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가 만났다는 ‘영’ 또는 ‘가브리엘 천사’의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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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 칼럼] 이슬람의 영과 기독교의 영(1)

서론

성령은 신약과 구약에만 기록된 창조주 하나님 자신의 영으로서, 기독교 밖의 세상에서는 받지도 못하고 그 영에 관해 알지도 못하는 영이다(요 14:16-17).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신구약 성경에 약속하심과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통해 죄 용서함을 받은 사람들에게 보내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행 2:38).

그러나 한글 번역 이슬람의 경전에도 "성령"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그러므로 먼저 그 "성령"이 어떤 영인지, 기독교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탐구하고, 둘째로 꾸란에서 나오는 다른 영, 즉 "진"에 관해 조사하고, 참 하나님의 영을 명시함으로써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이 영적 혼돈을 일으키지 않기를 희망한다.

꾸란에서 "성령" 또는 "가브리엘"을 의미하는 루아흐(ru:ḥ)는 아랍어로 인간의 영혼(nafs)과 교체할 수 있는 단어로 사용된다. 그러나 여기서 인간의 영에 관해서는 다루지 않고, 꾸란에서 가브리엘이라고 말하는 "성령"과 또 다른 영인 "진(Jinn)"에 관해서만 다루기로 한다. 또 한 가지 살펴볼 일은 보혜사 성령을 왜곡한 "아흐마드"라는 개념을 통해 발전한 현대 이슬람의 마흐디 운동의 영적 실제이다.

1. 꾸란의 "성령"

"순결을 지킨 이므란의 딸 마리아가 있었노라. 그래서 하나님은 그녀의 몸에 그분의 영혼을 불어 넣었더니 그녀는 말씀과 계시의 진리를 정언하고 순종하는 자 중에 있었노라(Su:ra 66:12)".

성경적 성령의 개념과 달리 사용된 "성령"이라는 단어로는 알라의 한 피조물로 소개된 꾸란의 "성령"이 있다. 만일 알라 자신의 영이 있다면 그것은 아랍어로 'al-ru:ḥ al-qudus', 또는 'al-ru:ḥ al-ila:hiy(the divine spirit)'라고 써야 한다.

그러나 꾸란에서 "성령"은 지브리일(가브리엘)이라는 알라의 피조물을 가르치고 있으므로, 성령은 아랍어로 관사가 없는 명사 'ru:ḥ al-qudus' 즉 "거룩함의 영(Geist des Heiligen)"으로 호칭되었다. 성경에서 신적 본질을 가리키는 하나님의 영은 꾸란에서 많은 영들 가운데 하나인 피조물적 영으로 이해된 것이다. '성 꾸란'은 'ru:ḥ al-qudus'를 가브리엘이라는 뜻에서 "성령"이라고 번역했다.

그러므로 위에서 인용한 본문에는 신적 본질을 가진 영(ru:ḥ)을 부정하고, "영혼(soul)"으로 해석한 것을 볼 수 있다. 마리아의 몸에 알라가 한 영혼을 불어넣었다는 것이다. 사실상 아랍어 사전에는 'ru:ḥ'를 하나님 자신의 영이 아니라 ①인간적 nafs(soul)와 동일시하고 있다. ②'ru:ḥ'는 하나의 인격이고 ③비물질적 존재이며, ④법적 본질과 같은 'essence'이고 ⑤마음의 용기와 담력을 의미하기도 하며, ⑥인간의 기분(mood)이나 ⑦인간의 정신적 상태(mental state)를 의미한다. 또 ⑧알콜을 말할 때도 사용되고, ⑨화학의 뜻과 연결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꾸란 15:29에는 아담에게 불어넣었다는 '알라의 영'이 있다: 알라는 아담을 창조하고 '그의 영(his spirit)'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이곳에도 그 영은 "나의 영으로부터(min ru:ḥiy)"라는 전치사와 함께 쓰인 표현이고, 알라 자신의 영이라는 말은 없다. Su:ra 38:71-72에도 알라가 흙으로 인간의 형상을 만들고 그 안에 "나의 영으로부터(min al-ru:ḥi)" 불어넣으리니...라고 말하고 있다. '성 꾸란'에 기록된 이 'ru:ḥ'는 여러 피조물 중에 한 영이다.

Su:ra 19:17에 알라는 마리아에게도 그의 영을 보냈다고 기록하였다(ru:ḥana: 우리의 영을). "우리의 영으로부터(min ruhina)"라는 구(句)의 영을 보낸 일인칭 복수는 Su:ra 21:91에서와 마찬가지로 알라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꾸란의 알라는 영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담에게 불어넣은 'ru:ḥ'역시 하나의 창조물이며 아담에게 불어넣은 것과 같은 피조물 중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꾸란에서 의미하는 'ru:ḥ'란 구약에서 창조자의 영을 의미하는 Ruaha에서 따온 말이지만, 꾸란에서는 가브리엘이나 인간의 영혼과 같은 피조물을 칭할 때 사용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이 무함마드는 성령을 알지 못한 고로 "성령"에 해당되지 않는 "ru:ḥ al-qudus"라는 애매모호한 단어를 사용했으며, 알라의 영(ru:ḥ)을 인간의 영혼(soul)과 같은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성경에서 창조주의 영을 꾸란으로 옮겨간 후 한 피조물의 영으로 바꾸는 오류를 범하였다.

2. 불어넣다

위 본문에서 "불어넣었다"는 말은 원래 창세기 2장 7절에서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셨다"는 성경적 단어이다. 그런데 꾸란에서는 알라가 그 영을 마리아에게 불어넣은 것이 아니라 남성 단수(fi:hi)에 불어넣었다고 한다. 즉 알라일 수밖에 없는 일인칭 복수인 주체가 마리아의 자궁에 불어넣은 것이다.

Su:ra 21:91에도 알라가 마리아에게 "성령을 불어넣었다"는 말이 있는데 '성 꾸란' 그 각주에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통하여 그렇게 하였다"는 설명을 붙이고, Su:ra 66:12 본문 각주에서는 "하나님께서 가브리엘 천사를 인간의 형상으로 보낸 후 가브리엘 천사로 하여금 혼을 불어넣으라 명령하니 그 혼이 마리아의 자궁으로 들어가 예수를 잉태하게 되었다"고 주석하고 있다. 그러므로 숨을 불어넣은 주체는 문법상 "우리가 불어넣다(nafaḳna:)"는 복수형 주체여서 알라가 되고, 해석상으로는 가브리엘이 되는 모순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모순은 성령을 알지 못하는 무함마드가 하나님께서 생기(nshama)를 사람의 코에 "불어넣으셨다"는 성경 말씀을 그릇 인용하여, 알라가 'ru:h'를 마리아의 자궁에 "불어넣은" 것으로 왜곡되게 인용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무함마드는 이 영에 관해 성령론적 관심이나 기독론적 관심으로 쓴 것이 아니고 다만 무슬림 아내들의 순결과 순종을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 마리아의 순결 결과가 얼마나 훌륭한 것인가를 설명했을 뿐이다.

무함마드는 Su:ra 16:102에서 'ru:ḥ al-qudus'를 "주님으로부터 진리의 말씀을 전한" 영이고, Su:ra 5:110. 2:87, 253에서 알라가 이 영으로 예수를 강하게 하였다(ayyad)고 설명한다. 이 같이 이 영은 성경의 성령(al-ru:ḥ al-qudus)을 대치한 개념으로써 꾸란에서 특별히 예수와 마리아와 관련시켰다. 그러나 성경에서 성령은 하나님 자신의 영이고 인격인데 반하여 꾸란의 "성령"은 하나님의 영도 아니고 인격도 아니다.

3. 가브리엘

성경에서 가브리엘이 처음 나타났을 때 자기 이름을 가브리엘이라고 소개했던 바(눅 1:19)와 달리, 무함마드의 "계시"와 관련된 영은 메카에서 12년 동안 한 번도 자신의 이름을 언급한 적이 없다. 다만 주석가들이 이름 없는 그 영을 각주에 가브리엘이라고 주석했을 뿐이다. 가브리엘이라는 이름은 모두 메디나에서 받은 "계시" 중 2장과 66장 두 장에만 나타난다(Su:ra 2:97-98, 66:4).

메카에서 12년 동안 무함마드에게 계시한 영은 이름 없는 "그 영(Su:ra 97:4)" 또는 "우리의 영(Su:ra 19:16-22)"이었다. 그러나 초기 계시에 속하는 Su:ra 97:4의 'al-ru:ḥ(그 영)'를 '성 꾸란'은 "가브리엘 천사"로 그릇 번역하였다. 꾸란에서는 첫 "계시"로부터 12년간 그 영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성경에서 가브리엘 천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계시한 데(눅 1:35) 반하여, 꾸란에서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고 "계시"한 것이다(Su:ra 4:171; 5:75; 19:88-93).

그러면 무함마드에게 나타나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반성경적이고 반기독적 "계시"를 준(Su:ra 3:54-55; 4:157.171; 5:75.116-117) 이 무명의 영은 과연 어떤 영인가?

무함마드가 소위 계시를 받던 일은 다음과 같다. 권력과 향락에 빠진 쿠라이쉬족에 대한 회의를 느낀 무함마드는 40세 되던 610년 라마단월, 메카에서 3마일 떨어진 광야에 있는 히라산 동굴에 들어가 명상을 했다. 그때 상황을 알 부카리와 사히흐 무슬림은 무함마드의 애처 아이샤로부터 전승된 무함마드의 신비체험을 다음과 같이 그들의 하디스에 전하고 있다.

"무함마드는 히라(Ḥi:ra)동굴에서 여러 날 동안 알라를 경배하였다. 그때의 경험을 무함마드는 첫째 부인 카디자에게 설명하면서 그는 한 '천사(the angel)'를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에게 다가와 '읽으라'고 명했다. 그래서 그는 '나는 읽을 줄을 모릅니다'라고 대답했더니, 그 천사는 그를 강제로 잡고(caught me forcefully) 눌러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 다음 그는 그를 떼어놓고 재차 읽으라고 하였다. 이런 사태가 똑 같이 세 번 반복된 다음에  그 '천사'는 '읽으라! 너의 주의 이름으로! 그는 응혈(clot)로 사람을 창조하였느니라'고 말했. 이 '계시' 내용이 Su:ra 96장에 기록되었다. 무함마드는 마음에 큰 타격을 입고 그의 첫 부인 카디자에게 돌아와 '나를 덮어주시오! 나를 덮어주시오! 나에게 일어날 일이 무섭소!'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그에게서 그 공포가 다 지나기까지 그를 덮어주었다.

또 무함마드가 계시 받던 장면을 본 이븐 한발(Ibn  Hanbal)은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계시받을 때 그는 낙타새끼 같이 색색거렸고 땀이 이마에 맺히고 가끔 그의 입에서 거    품이 나오고 의식불명처럼 땅에 누워 있었다."

무슬림 하디스는 또 자비르(Ja:bir b. Abdulla:h)의 구전을 전하며 "It was terror-stricken till I fell on the ground"라고 하며 그 영을 만났던 무함마드의 고통을 서술하고 있다. 사실상 이러한 현상은 무속문화나 정령숭배 문화권에서 무당들이 겪는 신비체험과 병행되는 것이다.

서구 학자들은 그의 인격에 관하여 기만자, 간질환자, 히스테리환자, 도취자, 선지자라는 등의 여러 견해를 갖고 있다. 무당들의 입무 과정에서 겪는 무병증세들은 M. 엘리아데나 유동식, 최길성 같은 무교 연구가들이 채집한 책들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입무 과정에서 무당들에게 나타나는 무병과 의례행사(굿)에서 나타나는 무당의 접신 형태에는 두 가지의 신비 현상이 나타난다. 하나는 엘리아데(Mircea Eliade)가 북부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도처의 샤머니즘을 연구하며 수집한 신비체험으로 사람의 영혼이 타계하게 되는 것과, 또 하나는 한국 무당들이 흔히 체험하는 강신 현상이다.

M. 엘리아데와 마찬가지로 유동식·최길성 박사 같은 무교 연구가들은 무당이 되는 첫 단계가 그 소명을 증명하는 무병임을 밝혔다. 이 병의 증세는 엘리아데가 지적한 것처럼 정신병이나 히스테리 내지 간질병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무병이 정신병이나 간질병과 다른 점은 굿을 하고 무업을 시작하면 그 병이 치료되는 점이다. 또 계획적으로 실신 상태 내지 접신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엘리아데는 샤먼의 공통적인 성격을 네 가지로 정의했다. ①긴 혼수 상태 ②반 신적 존재와의 만남 ③영들에 의한 해부 ④지옥 또는 지하계의 여행 등이다. 양자의 차이점으로는 시베리아에서는 영들이 무당을 택하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사람의 의지적 선택에 의해 된다는 것이다.

무당들의 위와 같은 신비체험은 공포와 혼돈과 함께 겪는 죽음의 상태와 재생의 체험이다. 신과의 교제가 그리스도인들이 체험하는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롬 14:17)"이 아니라, 귀신에게 사로잡히고 짓밟히는 무서운 고통이다. 무당은 이러한 무병을 통해 성립되며 귀신이 내려 강요함으로 두려워 무당이 되는 것이다. 영적 역사가 어디로부터인지 즉 귀신의 역사인지 성령의 역사인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체험주의자들의 위험성은 대단히 큰 것이다.

무함마드 자신도 처음에는 이 방문자를 악령(Jinn)으로 생각하였다. 한국이슬람교 중앙연합회에서 발행한 '하디스' 선집에서는 무함마드의 영적 경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인기척 없는 적막한 사막의 동굴로 예고 없이 나타났다가 돌연히 사라져 버린 이 방문자는 악령의 통념적 관념과 혼합되어 그를 경악시켰고, 그런가 하면 여러가지 형상으로 변모해 사생활    을 해롭게 간섭하는 정신상태에 사로잡히게 했다."
    
그러나 무함마드의 이 신비체험에 관해서 카디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고귀한 분, 염려 마시고 기뻐하십시오. 이 일은 신께서 당신을 포기하시고 욕을 보게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좋은 분이고 친절하고 정직한 분이시니까. 당신은 지나가는 낯선 사람에게 후하고 가난한 사람과 천한 사람을 도우시고 의로운 행동을 지지하는 분이시니까요."

그러면서 무함마드에게 소명의식(Sendungsbewuβtsein)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카디자는 "계시" 체험자도 아니고, 그 계시자를 전에 본 일도 없고 들은 일도 없었다. 그는 예언자도, 성령 받은 자도 아니었다. 물론 성경도 읽어본 일이 없었다. 그 때 아랍어로 번역된 성경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함마드가 스스로가 자기가 만난 영을 "진"이라고 느끼고 있을 때, 카디자는 그것을 부정하고 스스로 그것을 비판할 아무런 척도도 가지고 있지 않았음에도 무함마드가 만난 영을 참 하나님이라고 판단해 준 것이다. 그러나 원래 문맹인 무함마드는 영 분별에 관한 어떤 지식도 없이 아내의 말을 그대로 진리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더욱이 당시 기독교인이었던 카디자의 외사촌 나우팔(Nawfal)의 아들 와라까(Waraqa)는 무함마드에게 나타났던 그 영이 "하나님이 모세(Mu:sa:)에게 내려보냈던 천사라고"까지 했다.

무함마드가 부름받은 모습은 이와 같이 하나님의 거룩하신 영이나 가브리엘 천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영마" 또는 무함마드의 첫 생각처럼 진의 일종이다. 성령을 받은 사람은 무함마드가 경험한 무서운 고통과 전혀 다른 체험을 한다. 성령을 받은 사람은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과(요 3:16; 요일 4:10) 평강과 희락을 체험하고(롬 14:17), 하나님의 거룩한 새 사람으로 변화를 받아 성령의 열매인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의 열매를 맺는다(갈 5:22).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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