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칼럼] 코메니우스와 현대 자연과학

|  

▲정일웅 박사

▲정일웅 박사

2) 현대 자연과학 탐구방식의 문제성에 대한 시사(示唆)점  

17세기 데까르트(R.Descartes)의 이성중심의 인식론과 베이컨(F.Bacon)에 의한 자연과학의 탐구방식이 현대의 자연과학의 탐구자들이 사용하는 주된 방식이 되었다. 그리고 현대는 역시 베이컨의 꿈이었던 '아는 것이 힘이다'(Wissen ist Macht)라는 명제의 성취를 맛보는 시대라고 할 것이다. 현대를 일컬어 정보사회로 명명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인간이 소유하려고 애쓰는 엄청난 힘, 그것은 정보요, 지식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 힘(정보)으로 운영되는 세상 통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기대하고 동경했던 낙원이 탄생되고 있는가?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오히려 현대사회가 정보사회로 특징 지워질 만큼, 그 많은 지식(앎)의 풍요에도 불구하고, 경험되는 비인간화의 문제와 생태계의 위기와 인간을 통한 자연재해의 위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코메니우스에 따르면 자연탐구가 귀결시킨 문제의 원인은 인간이 자연사물에 비이성적인 태도로 개입하고 있는 것과 자연과 자연탐구에서 얻어진 가치를 남용하는 태도라고 설명하였다. 그러한 자연탐구의 문제는 인간이 사물의 본질을 알지 못하며,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놓여 있는 우주적 질서에서의 인간의 위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인간이 만물의 주인(신)이 되어 모든 피조물을 자기의 의지에 복종시키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였다. 코메니우스는 근본적으로 자연과학이 철학과 신학으로부터 분리되는 일을 비판하였는데, 그 이유는 자연과학의 윤리적 행위의 정당성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바로 코메니우스의 자연과학의 윤리적 행위에 대한 질문과 그의 창조신학은 오늘의 자연과학의 탐구자들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바로 이 시대를 향한 시사점(時事点)이라고 할 것이다.  

코메니우스는 역시 그 당대에 데까르트의 이성사용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였고, 데가르트적 사고의 영향이 유럽에 강하게 미치고 있을 때, 그는 테까르트의 인식론은 철학의 암적 종양(die Krebsgewueher der Philosophie)과 같은 것이라고까지 비판하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의 사람들은 코메니우스의 입장을 따르지 않았고, 데까르트의 입장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40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데가르트 사상의 이원론(Dua- lismus)이 역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즉 이성중심의 절대적 사고는 생각과 행동을 분리하는 근원적인 문제를 안게 되었는데, 그것은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삶의 태도는 이성적 사고가 초래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몰렌하우어(Mollenhauer)는 데가르트적 사고의 이원론과 관련하여 이 시대의 과학과 인간교육의 문제를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코메니우스에게서 던져진 문제들은 아직 극복되지 않았다....(중략)...그가 전환시키려고 했던 그것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데, 그것은 경제성장비율과 함께 삶의 형태의 합리성과 인간성에 대한 질문이다. 지금까지 분석적이며, 해부해 놓은 교육내용에 따라 전체와 의미의 연관성을 보여주려는 작업은 항상 더 큰 어려움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은 데까르적인 사고에 의하여 형성된 바로 과학적이며 기술적인 현대문명 때문이다."

솰러(Schaller)교수도 역시 데까르트적인 사고의 영향이 신학에 미쳐온 결과를 이렇게 평가하였다. "신앙을 이성의 심판대 아래에 종속시켰으며, 이성을 전제한 학문적 태도가 세상을 더 이상 탈출 길이 없는 악한 것들의 무덤으로 전복시키고 말았다". 그는 이러한 탈출 길을 찾기 위해서 오늘의 시대가 코메니우스에게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그것은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것(자유)이 미래의 설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그것이 속박을 뜻할지라도, 그의 세계를 위하여 인간의 돌봄에 상응하는 '책임'이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로흐만(J.M.Lochmann)도 코메니우스가 제시한 3가지 알아야 할 인식분야인 '자연, 정신, 성경'이 서로 관계를 가질 때, 그것이 데카르트적 사고에 전적으로 의존된 현대자연과학의 문제성을 해결할 중요한 방법임을 강조하였다. 즉 한분 하나님의 창조가, 파편화되지 않고 해체되지 않는 우주의 통일성을 거기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과 문화와 종교가 서로 분리의 길을 걷을 때, 전체를 해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창조를 전제한 코메니우스 사고체계8 안에서 과학도, 신학도 또한 수정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우리는 자연과학자들에게 자연의 부분만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종합한 부분적인 이해와 정보와 가치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코메니우스가 의도한대로 전체와의 관련성을 전제한 전체적인 정보와 가치를 제시하는 과학적 탐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거기서 자연과학자들은 철저하게 성경을 전제하여 과학의 비윤리성을 극복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크리스천투데이는 본지 편집고문인 정일웅 박사(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 전 총신대 총장)의 논문 '코메니우스의 교육신학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저자인 정 박사의 동의를 얻어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다니엘기도회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 다니엘기도회 깜짝 등장

2024 다니엘기도회 여섯째 날인 11월 6일 4선 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지내고 지금은 마약예방 활동을 하고 있는 남경필 대표(은구 이사장)가 간증에 나선 가운데,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인 전우원 씨가 등단해 인사를 전했다. ‘우리 꼰대가 변했어요(욥기 23:10)’라는 …

시민단체들 인권위에 강유정 의원에 대한 진정서 제출

“인권위 ‘하극상’ 문책하고, 국민 인권 차별한 강유정 의원 사퇴하라”

인권위 수장 파악 못한 현안보고서 제출 납득 안 돼 인권위 직원들이 안 위원장 망신주려는 의도로 유추 ‘고등학생 문해력’ 반복한 강 의원 인격 의심스러워 페북 삭제된 주요셉 목사 표현의 자유 침해당했는데 피해자 보호는커녕 능멸, 대한민국 국민 인권 …

10.27 연합예배

수백만 울린 10.27 연합찬양대 솔리스트 유난이 “나를 다 비웠을 때…”

온·오프라인으로 200만여 명이 함께한 ‘10.27 연합예배’의 여운이 계속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생중계 영상이 11월 8일 오후 현재까지 126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당시 접속 국가 리스트에 따르면 총 102개국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함께한 …

도널드 트럼프

美 트럼프가 복음주의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렌스젠더주의 등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대선에서는 창조 질서 등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겠다고 밝혀 많은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복음주의자…

목회트렌드 2025

2025년 목회, 리더십·여성·문해력·소그룹에 주목하라

1. 리더십이 탁월한 목회 절실 2. 여성과 함께하는 목회 대안 3. 문해력이 곧 목회력이다 4. 소그룹이 교회 미래 만든다 2025년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주목해야 할 목회 키워드 4가지가 제시됐다. 이와 관련, 최근 발간된 책 저자들 중 김도인 목사(아트설교연구원…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6회 총회

“퀴어신학 이단 규정, 감리교 회복 단초… NCCK·WCC 탈퇴 보류는 안타까워”

행정총회 중 발견된 문제점들 지적 녹색·여성 신학 주창 실체 드러내 예문집 등 통한 사상 설파 막아야 기독교대한감리회 동성애대책통합위원회(위원장 김찬호 목사, 이하 위원회)가 지난 10월 30-31일 교단 제36회 총회 중 발견된 문제점들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7…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