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칼럼] 새해, 입어야 할 습관 vs 벗어야 할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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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가 멈추면 어떤가? 거기까지 간 것만 해도 수확인데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교회서 화장실을 가면 대낮인데도 화장실에 불이 켜져 있는 광경을 자주 본다. 그럼 나는 불을 끄곤 한다. '불을 안 켜도 환한데 왜 켜는 거지?' 아마 습관 때문일 게다.

나는 글쟁이로서, 목사로서 갖고 있는 몇 가지 습관이 있다. 독서하는 습관, 메모하는 습관, 묵상하는 습관이다. 작가로서, 목사로서 꼭 필요한 습관들이다. 그런 것이 없이는 아마 이 길을 걸어가는 게 쉽지는 않을 게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습관 모음집인 격이다. 각종 습관들이 모여 나라는 존재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니 내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습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그들 뒤에는 '플러스 습관'들이 숨어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 남들보다 한 발짝 더 움직이는 부지런함이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습관이 있다. 잔소리하고 지적질하는 것이다. 사실 부모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게 잔소리를 하고 지적을 해도 자녀들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니 오히려 관계만 나빠질 것이라는 사실을, 그런데도 그 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사람들마다 잠자는 습관들을 갖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전문가가 하는 강의를 들었는데, 허리가 안 좋은 사람은 새우잠을 잔다고 한다. 등이 아픈 사람은 엎드려서 잔다고 한다. 그런데 반드시 누워서 자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한다.

새로운 해를 맞이한 지 보름이 지났다. 새해를 맞으면서 늘 하는 관행인 것 같지만, 새로운 다짐을 해 보고,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걸 도전해 보곤 한다. '운동을 꼭 해야지.' '좋은 책을 선정해서 한 달에 한 권씩은 읽어야지.' '올해는 몸에 해로운 술을 끊어야지.' '이번에는 기필코 담배와 이별을 할 거야.' '올해는 스마트폰 사용하는 것을 좀 절제해야지.' 아마 올해도 그런 결심을 한두 가지씩은 했을 것이다. 매우 잘한 거다.

사람들은 '제 버릇 남 주나?'라고 한다. 나는 제안하고 싶다. '2017년에는 제 버릇 남 주자!'고. 주님이 기뻐하지 않는 습관, 자신에게 해로운 버릇이 있다면 과감히 떨쳐버려야 한다.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서는 반드시 입어야 할 습관이 있고, 벗어던져야 할 습관이 있다. 2017년 벗어 던져야 할 습관에는 어떤 게 있을까?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불평하고 원망하는 습관, 홉니와 비느하스처럼 예배와 제사를 우습게 여기는 습관, 유오디아와 순두게처럼 헤게모니 때문에 서로 다투고 싸우는 습관, 아나니아와 삽비라처럼 속이고 거짓말하는 습관, 가인처럼 감정을 통제하지 않고 욱하는 습관, 아간처럼 하나님의 명령을 가볍게 여기는 습관, 아론과 미리암처럼 하나님의 종을 대적하는 습관, 사울처럼 권력에 집착하는 습관, 초대교회의 어떤 그리스도인들처럼 모이기를 폐하는 습관, 남을 비난하고 험담하는 습관, 버리새인들처럼 헐뜯고 깎아내리는 습관 등.

스스로 점검해 볼 때, 벗어버리면 더 멋진 인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지 못한 마이너스 습관이 보일 게다. 술독에 빠진 것처럼 매일 술을 마시는 습관, 남들이 인상을 찌푸리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워대는 습관, 경마나 도박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가족들을 불행으로 몰아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것 없다. 과감하고, 끈질지게 벗어던지기 위해 도전해야 한다.

더 멋진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입어야 할 유익한 습관에는 어떤 게 있을까? 에녹처럼 하나님과 동행하는 습관, 노아처럼 의로운 길을 찾아가는 습관, 다윗처럼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습관, 다니엘처럼 고국을 생각하며 창문을 열고 기도하는 습관, 느헤미야처럼 매 순간 하나님의 뜻을 물어보는 습관, 예수님처럼 자기 뜻을 버리고 하늘 아버지의 뜻을 찾는 습관, 아비가일처럼 미련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습관, 디모데나 에바브로디도처럼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헌신하는 습관 등.

2017년 함께 도전해 보고 싶은 영적 습관들이 있다. 위엣 것을 바라보는 습관, 예수님을 생각하고, 바라보는 습관, 감사일기 쓰기, 영성일기 쓰기, 큐티하는 습관 등.

우리가 도전해야 할 습관의 영역들이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벗어버려야 할 습관이 있는가 하면, 입어야 할 습관이 있다. '가족관계'를 위해 벗어야 할 습관이 있고, 입어야 할 습관도 있다. 교회나 직장 공동체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갖고 있는 습관도 점검해 봐야 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의 지성개발을 위해, 감성개발을 위해. 영성개발을 위해, 관계개선을 위해 도전해야 할 습관들이 있다.

좋지 않은 습관을 벗어버리고,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전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결심과 갈망을 가져야 한다. 결심을 하지 않고, 갈망하지 않고는 어떤 변화도 올 수 없다. 결심하고 갈망하는 바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바보는 매번 생각만 하고 결심만 한다. 생각하고 결심했으면 한 발짝이라도 행동 개시를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의식적이고 지속적인 반복을 해야 한다. 지속성을 갖기 위해 서로 감시하고 격려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너무 큰 것만 생각하지 말자. 간단하고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실천해 보자. 나는 신년 들어 몇 가지 하는 게 있다. 월요일이면 아내와 함께 보라매공원으로 산책을 간다. 매일 저녁 퇴근해서 족욕을 한다. 족욕을 한 후에는 발로 골프공 굴리기를 한다. 의자 잡고 앉고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자주 하늘을 쳐다보곤 한다. 허리에 뒷짐을 지고, 머리를 좌우로 운동한다. 그 외 등등. 물론 건강에 좋다기에 하기 시작했다.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입는 데 방해꾼도 있다. 미루기, 게으름, 사탄이 그렇다. 그렇다고 실망할 건 없다. 성령의 도우심도 있으니까. 성령께서 나쁜 습관을 버릴 수 있도록 도우실 것이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게 힘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성령께서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다. 그러니까 도전해도 된다.

우리 주변에는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화낼 일도 아닌데, 걸핏하면 화를 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불안하고 두렵다. 치명적 습관 한두 가지만 고쳐도 인생이 달라진다. 그런데도 그걸 고치는 게 쉽지 않다. 아니 어떤 사람들은 고치려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자기 인생을 불행의 늪에 빠뜨림에도 불구하고. 남들도 그것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데도 그런 습관들을 벗어버리려 노력도 하지 않으니, 불쌍한 인생이다.

어떤 이는 작심삼일이라고 낙담한다. 하다가 중간에 멈추면 어떤가? 거기까지 간 것만 해도 수확이지 않은가? 자꾸 하다 보면 언젠가 목표치에 조금 더 가까이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미리 겁먹고 포기하지는 말자. 중도포기에 대해, 실패에 대해 좀 더 너그럽게 반응하자. 그래도 도전을 안 하는 것보다 더 나으니까.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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