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 칼럼] 통일교의 혼합주의 교리(3)
2. 통일교의 교리
1) 신관
2) 문선명의 '재림주' 운동
위의 신론이나 삼위일체론은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초점은 '제3의 아담'이라는 '재림주'에 있다.
"재림 예수는 초림 시와 같이 지상에서 탄생되어 재림 역사를 완수할 사람"이다. 문선명은 '재림주'인 '참부모'가 되기 위해 본처인 최선길과 이혼(1957년)도 하기 전인 1948년에 기혼 여성인 김종화 여인과 '어린양의 혼인잔치'를 치르려다, 1949년 그 남편의 고발로 인해 실패한 바 있다.
1960년 41세가 된 그는, 17세 소녀 한학자와 드디어 '어린양 혼인잔치'를 함으로써 인류의 참부모가 되었다는 것과 '인류의 선한 조상'이 되었음을 증명하려 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제2위에 대한 문선명의 주장과 기독론을 좀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그의 기독론은 '원리'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뤄진다. 그의 기독론은 재래적 혼인-출산의 원시종교적 도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의 영적 스승인 김백문과 황국주에게서 전래된 'pansexualism(범성욕주의: 모든 정신 활동은 성본능에 비롯된다는 설 -편집자 주)'에 기초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은 김영운의 통일신학에 더욱 뚜렷이 묘사되어 있다. 통일신학에서 설명되는 예수 그리스도는 제사장 스가랴와 마리아 사이의 사생아다. "마리아는 연로한 사제에게 몸을 바침으로써 진실로 주의 계집종이었음을 증명했다. 고대에서는 이와 같이 전적 항복의 행위를 부도덕한 것으로 보지 않고 최고도의 영적 헌신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통일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에 대해서도 "아담적인 예수가 마리아를 품고자 했으나 마리아가 반대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을 때 … 여기서 실망한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를 사랑했고, 가룟 유다가 이를 시기 질투하여 예수를 팔아먹었다"고 한다. 이렇게 되어 예수 그리스도는 사명을 이루지 못하고-결혼하여 선한 자녀들을 번식하지 못하게 됨으로-재림하면서 결혼하고 '인류의 참부모'가 되어 인류를 영적으로만 아니라 육적으로도 그에게 '접붙임'으로써, 인류가 원죄 없는 자녀를 낳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 재림 예수가 '제3아담'이며, '제3아담'이란 창조 목적을 완성한 남성을 뜻한다. 완성한 인간이란 예수님과 가치가 동등한 입장이라고 한다. '접붙임'이란 "영인체와 육신이 서로 완전한 수수의 관계를 맺는 것"이다.
통일교의 이러한 혼음 교리와 무교적 도식 밑에 흐르는 사상은 신인동격사상이며, 재래종교들이 이것에 달하려는 갈망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갈망과 사상이 문선명을 통해 기독교와 혼합, 사람을 하나님과 동격화하는 대신 예수 그리스도와 동격화하는 전이도 겪게 되었다.
문선명은 또 김백문이 초안한 무교적 혼인-출산 교리도 완성하여 무교철학을 세운다. 이 무교적이며 종교철학적인 두 가지 성격이 기독교에 들어와 하나의 교리로 성립되면서, 적그리스도적 메시야 운동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란 자연 인간이자 신격화한 인간으로 이해됨으로써, 인간들이 메시야가 될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문선명의 재림주 운동은 위의 성격을 분명하게 시인한다. 인간과 동격화한 '재림주'에 대하여 "그러므로 예수님은 온 인류를 하나님의 혈통적 직계 자녀로 복귀케 하시기 위하여 재림하셔야 한다. 따라서 그는 초림 때와 같이 육신을 쓰고 지상에 탄생하셔서 초림 때의 노정을 다시 걸음으로써 그것을 탕감복귀하시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혈통적 직계 자녀'란 말은 통일교의 타락론을 알아야 이해되는 개념이다. 통일교는 김백문과 같이 사탄과 하와의 실제적인 '음행'을 주장하며, 사탄은 인간이 아니라 영이기 때문에 이를 '영적 타락'이라고 하고, '육체적 타락'이란 영적 타락 이후 아담과 하와의 불륜관계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은 사탄을 중심한 '악의 자녀'가 되었고, '참부모'가 이 타락한 자녀들을 선의 자녀로 다시 낳아 주어야 한다고 한다. 문선명은 재림주에 대하여 "주님은 구름 타고 와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주님은 하늘이 바라는 가정을 찾기 위해 육신을 갖고 오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메시야상은 과거 황국주가 가졌었고, 1940년대 이북의 신비주의 운동들 가운데도 나타났다. 선천의 허허빈 여인은 항상 재림주의 옷과 더운밥을 준비해 놓고 기다렸으며-지금 문선명 부인인 한학자의 모친 홍순애도 그 파의 신도였다고 한다-약 300명의 교인들이 재산을 다 털어, 예수의 날 때부터 성장할 때까지의 모든 필수품을 마련하고 기다렸다고 한다.
이러한 도식에서 "문선명은 재림주(메시야)인가?"라고 질문하게 된다. 그는 통일교인들과 비통일교인들에게 서로 다른 두 가지 얼굴을 해 왔다. 그는 먼저 '세례 요한의 역할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하며, 그 후 하나님이 자기를 기름 부으면 메시야 역할(menscianische Rolle)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 독일의 선교신학자 N. P. Moritzen 교수가 말한 것처럼, 문선명은 공개적으로 메시야라고 주장하지 않았지만 추종자들은 그를 메시야로 생각한다. 독일 통일교 이탈자인 Oliver Hammerstein의 일기에서 나타난 것처럼, 통일교인들은 문선명이 메시야인 것을 확신하고 있다. 문선명은 그들에게 참 아버지이고, 재림주이며, 선생님이다. 그의 현재가 그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식사 때나 차를 탈 때나 선물할 때도 '참부모'의 이름으로 기도한다. 때로는 '주의 이름'이나 '아버지의 이름'으로도 기도한다.
그러면 1993년에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처럼, 문선명 부부는 그의 추종자들에게 '참부모'인가? 문선명은 그의 메시야적 역할을 그의 공개적 선언과 관계없이 여러 가지로 표명하고 있다. 그의 결혼식 당시인 1960년의 '어린양의 혼인잔치'와, 1961년 이래 그 추종자들이 했던 '합동결혼식'이라는 두 가지의 혼인 예식이 결정적으로 문선명의 메시야 역할을 증명하고 있다. 그가 스스로 재림주임을 입증하는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것이 곧 어린양 잔치입니다. 재림하시는 주님은 바로 그 어린양이며, 완성한 아담입니다. 주님은 완성된 아담으로 오시어서 하와를 복귀할 것입니다. 이때에 그들은 인류 최초의 부모가 될 것이며, 하나님도 기쁨의 완결을 보게 될 것입니다."
통일교인들은 문선명의 결혼 날짜인 3월 1일을 '부모님의 날'이라고 기념하며, 그들 자신의 결혼 예식에 대해서도 그들이 '참부모'의 자녀가 됨을 확인한다. 그들이 결혼식 때 맹세한 내용은 매주일 아침마다 '참부모'의 사진 앞에서 한 번씩 반복한다.
문선명의 재림주 역할 여부는 더 이상 증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통일교의 '결혼예식'에 대해서는 정진홍 박사가 바로 관찰한 것처럼 '신과 인간과의 결합'을 상징하는 예식이다. 단군신화가 그렇듯, 문선명은 신적인 것과 인간의 신비한 결합을 의미하는 무교적인 혼인-출산 모티브에 의해 기독론과 종말론을 완전히 파괴하고, 대신 그의 메시야 개념인 '재림주'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국의 메시야 운동은 이와 같은 무교적 동기뿐 아니라 사상적 동기가 있다. 문선명의 재림주 운동에는 황국주 이래 나타난 메시야 운동들과 마찬가지로 신인 동격 사상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에밀 브룬너(Emil Brunner)가 이방 종교들의 핵심은 '자연의 신격화(Vergottung der Natur)'라고 한 말은 정확했다. 하나님은 초월자가 아니라 내재자라는 전제는 재래 동양 종교들의 범신론과 신인 동격 사상에서 기인한 것이며, 이 사상 뒤에 기독교가 혼합되면 인간 신격화의 전이 형태인 인간의 그리스도화, 즉 메시야 운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것이 기독교와 아시아 종교들의 혼합 형태이며, 앞으로 교회가 신학적으로 이러한 사상과 영성의 불연속성(Discontinuity)을 포기한다면, 무수히 일어날 종말론적 거짓 그리스도의 운동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
3) 성령관
통일교는 인간의 영혼을 '영인체'라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죽은 영혼의 완성을 뜻하는 '부활'을 '복귀'와 동의어로 쓴다. 사람의 영혼이나 죽은 영혼들에 대한 통일교 교리를 살펴보자.
"영인체는 육신을 떠나서는 성장할 수 없으며, 또한 부활할 수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지상의 육신 생활에서 완성하지 못하고 타계해 버린 영인들이 부활하기 위해, 지상에 재림하여 자기들이 지상의 육신 생활에서 이루지 못하였던 그 사명 부분을, 육신 생활을 하고 있는 지상의 성도들에게 협조하여 그것을 이루게 함으로써, 지상인들이 육신을 통하여 대신 이루어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위의 원리강론 글은 무교의 귀신관이나 강신체험에 대한 지식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다. 문 교주는 인간의 육신은 죽은 후 흙으로 돌아가도, '마음'에 해당하는 '무형 실체의 존재'라는 '영인체'는 무형 실체 세계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는 영인체가 부활한다고 하는데, 그 부활은 성경적인 육체 부활의 뜻이 아니다. 오히려 육신의 죽음이란 "옷이 더러워지면 벗어버리는 것 같이 육신도 노쇠하면 벗어버리는 것"이라고 하면서, 죽음이란 죄의 결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창조 원리라고 한다.
그러나 육신은 대단히 중요한 일을 하는데, 그것은 죽은 영인체가 강신할 수 있는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 귀신들의 강신 내지 접신 형태를 통일교에서는 '재림'이라고 한다. 그는 재림한 귀신들이 산 인간의 몸속에서 완성되기까지 자란다고 한다. 그 성장은 3단계로 구분되는데, 소생기 형태인 '영형체'와 장성기 형태인 '생명체', 완성기 형태인 '생령체'다. 영생체, 생명체, 생령체라는 말은 다 무교의 강신 현상에서 구상된 것이다.
'영형체'에 대해서 문 교주는 "구약 시대 영인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의 혜택권 내에 있는 지상 성도들을 생명체에 이를 수 있도록 협조함으로써, 그들을 힘입어 자기들도 함께 생명체를 이루기 위하여 영적으로 재림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구약 시대에 죽은 영혼들이 메시야 강림 후에 전부 지상에 내린다는 것이다.
문 교주는 그 예로 말라기 4장 5절, 마태복음 11장 14절과 17장 13절을 들며, 예수님도 '재림한 엘리야'가 바로 세례 요한이며, "엘리야가 세례 요한에게 재림하여 … 협조했다"고 말한다. 세례 요한의 육신은 곧 엘리야 육신의 대신(代身)이 되었다는 것이다. 세례 요한은 그러므로 '재림 엘리야로 온 분'이라고 한다.
또 '생명체'급 영인들은 강신하여 제2단계에서 '생령체'급으로 성장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신약 시대에 낙원에서 예수님을 믿고 낙원으로 간 생명체급 영인들은, 메시아가 재 강림하신 후 전부 지상에 재림하게 된다"고 한다.
죽은 영혼들이 산 인간들에 강신하여 공생함으로써 "재림주에 의해 생령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생령체'는 마침내 "육신을 벗고 천국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한다. 문 교주는 '천국'과 '낙원'을 분리하고, 낙원이란 천국에 비교하면 '무덤'과 같은 것으로 소개한다. 예수님을 믿고 죽은 영인들이 바로 이 낙원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래 천국에 들어가는 자들도 부활의 몸이 없는 귀신들이다.
문 교주가 산 자와 죽은 자의 공생(Symbiose)을 말하는 것은 창의적인 것이 아니다. 무당들의 강신 현상에서 얻은 교리일 뿐이다. 그러나 그는 이를 '재림'과 '부활'이라는 기독교적 개념과 혼합하여, 기독교의 진리를 무교화하는 혼합주의 개념으로 만들었으며, 죽은 혼의 '성장'도 그가 창안한 것이다.
문 교주는 원리해설에서 강신 현상을 더욱 명백히 나타냈는데, 악령인체는 악한 지상의 영인체에 들어오고, 석가나 죽은 불교 신자의 영은 불교인과 접하고, 공자나 죽은 유교 신자의 영은 유교인과 영통하고, 예수 믿는 사람은 '낙원에 있는 영인들과 교통'하거나 '예수님과 직접 면접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늘날 영인들이 '나는 바울이라', '나는 베드로라', '나는 감람나무라', '나는 생명나무라' 등 자칭하는 사람이 많이 나타나게 되는 것, '나는 미륵불이다'부터 공자다, 최수운이다, 혹은 서산대사다 등 자칭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것도 역시 이러한 영인들이 그 개체를 협조하기 위하여 재림한 까닭이다."
문선명은 사도행전 2장 17절, 유다서 14절, 누가복음 1장 17절도 모두 무교적으로 풀이한다. "말세에 내가 내 영으로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행 2:17)"를 그는 "말세에는 내가 내 영을 많이 부어 줄 것이니…"라면서, "말세에는 아버지의 영을 많이 부어 주시마고 약속하셨다"고 풀이한다.
강신에 의해 복귀된 영혼들은 다 영통하게 되어 "너는 주(主)라는 계시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너는 주(主)라"는 계시를 받은 사람들을 "주님의 대신 사명자로 택함을 받은 성도"라고 설명하면서, 이 '대신 사명자들'이 자기 자신을 '재림주'인 줄 알면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이렇게 문선명은 자신의 '재림주' 위치를 '主'라는 명칭으로 구별하여 유일시·절대시하고 있다.
성경에서 "주도 하나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하나님도 하나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엡 3:5)"라고 한 말씀과는 반대로 무수한 주(主)들이 계시를 받았다고 일어나며, 또 이들이 '재림주' 역할을 하고 있는 통일교 교주 밑에 종속시키는 엄청난 교리를 만든 것이다. 또 성령도 복수가 아니라 단수인데(엡 4:4, 고전 12:4-11), 사도행전 2장 17절의 '모든 육체에 부어 주신다'는 말을 '많이 부어 주신다'는 부사로 바꾸어 가르친다.
이로 말미암아, 니케아콘스탄티노플신경(Nicaeno Constantino-politanum, 281)의 성령론이 잘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중성 단수로서 성령인 'το πνευμα'가 그의 무교적 귀신관에 의하여 복수와 다수로 왜곡되어 통일교에서 많은 귀신의 역사로 말미암아 많은 주가 일어나게 되고, 잇따라 여러 이단 운동들이나 정신병적 현상들이 나타날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탁명환 소장이 1980년 조사한 이단 중에는 김백문계가 1개, 박태선계가 17개, 문선명계가 7개, '생수가름'이라는 이뢰자계가 8개였다.
문선명에게는 변화산에서 나타난 모세와 엘리야도 귀신이고, 그가 대화했던 예수 그리스도도 몸 없는 한 귀신이었다. 뿐만 아니라 김영운 역시 바울이 다메섹에서 본 예수 그리스도를 육신의 몸이 분쇄된 하나의 죽은 귀신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통일교인들은 인간의 영적 수용력(geistige Kapazitӛt)을 복귀하여, 하나님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O. Hammerstein은 그가 통일교에서 경험한 사탄의 공격과 자신의 심리적 육체적 변형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일어설 수도, 앉을 수도, 잠들 수도 없는 형태. '하나님'이 자기의 영을 통해 우는 비상한 슬픔의 체험, '하나님'의 고민과 근심에 대한 감정적 체험……. 이런 결합(Symbiose) 현상은 바로 문선명도 동일하게 느낀 것이며, 그 때문에 그가 '하나님'을 이러한 근심과 고민에서 해방하려고 나선 것이었다.
문선명이나 그의 추종자들의 이와 같은 귀신과의 Symbiose는 무당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며, 귀신과 '심정적 일체'를 느끼는 것을 신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통일교가 귀신을 숭배하며 무교적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탁명환 소장이 보인 사진으로도 알 수 있다. 문선명이 두 여인과 함께 차례상 앞에 엎드려 절하는 모습이 이를 증거한다. <계속>
/이동주 박사(선교신학연구소장, 아신대 은퇴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