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생명 예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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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가 정욕 때문에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느니라" (벧후 2:4)

요즘 저는 웬만하면 출퇴근을 전철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도 좋고, 전철 안에서의 토막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매력입니다. 아직은 나이가 경계선상에 있긴 하지만, 비어 있는 노약자 좌석에 주변 눈치 보지 않고 앉을 수 있는 것도 전철 이용을 부추기는 한 요인입니다.

전철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면서 오가는 길에 이런저런 재미있는 일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이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며칠 전에는 집에서 전철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멋진 반전 하나를 만났었습니다. 버스 정류장 처마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쇠기둥 밑에서 자라고 있는 이름 모를 들풀이었습니다. 그 놀라운 생명력이 가히 경이롭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제목을 '다윗과 골리앗'이라고 붙여주었는데, 생명을 이길 장사가 없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부활의 주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골리앗과 같은 세속의 진흙탕 물속에서도 우리들은 생명의 반전을 꽃피워야 합니다.

생명의 근원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인간의 생명도 하나님의 생기와 만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창 2:7) 그 하나님은 우리의 영혼을 소생시키시며(시 23:3), 실제로 죽은 자를 살리시는 분이십니다(왕하 4:35; 눅 7:15; 요 11:44; 행 9:40).

이 땅에서 가장 위대한 사건은 예수의 부활입니다. 하나님께서 죽으신 지 삼 일이 지난 예수를 무덤에서 살려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부활의 첫 열매가 되게 하셨습니다(고전 15:20, 23). 예수께서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다는 것은 믿음 안에서 그의 뒤를 이어 우리들이 부활의 새 생명을 소유하였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믿음은 성령 안에서 거듭난 새 생명으로 시작됩니다.

생명은 성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성장은 생명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바울이 겉 사람은 낡아지지만 속사람은 날마다 새로워져야 한다는 것도 생명의 성장에 대한 강조입니다(고후 4:16). 생명은 어느 정도 환경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생명의 성장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환경은 그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은 그 자체가 기본적인 자생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믿음의 성장이 여덟 단계를 거친다고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더욱 힘써 너희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애에 경건을,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람을 더하라"(벧후 1:5-7) 베드로는 그런 믿음의 성장을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것 곧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신앙 성장의 전제 조건으로 '정욕 때문에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라고 권면하였습니다(벧후 1:4).

예수를 따르는 것이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세상의 썩어질 것을 피하는 것은 자기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생명은 자기라는 한계를 넘어가야 하고 세속의 무가치한 것과는 과감하게 결별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성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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