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칼럼] 변화가 필요하다(사 43: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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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최근 우리 사회는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김영란법 시행으로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적절치 않았던 그동안의 관습이 바뀌고, 악습이 사라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선의의 피해를 입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김영란법에 대한 찬반 의사는 아직까지 서로 엇갈리고 있다.

자국 보호주의를 외치며 들어선 미국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변화의 물결이 세계 도처에 일고 있다. 나라와 정부조직, 기업들도 발빠르게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폭탄을 맞을 수 있기에.

변하면서 사는 게 아름답고 좋다. 어느 날 한 남편이 지친 몸으로 집에 들어오는데, 아내가 말했다. "자기, 집에 들어올 때는 옷에 있는 먼지를 좀 털고 오면 좋겠다." 얼마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남편이 안방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아내가 말했다. "자기, 먼지가 나니까 거실에서 갈아입으면 안 될까?" 남편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지금은 그 남편이 어떻게 변했을까?

어느 날 한 아내가 자리에 드러누웠다. 감기몸살이 몰려온 게다. 온 몸이 쑤시고 너무 아파서 가족들 챙길 여력마저 없었다. 이럴 때면 남편의 손길이 그리운 법이다. 몸이 어떤지 다가와서 봐주고 만져주기를 바란다. 약이라고 좀 사갖고 오기를 기대하고, 손을 잡고 병원을 가지고 끌기라도 해 주시를 바란다. 속으로는! 평소에는 잘 안 하더라도 청소도 좀 해주고, 밥이라도 좀 챙겨주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남편은 누워있는 아내에게 무관심했다. 음식하기 싫으니까 통닭을 시켜 아이와 함께 먹고 있었다. 아내에게 먹어보라는 말 한 마디 없이 먹고 있는 모습이 꼴불견이었다. 어쩌면 저렇게도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걸까. 아내는 너무 속상하다.

어느 토요일 주택을 사서 이사를 하게 된 가정 심방을 갔다. 예배를 마치고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가는 중이었다. 오랫동안 그 가정과 함께 지내온 집사님 한 분이 말했다. "제자훈련해서 제일 덕을 본 사람이 민 집사인 것 같아요. 엣날에 비하면 너무 너무 달라졌다. 엄청나게 변했어요."

민 집사는 그 가정의 남편이다. 내가 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나는 그 이전의 삶에 대해서는 많이 아는 게 없다. 워낙 말이 없고 조용한 스타일이어서. 그런데 그 집사님은 오래 전부터 가까이서 민 집사님을 지켜봤기에 너무 잘 알고 있는 게다. 그래서 그 부인 집사님에게 '제자훈련 때문에 덕을 많이 봤다'고 한다.

사실 우리는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엄청난 변화를 경험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우리는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재창조가 이루어졌다. 예수님은 새로운 신분을 주셨다. 죄인이 의인으로 변했다. 진노의 자녀였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 되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셨다. 육신으로 땅에서 사는 삶에 머물지 않는다. 영원한 생명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나라를 선물로 받았다. 예수님이 몰고 오신 하나님 나라가 이미 우리 안에 시작됐다. 옛 주인인 사단에게서 독립하여 새로운 주인을 모시고 산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질서 안에 살게 되었다.

우리는 늘 찬송한다. '주 예수 내 맘에 들어와 계신 후 변하여 새 사람 되고...'. 이미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멈출 수 없다. 그리스도의 온전한 모습까지 늘 새로운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개인적인 종말 혹은 우주적인 종말이 올 그날까지 끊임없이 이루어질 것이다. 끊임없이, 부단히!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인간에게는 변화에 대한 이중 심리가 있다. 하나는 변화에 대한 갈망이다. 변하고 싶다. 바뀌길 원한다. 정말로 달라지길 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변화에 대한 저항심도 있다. 변화가 부담스럽다. 익숙한 게 좋다. 변화로 인한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익숙함에 안주하길 원한다. 전통이라는 것에 머물길 원하고, 관습이라는 굴레를 뒤집어쓰려고 한다. 그래서 변화가 오면 짜증스러워하고 반대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들은 날마다 주님과 함께, 주님 때문에, 주님으로 인해서 변화주도적 인생을 살아가도록 요청 받는다. 주님과 함께 동행하는 사람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하게 된다.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은 날마다 성령의 열매를 맺도록 우리를 이끌어 가신다.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는 곳에는 엄청난 변화를 요청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감동으로 살아갈 때 끊임없는 성장과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변화에 저할 할 때 하나님의 뜻과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꿀 생각을 가져야 한다. 주님이 원하신다면. 하나님의 형상을 이루기까지. 그런데 사람들을 보라. '타인이나 구조 변화'에는 관심이 많다. 그러나 '자기 변화'에는 무관심하다. 자기 변화를 가져올 자가성찰마저 하기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알고 있다. 무리가 안 따르는 자연스러운 변화는 자기변화를 통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임을. 나는 바뀌지 않고, 다른 사람과 주변 환경과 구조만 바꾸라고 요청하니까 갈등과 다툼이 일어난다.

'충격적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삶을 위해 '자발적 변화'를 도전하는 것이다. '나쁘다'고 생각되고,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라면 과감히 바꾸고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좋다'고 생각되고, '필요하다'고 생각 되는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그렇게 가다 보면 우리네 삶이 달라지는 걸 보게 될 것이다.

내가 변하면, 자신이 더 아름답고 멋진 인생으로 바뀔 수 있다. 내가 변하면,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 질 것이다. 다른 사람을 바꿔 행복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나를 바꿔 행복을 추구해 가야 한다. 다른 사람을 바꾸려 하면 저항과 충돌과 갈등을 겪는다. 그러나 자신을 바꾸는 데는 그런 수고를 겪지 않아도 된다. 간단하고 편리한 길을 선택하는 게 지혜롭지 않은가?

"가련하고 가난한 자가 물을 구하되, 물이 없어서 갈증으로 그들의 혀가 마를 때에 나 여호와가 그들에게 응답하겠고, 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그들을 버리지 아니할 것이라(사 41:17)."

하나님의 손이 임하는 데는 반드시 변화가 일어난다! 내 힘으로가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하나님은 수많은 사람들을 바꾸었고, 수많은 일들을 변화시키셨다. 주님이 일으키는 변화에 자신을 맡겨야 한다. 안 변하려고 발버둥 치다가 다친다.

운동선수들이 넘어질 때 안 넘어지려고 버티면 더 크게 다친다. 자연스럽게 넘어져야 다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나를 변화시키려고 할 때 자연스럽게 넘어져야 한다. 하나님이 일으키는 큰 변화의 물결에 자신을 던져 놓으면 새로운 삶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선포될 것이다.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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