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칼럼] 코메니우스의 ‘범지혜’ 교육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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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웅 박사

▲정일웅 박사

(3) 모든 것을 포괄하는 방법으로 가르치는 교육이었다

모든 것을 포괄하는 방법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철저하게' 사물의 근원에로 나아가며, 존재하는 것의 본성을 지향하는 것으로, 그 본성의 파악은 존재하는 것의 특성을 철저하게 익히는 것을 뜻한다. '철저하다는 것'은 전체에 관련된 모든 것에로 지향된 다방면의 이해를 뜻한다. 즉 그것은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깨우치는 교육방법의 다양성을 의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코메니우스에 의하면 이러한 생각의 전개는 역시 세 가지 관점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첫째는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습득하는 방법으로 모든 것을 말하며, 둘째는 표면적이거나 피상적인 것의 앎이 아니라, 그 실제적인 것의 확고한 근거를 갖게 되는 것을 말하며, 셋째는 어렵게 강요된 방식이 아니라 즐겁고 기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배우게 됨을 뜻한다. 그리고 전수된 범지혜의 내용은 시간적으로 포괄적이며, 세계의 전 역사에 영향을 미치며, 인간과 자연과 함께하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한다. 인간은 피조물을 자신과 관계되게 해야 하며, 그들 존재를 알아야 하며, 그 원인을 알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들은 궁극적으로 신에게서 유래한 것과 또는 목적에 있어서, 결과적으로 도달하는 목표인 하나님께 이르게 되어야 하는 것을 뜻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코메니우스의 범지혜의 배움은 세 단계 앎의 과정으로 전개된다. 첫째, 사물에 대한 근원(역사)을 파악하는 것과, 둘째, 그 원인들의 이유를 이해하는 과정, 셋째, 그 결과들의 전체를 꿰뚫어 보는 일이다. 이것은 사물의 배경 파악을 통하여 사물의 가치를 이해하고(theoria), 그 사물이 무엇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인지 그 목적을 파악하고(praxis), 그 존재 가치가 실현되도록 올바르게 사용(chresis)하는 관계를 뜻하는 것이다.

코메니우스의 범지혜의 교육론은 인간적인 삶의 깊이를 알아내도록 힘쓰게 한다. 그의 범지혜는 인간의 영과 혼과 육체를 모든 욕구와 함께 진지하게 취하며, 동시에 그의 총체성과 통일성과 그의 전체성에서의 삶을 생각하게 해 준다. 왜냐하면 인간의 참된 완전성은 모든 욕구들의 동시적인 만족에 기인하기 때문이었다.     

코메니우스는 역시 방법론적으로 교육을 통하여 전문화되어야 할 인간의 자질들을 여러 가지 순서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것은 먼저 지혜와 도덕과 경건에 대한 인간적인 자질을 생각하였다. 그것들은 곧 감관과 이성과 신앙, 또는 이성과 언어 능력과 행동력으로 인간을 전문화시킬 수 있는 하나님이 준 도구들인 것이다. 코메니우스는 역시 인간이야말로 감관의 본체라고 인식하였다. 그 때문에 코메니우스의 교육학은 인간의 감관을 지향한 교육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대하여 그는 일찍이 그의 대교수학에서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감관을 사용하여 범지혜를 배우도록 시도한 책이 그의 유명한 '그림으로 이해하는 세계'(Orbis sensualium pictus:세계도해)이다. 학교의 교재로 시도된 이 책은 역시 '놀이로서의 학교'(sola ludus)라는 것이다. 이러한 코메니우스의 시도들은 그 당대와 후대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수 세기 동안 배움에 있어서 직관과 학교수업을 위한 지속적이며, 중심적인 교수학의 원리의 발견자로, 그리고 위대한 교수학의 대가로 칭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시 코메니우스에 의하면 인간은 이성적 본체라는 것이다. 그는 동물과 구별되며, 먼저 그의 이성의 재능을 통하여 신적인 것에 더 가까운 존재인 것이다. "왜냐하면 이성적인 이해력은 인간이 그 이성의 도움으로 스스로 자신 밖에 있는 다른 사물들을 관찰하고, 관찰하면서 판단하는 인간 안에 있는 신적인 빛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메니우스는 사물의 가치 인식에 이성 사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전제하지만, 이성이 독자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창조주에 대한 신앙을 전제하여 믿음 안에서 사용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여겼다. 왜냐하면 타락한 인간의 이성은 언제나 그 인식 기능에 결함이 전제되어 있음을 코메니우스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이성의 재능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인간은 그의 이성을 사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코메니우스의 범지혜의 배움이 올바른 이성사용으로 유도하는 교육이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물론 여기에 코메니우스의 언어교육의 중요성이 나타난다. 인간은 말하는 생명체이며, 언어로써 인간은 신적인 지혜를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의사소통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코메니우스는 언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그 시대에 공교육의 첫 6년간 언어교육을 중심에다 세워 놓았다.

결과적으로 코메니우스는 인간이야말로 일하고 행동하는 본체라는 것을 전제하였다. 그 때문에 그의 범지혜를 가르치는 교육은 행동지향적인 교육학이었다. 올바른 행동은 행동을 통하여 전수돼야 한다는 사실을 그의 대교수학에 기록하였다. 그리고 코메니우스는 데카르트와의 논쟁에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명제를 비판하기도 하였다. 그것은 인간이 생각할 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뿐 아니라 행동하며 활동하는 존재이다'라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즉 그는 사고지향의 단면성과 인식하는 배움의 단면성을 예리하게 비판하였던 것으로 이해된다. <계속>

*크리스천투데이는 본지 편집고문인 정일웅 박사(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 전 총신대 총장)의 논문 '코메니우스의 교육신학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저자인 정 박사의 동의를 얻어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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