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회복해야 할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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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보라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내가 선지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그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들의 아버지에게로 돌이키게 하리라 돌이키지 아니하면 두렵건대 내가 와서 저주로 그 땅을 칠까 하노라 하시니라" (말 4:5-6)

가정의 문제는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됩니다. 부부간의 소통을 비롯하여 부모와 자녀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요즈음 우리들 주변의 흔한 모습입니다. 소통이 부족하면 이해의 폭이 좁아지고 서로의 공감대도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커지면서 불신의 벽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의 본문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 소통의 결여가 곧 무서운 재앙을 불러온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엘리야를 보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엘리야가 오셔서 하실 일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들의 아버지에게 돌이키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아버지와 자녀들의 마음을 서로 돌이키게 한다는 것은 세대 간의 원활한 소통을 의미합니다. 그런 소통에는 단순한 생각이나 의견을 나누는 소통이 아니라 신앙의 영적 유산을 나누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대를 이어 믿음의 아름다운 유산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그런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그 땅을 저주로 치시겠다고 경고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저주'에 해당되는 히브리어 '헤렘'은 진멸 혹은 완전파멸(total destruction)을 의미합니다. 세대 간의 소통이 단절되는 것이 그렇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세대 간의 소통은 물론 가정 안에서 부모와 자녀들 사이에서 조차 제대로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소통 부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닥쳐올 저주의 서곡이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부모든 자녀든 모두가 서로의 소통을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오늘의 본문도 그런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마음을 자녀들에게 돌이키는 것과 함께 자녀들의 마음을 부모에게 돌이키는 것이 언급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자녀들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관심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서로 차이가 있습니다. 생활하는 환경이 다르다 보니 사용하는 언어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서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그런 차이를 극복할 방법이 없습니다.

비록 서로간의 차이가 있긴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것에서 얻는 유익이 대단히 큽니다. 부모세대는 신세대 자녀들을 통하여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경험하는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녀들은 부모들을 통하여 자신들이 존재하는 근거를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위로부터 흘러내려오는 전통의 소중함을 바르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소통이 부재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자기중심적 이기주의입니다. 자기 생각만 옳다고 주장만 하면 소통의 공감대를 마련할 수 없습니다. 자기를 넘어서는 것이 소통의 첫 걸음입니다.

말라기 본문에서 '돌이키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동사는 '슈브'인데,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 회개를 의미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감동으로 이루어진 영적 사역입니다. 우리들의 진지한 노력 위에 성령의 도우심이 필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소통을 위한 기도가 더욱 절실합니다.

우리들 모두가 원활한 소통으로 하나님께서 세우신 가정의 아름다운 본래 모습을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분명 성령의 코이노니아(교통)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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