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칼럼] 보헤미아 형제연합교회의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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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웅 박사

▲정일웅 박사

3. 보헤미아 형제연합교회의 신학

형제연합교회의 신학의 독특성은 평신도의 신앙적인 요소가 먼저 작용되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교회구성원전체가 낮은 사회적 계층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즉 "하나님은 세상의 어리석은 자들을 택하셔서,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며, 세상에서 약한 자들을 택하셔서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며, 세상에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자들을 택하시고, 있는 것들을 폐하시나니"(고전1:27이하)라고 한 사도바울의 말씀대로 초기의 형제연합교회에 속한 사람들은 아주 단순하고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들 가운데 기사도신분에 속한 자들이 있었다면, 그들은 자기 부하들을 통솔하는 일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고위귀족들은 아무도 형제연합교회의 회원이 될 수가 없었었던 것이다. 생각하면, 세상 권력자들의 편에서 받는 보호가 형제연합교회에 큰 유익이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것을 거절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역사를 보면 그들 형제연합교회의 첫 사제는 그 어떤 신학교육도 받지 않았던 단순한 평신도였다. 실제로 형제연합교회는 수십 년 동안 그들 가운데서 더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단순한 형제자매들은 그 교회설립자의 신학을 엄격한 비판으로 몰아갈 수 있을 만큼 성경진리에 대한 이해가 참으로 깊었던 것이다. 즉 상대방의 인격적인 존중에 대한 별다른 고려 없이도, 그들의 오류에 대하여 자유로이 지적하고 말할 수 있는 신앙의 용기와 자유를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형제연합교회에 속한 세대가 바뀌어 지면서 역시 형제연합교회의 신앙은 신학적으로 분명한 이론적인 토대가 요구되었다. 그것들은 이미 몇 세대를 이어오는 가운데 형성된 신앙의 특성으로 여겨지는 것들이다.   

첫째, 형제연합교회의 성경관이다. 교회는 먼저 신구약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모든 믿는 자들과 전체로서의 교회를 위하여 계시된 삶의 유일한 규범임을 믿었다. 이러한 성경관은 무엇보다도 보헤미아의 종교개혁자 요한 후스의 신앙정신에 기초된 것이었으며, 복음진리의 순수한 전파와 실천에 불타는 열망으로 살았던 사람들이었다. 특히 로마가톨릭교회의 잘못된 상태와 그들 사제들의 변화되지 않은 거짓된 삶에 강한 실망과 자극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성경말씀대로 살려는 노력이 그들의 신앙의 전부였다고 할 것이다.

형제연합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대한 권위를 최상의 것으로 삼았다. 이러한 성경적인 이해는 1457년경에 이미 형성되어 있었으며, 다시 약 60년 후에 루터의 종교개혁을 통하여 확인되었던 일이었다. 형제연합교회의 신학적인 토대를 제공했던 신학자 루카스는 역시 예배모임에서 더 큰 가치를 성경해석에다 두었다. 그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설교가 중요하게 되었다. 거기서 신자들은 신실한 삶의 방향과 행동에 대한 기준을 얻을 수 있었으며, 또한 여러 잘못된 교리(이단적인 것)로부터 교회를 보호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형제연합교회의 성경이해를 뒷밭침하기 위해서 형제연합교회는 목회자의 정규적인 신학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게 되었고, 서유럽전역에 있는 프로테스탄트 대학 신학부에서 정규신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신진학자들에 의하여 성경을 원어로부터 번역하는 작업이 진행하였던 것이다. 1564년 요한 블라호스라브는 모범적인 방법으로 신약성경을 번역하게 된다. 1579-1594년에는 특별히 형제연합교회가 공적으로 성경번역위원회를 만들어 외경을 포함한 구약성경을 번역하게 하였다. 물론 성경인쇄는 박해와 위협 가운데서 비밀리에 아이벤슈츠(Eibenschuetz)에서 모라비아 지역에 있는 클라리체(Klarice)로 옯겨, 거기서 dsltho되었다. 그 이후부터 체코어 번역 성경은 '크라리체 성경'으로 불려지게 되었다.

둘째, 그들 신앙의 신학적인 특성으로는 믿음의 순종에 대한 것이었다. 이러한 믿음의 순종은 항상 형제연합교회가 전제하고 있는 성경이해에로 되돌아간다. 즉 성경은 유일한 삶의 표준으로서 말씀을 가진 성경을 인정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으며, 사람들은 주님의 계명을 순종할 때, 충족되었다. 형제연합교회는 교회공동체가 그리스도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는 관계에서만 보존되며, 또한 그리스도의 계명을 성취하며,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행위를 통하여 증명하는 공동체였다.

이러한 성경말씀에 대한 형제연합교회의 믿음과 순종이 보여주는 신학적인 특징은 루터의 성경말씀이해와 형제연합교회의 성경말씀이해를 비교한 체코의 신학자 흐로마트카(Hromd- ke)의 글에서 더욱 분명해 진다. "루터가 '하나님'이란 말씀을 들을 때, 그에게는 '기쁨의 소식'인 '은혜, 은혜'로 들린다. '거기서 나를 너에게 주노라', '나를 영접하라, 너에게 선물하리라, 너의 마음을 열어라, 너를 안아주리라, 루터가 '그리스도'란 말씀을 들을 때, 그는 자신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 달리시고, 거기서 그를 부르시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자를 본다. 너의 죄가 용서되었다. 나의 의로 옷을 갈아입어라! 너는 아무 것도 소유하지 못한 '죄지은 걸인'이다. 그러나 너는 내 아들의 죽음으로 왕이 된 아들의 표지로서 황금의 왕관을 너의 머리 위에 씌우리라!" 이러한 루터의 말을 형제연합교회는 완전히 다르게 듣게 된다. 즉 "그들이 '하나님'과 '그리스도'란 말을 동시에 듣는다면, '나는 너를 부르며, 너에게 명령하며, 너에게 나의 뜻을 선포한다. 선하고, 너에게서 요구하며, 내 기쁨인 그것을 너에게 알린다." 그리고 흐로마트카는 이러한 비교에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루터에 의하여 믿음은 텅빈 두 손의 벌림이며,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의 영접이며, 죄 용서로부터 온 기쁨의 확신이다. 그러나 형제연합교회의 믿음은 아주 간단한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겸손한 청취였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제자들에게서 기대하는 것으로, 구세주의 발자취를 따르며, 그와 맺은 언약 안에서 인내하며 성취하는 그리스도의 멍에를 기꺼이 짊어지도록 준비하는 결단이었다." 우리는 형제연합교회의 성경말씀에 대한 이해에서 그들의 믿음의 순종이 어떠한지를 느껴보게 되며, 그것이 순수한 예수의 제자요, 후스신앙의 추종자의 모습이었음을 생각하게 된다.  

셋째, 형제연합교회 신앙의 신학적인 특성으로 우리는 교회질서와 훈육의 관계를 말할 수 있다. 개체 신자가 세상의 삶에서 어떻게 순종상태를 유지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의 대답은 동일한 믿음의 사람들이 함께 발견하는 하나의 '통일성'이었다. 그것이 형제연합교회의 신학적인 특징인 셈이다. 그것은 교회공동체를 형성하는 모습인데, 그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은 진실로 그리스도를 섬길 수 있으며, 다만 거기서 각각 은사의 충만을 수용할 수 있게 되며, 그야말로 가족공동체로 형성된 초대교회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믿는 자들의 공동체에 확고하게 적용된 교회의 훈육(Kirchenzucht)이 또한 형제연합교회의 특징으로 대변된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가르치고 깨우치는 신앙훈련을 뜻하는데, 훈육(訓育:Zucht)이라 부르며, 세상의 실제적인 왕으로서 그리스도가 이해되도록 이러한 사랑이 훈육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형제연합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의 전파와 성례의 시행에서뿐 아니라, 역시 확고한 질서와 그가 부자든 가난한 자이든 신하이든, 통치자이든 모두가 동등하게 적용되는 훈육과 함께 결속된 참된 공동체의 모습을 견지해 온 것이었다.

넷째, 형제연합교회 신앙의 신학적인 특성은 역시 '교회의 자유'이었다. 그 교회는 권세를 가진 지역 성주의 보호아래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 공적생활의 변두리에서 정부당국의 의지에 대항하여 박해를 받았으며, 그들의 일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방해를 받았던 것이다. 한번도 정치적인 권력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자생적으로 버텨온 자유로운 교회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생각하면, 모든 것은 인간적으로 볼 때, 순종과 신실성과 그들의 단순한 고백자들의 용기 있는 증거에 의존되었다. 이러한 그들의 내적인 자유는 정부당국 편에서의 모든 공격에 대항하여 그들 표면적인 자유를 보증하는 힘으로 작용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내적인 자유 안에서 형제연합교회는 형제자매로부터 확고한 질서를 가진 살아있는 공동체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이 교회는 그리스도의 통치가 자신들에게만 임할 뿐 아니라, 전 삶에서 실제로 효력을 갖도록 노력하였다. 또한 그리스도가 삶의 주인으로 인정된 곳에서 인간은 각자 현세적인 권세에서 자유로운 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거기서 사람들은 그의 구세주의 멍에를 짊어지기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예수 때문에 굶주리고, 고난과 박해와 고문당함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저 미래적인 영광을 높이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그들의 주님이 유일한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형제연합교회는 이러한 자유의 보존에 다른 종교개혁의 교회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이었다. 물론 형제연합교회의 1세대들은 세상에 대하여 매우 폐쇄적인 삶을 살았던 것은 당연했다. 그들은 수도자적인 이상론의 모습으로 주님을 따랐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그러한 생각들에서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즉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개방적인 통찰은 세상의 모든 사건들에 대하여 형제연합교회가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도록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형제연합교회는 이제 사회의 일들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이 되었다. 그리고 전적으로 그리스도인의 순수한 자유를 보존하기 위하여 힘썼다. 이러한 자유 안에서 이 형제연합교회는 마침내 순종함으로 세상에 대한 책임을 짊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는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이중적인 삶을 만들지 않아야하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결단은 그리스도와 십자가에 못박인 자와 부활한자와 장차 오실 자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더욱 강화되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계속>

*크리스천투데이는 본지 편집고문인 정일웅 박사(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 전 총신대 총장)의 논문 '코메니우스의 교육과 신학의 역사적 배경-보헤미아 형제연합교회와 코메니우스생애와 관련하여-'를 저자인 정 박사의 동의를 얻어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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