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교리의 뿌리와 ‘하나님의 위로자’로 나선 문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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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 칼럼] 통일교의 혼합주의 교리(2)

2. 통일교의 교리

한국을 포함한 동양의 모든 전통 종교들은 일체 원형적 세계관과 범신론적 사상을 기초로 하고 있음으로써,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에 관해 추상해 보거나 전제하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교리도 철학도 세우지 못한 무교 역시, 한국에서 건국 신화들은 만들었지만 창조신화 같은 것은 만들지 못했다.

재래 종교들 사상에는 창조주와 피조물의 전제도 없거니와, 구원하시며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현재적이며 또 종말적인 통치에 대한 개념도 없다. 그러나 무교의 기복신앙 뒤에는 가장 오래된 동양의 종교철학인 주역 사상과 건국 신화들이 지니고 있는 세계관이나 인간관이 들어 있다.

고대부터 무교는 주역이 설명하는 것처럼 음양의 결합 또는 양성(남녀)적 합일의 원리를 따라 천지와 인간 또는 국왕이 출생됨을 설명했다. 무교엔 고차원적인 세계관은 없지만, 혼인하고 출산하는 원리에 의한 존재론과 사령숭배나 단군신화 등에서 나타나는 '영혼불멸'에 대한 신앙이 있다.

이러한 무교적 도식에 의해 기독교의 신관이 왜곡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한국의 여러 가지 '기독교 이단'에서 찾을 수 있다. 통일교와 박태선 장로교의 영적 기원이 되는 1930년대 메시야 운동의 교주 황국주부터 오늘의 기독교 이단들에 이르기까지, 그 속에는 무교적 신관과 재래 종교들의 일원론적 신인 결합 사상이 그대로 숨어 흐르는 것이다.

신사훈 박사는 통일교의 원리 해설이 출판되던 1957년, 놀랍게도 피가름파들의 신앙적 족보를 연구 발표했다. 그 계보는 문선명, 정득은, 김모 씨(여자), 이수완, 방호동, 원경숙, 박태선, 또 그의 장모, 형수로 흐르고 있다. 문선명 이전으로는 혼음파(피가름) 이단의 원조라는 황국주의 제자 정득은과 김남조 여인의 계열이 문선명과 박태선의 영적 스승인 김백문(당시 파주 이스라엘 수도원장)으로 이어진다.

탁명환 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문선명은 정득은 여인에게서 복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서 이 피가름 내지 혈통 이환식은 반드시 이성 간에만 가능한 것을 알 수 있고, 이 계보 속에 문선명과 박태선이 다 들어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김백문은 예수 그리스도를 '신적 인간이 되어 자녀들을 출산해야 하는' 인류의 조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범신론 신인 결합 사 상, 인간 신격화를 기초로, 귀신 숭배와 황국주의 혼음 교리까지 혼합돼 있으며, 메시야 운동을 위해 교리가 구체화되어 있다.

박태선의 뒤를 이어 나타난, 기독교 이단으로서 가장 규모가 크고 자기의 교리를 체계화한 문선명(1920-2012) 집단은 박태선과 마찬가지로 황국주나 김백문 계통의 피가름 교리를 발전시키고 세계를 무대로 메시야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리가 없던 무교가 기독교를 만난 후 김백문을 통해 체계를 갖추고, 문선명에 의하여 비로소 완성된 셈이다.

그러나 통일교는 순수한 무교는 아니다. 기독교 교리를 무교적으로 적용한, 하나의 기독교 이단이며 혼합종교이다. 문선명의 가정 배경은 무교 농가였다. 그의 형인 용수는 정신질환으로 죽고 누이도 정신 이상이었다. 이 일로 그 가정은 기독교로 옮기게 되었다. 그는 한풀이 무교적 배경에서 '한 맺힌 하나님'과 '한 맺힌 예수님', 그리고 그 강신 현상에서 '성령관'을 얻게 되었다.

그는 어렸을 때 이미 하나님께서 '솔로몬보다 더 많은 지혜와 바울보다 더 큰 믿음, 예수님보다 더 큰 사랑을 줄 수 있기를' 기도했다고 주장한다. 16세가 되었을 때는 예수님을 만나 "예수의 못다 이루신 일을 계승하여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할 사명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러면 성부, 성자, 성령에 관한 그의 신관을 살펴보자.

1) 신관

1978년 통일교가 발표한 그들의 6가지 신조 가운데 두 개의 신조에 창조의 하나님과(제1조) 예수 그리스도(제3조)에 대한 고백을 하고 있다: 그들은 "유일신이신 창조주 하나님을 인간의 아버지로 믿는다",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님을 인간의 구주인 동시에 복귀된 선의 조상으로 믿는다"고 고백한다. 이 신조 가운데 제3위에 대한 고백은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가장 두드러지고 무게 있는 통일교의 교리는, 바로 무교적이고 강신적인 현상을 그대로 그려낸 그들의 '성령론'에 있다.

제1조에서 그가 고백한 '아버지'로서의 하나님은 기독교적인 칭호와 같아 보인다. 그러나 '아버지'라는 그의 고백은 하나의 '인격적' 신관으로서 '인간 같은 하나님(man-like-god)'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인간처럼 한을 품고 계시는 하나님, 인간의 위로와 구원을 기다리시는 하나님은, 인류를 사탄에게 빼앗긴 슬픔을 품고 계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선명은 하나님의 위로자로 나섰다. 그뿐 아니라 그는 1968년 1월 1일 마침내 억만 사탄과 싸워 이겼다고 하여, 1월 1일을 통일교도인이 '하나님의 날'로 축하하고 있다. 이는 한 맺힌 죽은 귀신을 위로하는 한풀이 굿을 하는 무교 문화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든 신관이다.

F. Sontag이 문선명과 대화한 것을 녹음하여 출판한 'Sun Myung Moon und die Vereinigungskirche'라는 책에도 그 신관이 나타난다. 그는 하나님을 모든 근심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있으며, 하나님을 모든 영계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 맺힌 하나님만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고, 한 맺힌 예수님도 해방시키고자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그의 근심과 부서진 마음에서 해방시키려는 것이다.

그는 고민하시는 하나님의 해방자요, 제물을 받지 못하면 '한없이 우시는 하나님'께 제사 드려 위로하려는 무당과 비슷하다. "나 이제 알겠네 나 정녕 알겠네 제단 꿈 준비하고 제물 없어 우시는 뜻 나 이제 알겠네 아버님 제물 없어 한없이 우시며 그 심정 말 못하여 한없이 우시네".

이러한 무교의 귀신숭배 현상뿐 아니라, 그는 죽은 영혼과 접하여 세례 요한을 만났고 예수님을 만났다고 한다. 그가 만난 예수님은 물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몸 없는 죽은 혼을 말하는 것이다. 그는 부활을 믿지 않고 대신 '재림 부활'이라는 말을 만들어, 죽은 영혼들의 강령과 '성장'과 '완성'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바꾸었다. 마치 무당이 죽은 영들을 만나는 것 같다. 그러면 유일신이요 창조주요 '아버지'라 불리는 이 통일교회의 하나님을 실제로 어떤 분이라고 설명하는가를 그들의 경전인 '원리강론'에서 찾아보자.

원리강론은 하나님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二性性相(이성성상: 남성과 여성의 양성체)으로 되어 있다"는 무교적이며 주역적인 '결합과 출산'의 도식으로 설명하며, 음양 원리의 발전 내지 진화에 의해 구체화되는 동양철학적 세계관도 보유한 신관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하나님도 영원성을 가지기 위하여 이성성상으로 계시는 것이며, 하나님을 닮아서 이성성상으로 존재하지 않으면 아니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또 "예수님은 '아담'으로서 못 이루셨던 참 아버지로 오셨기 때문에, 성경은 그를 '후 아담'(고전 15:45)이라 하고, 영존하신 아버지(사 9:6)라 하였으며, 하나님은 선지자 '엘리야'를 다시 보내시어 그로 하여금 타락한 인간들의 마음을 부모로 오시는 예수님 앞으로 돌이키게 함으로써, 그들로 자녀가 되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말 4:6). 그리고 예수님은 다시 오실 때도 아버지의 영광으로 오시리라(마 16:27)고 하셨다.

그런데 아버지 혼자서 어떻게 자녀를 낳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타락한 자녀들을 선의 자녀로 다시 낳아 주시기를 위하여는, 참 아버지와 함께 참 어머니도 계셔야 하는 것"이라고 실토하고 있다. 이것으로 통일교 메시야 운동의 기초를 놓은 것이다.

위에서 나타난 것 같이 문선명은 하나님을 양과 음성으로 된 '이성성상'이며, '음양의 중화적인 주체인 그 태극은, 이성성상의 중화적 주체이신 하나님을 작용하게 되고', '하나님 자체 내의 이성성상이 상대 기준을 조성하여 수수 작용을 하게 되면 그 수수 작용의 힘은 번식 작용을 일으켜, 하나님을 중심하고 이성성상의 실체 대상으로 분립된다'고 함으로써,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를 진화론과 혼인·출산 도식 속으로 용해시키려 하였다.

동시에 진화의 법칙에 의해 구체화된 인격인 '아버지'는, '어머니'를 만나 자녀를 생산해야 하므로 '성신'이 오셨다는 것이다. 원리강론은 '성신'을 '여성신'이며 '하와의 신성'이고 '신부의 신'이자 '어머니의 신'이라고 한다. 죄악의 자녀들을 다시 낳아 주시기 위하여 참 어머니로 오신 분이 바로 성신이시며, "예수와 성신은 아담과 하와 대신 인류를 중생해 주실 참부모로 오신 분"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들에게 삼위일체란 완전한 남자인 '예수'와 완전한 여자인 '성신'과 하나님을 말한다. "예수님과 성신도 하나님의 이성성상"으로서 "서로 수수 작용을 하여 합성 일체화함으로써" 하나님을 중심하고 삼위일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교의 신관은 자연 관찰을 출발점으로 음양 결합의 범주에서 존재의 근원을 찾아 왔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남녀 결합의 근원이며, 인간은 형체화한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통일교 선교사 김영운은 그의 저서 '통일신학'에서 "인간의 양성적인 사실을 보아 하나님도 양성적인 존재임을 알 수 있다"며 그 이유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다"는 것을 들고 있다. 이렇게 통일교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성경 말씀을 이용하여, 하나님을 인간 형상대로 창조해 낸 것이다.

통일교 인간론과 같은 진화론적 인간론의 특징은 인간의 자기 완성을 도모하는 것이다. 문선명이 완전한 사람은 하나님과 일체가 되어 신성을 갖게 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인간은 원죄가 없으므로 다시 속죄할 필요도 없고, 따라서 구주가 필요 없게 되며… 기도나 신앙의 생활도 필요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인간들에게는 원죄가 없으므로 그들은 원죄 없는 선의 자손들을 번식하게 되며, 따라서 그 자손들에게도 속죄를 위한 구주가 필요 없게 된다"고 한다. 예수님은 바로 '이성성상의 로고스 수육의 완성 존재'이다.

김영운은 이러한 성육신 개념을 풀이하여 하나님이 '체(體)'를 쓰신 것이라고 한다. 하나님은 인간으로 '화신'하셨으며, 그 목표는 모든 인류가 신화(神化)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모든 인류가 신이 되려면 예수님이 부인을 맞아 '참부모'가 되어 타락한 인간을 중생케 하여 "그들로 하여금 원죄를 청산하고 하나님을 중심한 실체적인 삼위일체가 되게 한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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