국에서 탈동성애 활동을 하고 있는 이요나 목사.

때때로 이러한 무모한 모험은 기적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사단은 항상 그 길목에서 덫을 놓고 있다. 그래도 나는 어려울 때마다 나를 도우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믿는다. 우리의 복음은 모든 것이 합력해서 선을 이루기 때문이다(롬 8:28).

오렌지카운티기독교교회협의회(OC교협) 주최 남가주 부활절 연합예배는 얼바인 온누리교회에서 진행되었다. 명목상으로는 우리 세미나도 OC교협 주최인지라, 우리 일행도 이 예배에 참여했다. 역시 부활절 예배에서는 한국교회의 위상이 드러났다.

미국에서 처음 맞는 부활절 예배인지라 남다른 감회가 서렸다. 얼바인 온누리교회 권혁빈 목사님께서 잔잔한 미소로 맞이해 주셨다. 캘리포니아 하원의원 Young Kim도 상큼한 얼굴로 악수를 청해 주었다.

부활절 예배 설교는 OC교협 회장 민승기 목사님이 맡아 주셨다. 나는 그 자리에서 '평화의 언약'이라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었다. 그 순간 나는 이 메시지를 받기 위해 미국에 온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독 탈출'이라는 주제로 초청을 받은 것이지만, 지금 미국이 원하고 있는 것은 '평화의 언약'이기 때문이다. 오늘 이 음란의 시대에 평화의 언약을 얻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질투를 불러 일으킬 한 사람의 목사, 오늘의 비느하스가 필요했던 것이다.

세미나 일정 중 나는 2세 동성애자를 둔 어머니 두 분을 만났다. 그들은 아들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작은 돌부리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많은 목회자들을 만나 하나님의 능력을 구해 왔었다. 나를 위해 목숨을 끊은 내 어미도 그랬을 것이다.

그 어머니 중 한 분은 자기 아들을 위해 10여 년을 멘토로 삼아오던 미국 탈동성애 목사에게서 "미국에서는 더 이상 탈동성애 사역을 할 수 없어 맥시코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말은 한국 땅에서도 내가 떠나야 할 날이 가깝다는 말과도 같이 들렸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음으로 살아난 우리가 사단의 나라를 두려워한다면 우리의 아들들은 어떻게 되겠는가? 이 땅의 비느하스여, 하나님의 질투로 일어나라!

/이요나 목사(홀리라이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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