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종교 행사에 참석해 발언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대주교가 기독교인들에게 “누군가 물어보기 전까지는 자신의 신앙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그는 전도와 개종은 다르다고도 했다.
8,800만 성공회 교인들의 수장인 웰비 대주교는 19일(현지시각) 런던 람베스궁에서 열린 범종교 행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모임에는 유대교·이슬람교 등 서로 다른 신앙 공동체의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웰비 대주교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타인을 존중하며, 내가 말을 하기보다 먼저 듣는다는 관점에서, 여러분만의 신앙 선언을 다른 이가 어떻게 반응할까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의 관점에서, 누군가 여러분의 신앙을 물어보지 않는 한 신앙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는 관점에 선을 긋는다”고 말했다.
이어 “난 매우 날카로운 선을 긋는다. 이는 여러분과 관계된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에 모든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그들의 복지를 구하고 정체성과 진실성을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환영 인사를 맡은 웰비 대주교는 “신앙 공동체들이 영국의 복지에 거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이 모든 종류의 신앙 공동체의 사회적 참여를 살펴볼 때 더욱 이를 인식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매년 이를 지불했다면, 문자 그대로 수천억 파운드에 해당되는 헌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가치는 어떤 면에는 인류에, 그리고 기계나 관료 조직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는 의도적인 것이 아닌,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하면서 된 것이다. 왜냐하면 서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축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우리는 지난 수 년 동안 반유대주의적인 표현이 급증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절대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어떤 특정 정당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문화의 아주 많은 부분에 인종차별로 깊이 심겨 있다. 여기 있는 많은 분들도 이를 경험했을 것”이라고 했다.
전도와 개종의 차이에 대한 웰비 대주교의 언급은, 그가 전도를 위한 기도운동을 감독한 이후 며칠 만에 나왔다. ‘당신의 나라가 임하옵시며’(thy Kingdom come) 캠페인으로 알려진 이 기도운동은, 성령강림절을 앞두고 영국성공회가 조직한 것이다.
웰비 대주교는 최근 프리미어와의 인터뷰에서 “교인들은 교회 밖에 있는 이들과 신앙을 나누는 일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도를 ‘전문가’에게만 맡기는 교회는 기본적으로 선교적 자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서나 항상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는 책임은 모든 기독교인들의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