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칼럼] 나 하나쯤이야!… ‘조금’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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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우리는 매머드(맘모스, mammoth) 시대에 살고 있다. 아파트도 쉬 없는 고층으로 올라간다. 마켓들도 앞 다투어 대형화되고 있다. 거대함 속에 작은 것들은 무시되고 사라지는 추세다.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대형 마켓들에 의해 작은 구멍가게들은 유지가 어렵고, 대기업들의 횡포에 중소기업과 상인들은 탄식하고 있다. 화려하고 편리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대형교회로의 쏠림 현상으로 개척교회나 작은 교회는 존립이 어려운 형편이다. 변하는 세상을 원망할 수도 없다. 이게 막을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니까. 그 속에서 그저 발을 동동 구를 뿐이다.

우리 마음에는 대중 속에서 자신을 감추고 살려는 욕구도 있다. 무리 속에서 부담 없이 파묻혀 있고 싶은 욕구를 어떻게 하겠는가? 작은 집단 속에서 감당해야 할 짐과 의무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을. 많은 군중 사이에서 속 편하게 살고 싶고, 부담감과 불편함에 속박 당하고 싶지 않은 것을. 이런 현상이 사회 곳곳에 스며있는 걸 탓할 수도 없다.

때때로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이 있다. '이것쯤이야. 나 하나쯤이야.' 그러나 '이것 하나'가 얼마나 큰 위력을 갖고 있는지도 잊지 말아야 한다. '나 하나'가 기적을 일으키는 동인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 때문에 운명이 달라지고, 세상이 뒤바뀐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조동화 시인이 쓴 시의 한 구절이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풀밭을 꽃밭으로 만들기 위해 '나 하나의 꽃'을 피워야 한다. 온 산을 단풍으로 물들이기 위해 '나 하나의 단풍'을 물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세상이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 누구를 탓하지 말고, 그 누구 눈치를 보지도 말고, 그저 '나 하나'가 할 일을 찾아보면 어떨까?

최근 우리는 최순실로 인해 온 나라가 벌집 쑤셔놓은 아픔과 진통을 겪고 있다. 시작은 정유라의 대학 입학 문제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파고 들어가다 보니 그 어머니의 검은 손이 드러났고, 검은 손의 실체를 캐내다 보니 손쓸 수 없을 정도로 큰 물줄기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슴 아픈 일이다. '한 사람'의 탐욕이 이렇게 엄청난 아픔과 수치를 가져올 줄은 아무도 감지하지 못했다.

아담은 불행과 저주의 견인차가 되는 '나 하나'이다. 아담 한 사람의 불순종의 결과로 온 인류는 불행의 늪에 빠졌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롬 5:12)."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 한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롬 5:18)."

우리도 한 번 점검해 보자. '나'는 내가 속한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나 하나' 때문에 실패를 가져올 수도 있고, 불행을 끌어들일 수도 있고, 저주를 초래할 수도 있는데, 지금 나는 아담의 길을 걷고 있지는 않겠지? 불행과 저주를 몰고 오는 견인차로!

그런가 하면 행복과 축복의 견인차가 되는 '나 하나'도 있다. 예수님은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해 찾아온 죄로 말미암은 사망이라는 악성 바이러스를 치유했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100%의 신이신 예수님이, 100% 인간으로 세상에 오셔서 율법의 요구를 만족시키시고 인류의 죄 문제를 해결하셨다.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순종으로 온 인류는 구원을 얻게 된 것이다.

"예수는 우리가 범죄한 것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롬 4:25)."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나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 같이,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롬 5:19)."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순종으로 온 인류는 구원 열차를 올라타게 되었다. 예수님 한 분을 마음으로 믿어 인생의 주인으로 모셔 들이면 운명이 바뀌는 축복을 누린다.

그렇다면 나는 행복과 축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가? 가정이나 직장이나 교회 안에서 '나 한 사람' 때문에 웃음이 찾아오고, 화목한가? 나 때문에 공동체가 행복해지고, 축복이 찾아오는가?

어느 분의 글에서 "조금"이라는 동시를 봤다. "설탕을 조금 써 음식의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비누를 조금 써도 몸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햇볕이 조금 비춰도 새싹이 힘차게 자라날 수 있습니다. 연필이 조금 남아도 아름다운 글 한 편을 쓸 수 있습니다. 양초가 조금 남아도 주위에 환한 빛을 밝힐 수 있습니다."

'조금'의 가치가 느껴지는가? '조금'이 갖고 있는 위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조금'이 세상을 바꾸어 놓는다. 조금만 더 빛으로 살아가자. 조금만 더 빛의 열매를 맺자. 조금만 더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자. 조금만 더 예수님을 닮아가자. 조금만 더 성결한 삶을 살자. 조금만 더 마음을 넓히자. 조금만 더 이해하고 용납하고 용서하며 살자. 조금만 더 사랑하자. 조금만 더 지갑을 열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자.

'조금만 더'가 세상을 놀랍게 변화시킬 것이다. 내가 예수님처럼 행복과 축복을 나누어주는 바로 그 주인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생각'만으로는 안 되고, '말'만으로는 안 된다. 예수님처럼 '행동'으로 옮겨놓을 때 놀라운 성탄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내가 바로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같은 돈이어도 '잘 사용된 돈'은 행복과 축복을 불러오고, '잘못 사용된 돈'은 불행과 저주를 몰고 온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에 사용하는 작은 돈이 한 영혼을 건지고, 한 민족을 주님께 예배하게 만들 수 있다.

한 달에 수십 잔을 마시는 커피 값으로 사람을 살리는 구제비나 선교비로 써보지 않으려는가? 한번 외식하는 비용으로 가난하고 헐벗은 이웃을 돌아보지 않으려는가? 그러면 우리 사회는 훨씬 더 따뜻해질텐데.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칼럼 내용 중 인용되는 시의 저자는 이해인 수녀가 아니라 조동화 시인이기에 바로잡습니다. 혼란을 안겨드려 독자와 원 저자 분께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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