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대 자연과학 탐구방식의 문제성에 대한 시사(示唆)점
17세기 데까르트(R.Descartes)의 이성중심의 인식론과 베이컨(F.Bacon)에 의한 자연과학의 탐구방식이 현대의 자연과학의 탐구자들이 사용하는 주된 방식이 되었다. 그리고 현대는 역시 베이컨의 꿈이었던 '아는 것이 힘이다'(Wissen ist Macht)라는 명제의 성취를 맛보는 시대라고 할 것이다. 현대를 일컬어 정보사회로 명명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인간이 소유하려고 애쓰는 엄청난 힘, 그것은 정보요, 지식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 힘(정보)으로 운영되는 세상 통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기대하고 동경했던 낙원이 탄생되고 있는가?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오히려 현대사회가 정보사회로 특징 지워질 만큼, 그 많은 지식(앎)의 풍요에도 불구하고, 경험되는 비인간화의 문제와 생태계의 위기와 인간을 통한 자연재해의 위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코메니우스에 따르면 자연탐구가 귀결시킨 문제의 원인은 인간이 자연사물에 비이성적인 태도로 개입하고 있는 것과 자연과 자연탐구에서 얻어진 가치를 남용하는 태도라고 설명하였다. 그러한 자연탐구의 문제는 인간이 사물의 본질을 알지 못하며,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놓여 있는 우주적 질서에서의 인간의 위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인간이 만물의 주인(신)이 되어 모든 피조물을 자기의 의지에 복종시키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였다. 코메니우스는 근본적으로 자연과학이 철학과 신학으로부터 분리되는 일을 비판하였는데, 그 이유는 자연과학의 윤리적 행위의 정당성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바로 코메니우스의 자연과학의 윤리적 행위에 대한 질문과 그의 창조신학은 오늘의 자연과학의 탐구자들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바로 이 시대를 향한 시사점(時事点)이라고 할 것이다.
코메니우스는 역시 그 당대에 데까르트의 이성사용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였고, 데가르트적 사고의 영향이 유럽에 강하게 미치고 있을 때, 그는 테까르트의 인식론은 철학의 암적 종양(die Krebsgewueher der Philosophie)과 같은 것이라고까지 비판하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의 사람들은 코메니우스의 입장을 따르지 않았고, 데까르트의 입장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40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데가르트 사상의 이원론(Dua- lismus)이 역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즉 이성중심의 절대적 사고는 생각과 행동을 분리하는 근원적인 문제를 안게 되었는데, 그것은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삶의 태도는 이성적 사고가 초래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몰렌하우어(Mollenhauer)는 데가르트적 사고의 이원론과 관련하여 이 시대의 과학과 인간교육의 문제를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코메니우스에게서 던져진 문제들은 아직 극복되지 않았다....(중략)...그가 전환시키려고 했던 그것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데, 그것은 경제성장비율과 함께 삶의 형태의 합리성과 인간성에 대한 질문이다. 지금까지 분석적이며, 해부해 놓은 교육내용에 따라 전체와 의미의 연관성을 보여주려는 작업은 항상 더 큰 어려움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은 데까르적인 사고에 의하여 형성된 바로 과학적이며 기술적인 현대문명 때문이다."
솰러(Schaller)교수도 역시 데까르트적인 사고의 영향이 신학에 미쳐온 결과를 이렇게 평가하였다. "신앙을 이성의 심판대 아래에 종속시켰으며, 이성을 전제한 학문적 태도가 세상을 더 이상 탈출 길이 없는 악한 것들의 무덤으로 전복시키고 말았다". 그는 이러한 탈출 길을 찾기 위해서 오늘의 시대가 코메니우스에게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그것은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것(자유)이 미래의 설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그것이 속박을 뜻할지라도, 그의 세계를 위하여 인간의 돌봄에 상응하는 '책임'이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로흐만(J.M.Lochmann)도 코메니우스가 제시한 3가지 알아야 할 인식분야인 '자연, 정신, 성경'이 서로 관계를 가질 때, 그것이 데카르트적 사고에 전적으로 의존된 현대자연과학의 문제성을 해결할 중요한 방법임을 강조하였다. 즉 한분 하나님의 창조가, 파편화되지 않고 해체되지 않는 우주의 통일성을 거기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과 문화와 종교가 서로 분리의 길을 걷을 때, 전체를 해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창조를 전제한 코메니우스 사고체계8 안에서 과학도, 신학도 또한 수정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우리는 자연과학자들에게 자연의 부분만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종합한 부분적인 이해와 정보와 가치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코메니우스가 의도한대로 전체와의 관련성을 전제한 전체적인 정보와 가치를 제시하는 과학적 탐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거기서 자연과학자들은 철저하게 성경을 전제하여 과학의 비윤리성을 극복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크리스천투데이는 본지 편집고문인 정일웅 박사(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 전 총신대 총장)의 논문 '코메니우스의 교육신학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저자인 정 박사의 동의를 얻어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