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서명 거쳐 2018년부터 발효 예정
러시아 의회의 양원이 통과시킨 소위 반(反)테러리즘 법안이 가정에서의 종교 모임과 전도를 금지함으로써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명백히 러시아정교회 이외의 종교들을 표적으로 한 이 법안은, 푸틴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2018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어드벤티스트리뷰에 따르면, 법안은 주거지역 내 선교 활동을 일절 금지하고 있으며, 자신의 신앙을 다른 이들과 나누길 원하는 이들은(온라인 포함) 종교협회가 발행하는 특정 문서를 소지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개인은 75~756달러, 단체는 15,265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외국인의 경우 추방된다.
현지 한 교단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지 말아야 하고, 심지어 집에서조차도 침묵해야 한다는 법적 요구는 믿는 자들이 따를 수 없는 것”이라며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러시아의 종교적 상황은 눈에 띄게 복잡해지고, 많은 이들이 신앙 때문에 교도소에 수감되거나 보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러시아는 언제나 모든 이들의 종교적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는 다민족·다종교 국가였다. 이 법안을 수용할 경우, 다양한 교단에 속한 수만 명의 신자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했다.
러시아 국민 중 70%가 스스로를 정교회 교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교회에 속하지 않은 다른 기독교 교단이나 단체들은 일반적으로 미국 등 서양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앞서 세계복음연맹(WEA) 종교자유위원회의 보고에 따르면, 크렘린궁과 러시아정교회의 관계는 구소련의 몰락 후 잃어버린 영향력을 회복하기 원하는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일부 바탕을 두고 있다. 1997년 구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 의회는 서양 종교의 선교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종교법안을 전격 통과시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