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현장 사역 이야기] “바로 이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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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여러 지역 현지 교회들을 방문하다 보면,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 현장도 가끔 방문하게 된다. 대부분 사역도 언어도 자녀들 교육도 모든 면에서 열심인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 한국에서 훈련받고 경험하였던 그 능력과 재능, 한국교회의 앞선 경험들을 나누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늘 반복하는 이야기이지만, 목회자와 선교사는 그 역할에 있어 엄연하게 다르다. 목회자는 지역에서 한 교회를 대상으로 주어진 역할을 통하여 그 지역교회 성도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훈련하며, 그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우고 바른 길을 제시하여 사회적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반면 선교사의 사역은 한 지역의 교회가 대상이 아니다. 내가 속한 지역 전체를 전략적으로 바라보고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속한 교회와 더불어 내가 속한 지역 전체 교회가 바르게 나갈 수 있도록, 그리고 말씀으로 든든히 세워져 가도록 때로는 협력하고 지도하고 조언해 주는 역할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각 교회들이 말씀으로 든든하게 세워지는 동시에, 교회 공동체라고 하는 특수한 사명을 감당하도록 도전하고 힘을 쏟아야 한다. 개교회 주의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이스라엘 공동체를 통하여 하나님의 일을 이루려 하셨다. 그러나 그 공동체가 사명을 이루지 못하여, 오늘날 교회 공동체 속으로 사명이 이동하지 않았는가?

신앙 공동체, 거룩한 공동체가 우리 신앙의 중요한 목표 지점이다. 공동체를 의식하지 못하면, 이기적이고 자신들의 천국을 만들어갈 뿐이다.

선교사가 한 교회를 개척하여 섬기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는 것은 제자가 세워지는 3-5년이면 족하다. 그래서 초기 사역이 제자를 양육하고 지도력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역 대상의 폭을 넓히고, 현장 전체를 바라보면서 선교사의 역할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한 교회의 사역은 제자에게 맡겨도 충분하다. 훈련만 잘 시켰으면 말이다.

선교사는 한국교회의 자원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 사회가 요구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경우 현지 사회가 요구하는 사역은 가정사역이나 약물중독자 치료 사역, 그리고 청소년 사역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현장의 교회가 요구하는 사역은 지도자들과 성도들을 향한 사경회 같은 말씀 지도이다. 얼마 전 실제로 경험한 일이다. 하루 종일 말씀 기도 찬양 간증의 순서로 무려 8시간을 집회한 적이 있다. 아무도 가지 않고 말씀을 경청하며 그 동안 자유가 있을 동안에 더 열심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는 시간이었다.

현장의 교회들은 재정적으로 매우 연약하여 겨우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할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지도자들에게 묻는다. 언제 활발하게 개척하고 건축도 하고, 15년된 고물 차를 좀더 나은 것으로 바꿀 것이냐? 질문하면 어깨만 들썩일 뿐이다. 선교사가 왜 필요한가? 이러한 현지 사회와 교회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함일 것이다.

자립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여 스스로 나갈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혼자서는 힘이 들고 벅차다. 그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가야 한다. 이러한 일에 쓰임을 받아야 한다.

25년이 지난 현장의 교회는 대부분 스스로 잘 해 나간다. 목회자들은 배움에 열중이고 전도하고 말씀을 전하는 일에 선교사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바로 이쪽이다"라고 방향을 제시하고 협력하여서, 주어진 시간 최선으로 하나님 나라의 역사에 동참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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