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여호수아서 연구(1): 여호수아는 어떤 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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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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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서는 약속의 땅 가나안을 이스라엘이 어떻게 점령하여 자신들의 소유로 삼았는가를 기록한 책이다. 여호수아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전체의 절반인 1장-12장은 가나안을 점령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나머지 절반인 13장-24장은 지파별로 땅을 분배하여 각자의 소유로 삼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전체 내용은 비교적 단순해 보이지만, 이 책의 올바로 이해를 위해서는 그 중심 사상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여호수아서의 중심축은 가나안 땅임이 분명하다. 그 땅을 점령하고 차지하는 과정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그 땅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하는 점이다. 가나안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에게 약속하신 특별한 땅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두 가지 약속을 주셨다. 하나는 자손을 번성케 하시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땅을 주시겠다는 약속이다. 하나님의 약속대로 이스라엘은 430년의 애굽 체류생활을 통해 거대한 민족이 되었으며, 출애굽 구원과 시내산 언약을 통하여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땅의 약속은 여호수아 시대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그런 점에서 여호수아서는 땅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이 어떻게 성취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약속-성취 도식의 거룩한 역사 기록이다.

가나안은 이스라엘에게 축복으로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가나안이 하나님의 선물이라 함은, 그 땅이 이스라엘의 완전한 소유가 아님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은 단지 그 땅을 청지기와 같이 위탁받아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 땅의 소유권은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속해 있다.(레 25:23) 땅을 제비뽑기로 나눈 것이나, 첫 소산물과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려야하는 것(신 26:9-15; 14:22-29) 등은 모두가 땅의 소유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땅이 하나님께 속했다는 것은 곧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기준을 지키며 살아가야함을 의미한다. 가나안은 이스라엘에게 특별한 생활양식을 요구하는 하나님의 땅이다. 특히 신명기는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살면서 평생 동안 지켜야할 규례와 법도들이 무엇인지를 강조하고 있다(신 11:31-32). 가나안 점령을 책임 맡은 여호수아에게 여호와의 율법책을 주야로 묵상하며 그 안에 기록된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한 것도 그 때문이다(수 1:8). 하나님의 율법은 거룩한 백성이 마땅히 순종하며 따라야할 삶의 올바른 방향이며 땅의 풍요로움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하나님의 튼튼한 울타리이다.

하나님이 주신 땅에 살면서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하는 것은 곧 그 땅에게 죄를 지우는 것이며(신 24:4) 그 땅을 더럽히는 일이다(민 35:33-34). 그런 불순종의 결과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서의 땅을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 비극적 상황을 성경은 '땅이 스스로 이스라엘을 토하여 내는 것'이라고 표현하였다(레 18:25).

반면에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은 가나안을 축복의 땅 곧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출 3:8)으로 만드는 길이다. 하나님의 선물로서의 가나안은 무엇보다도 물질적 풍요가 넘치는 땅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그 땅은 하나님께서 직접 보살펴주시는 땅으로서(신 11:12) 먹을 것이 결핍되거나 부족함이 없는 땅(신 8:9)이다. 그런 축복의 땅은 이스라엘에게 참된 안식을 제공한다. 그것은 물질적 풍요와 더불어 모든 외부환경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를 받는 참된 평화이다(신 12:9-10). 그런 점에서 여호수아서는 약속하신 것을 끝까지 이루어주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런 하나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이 곧 참된 복을 누리는 승리의 길임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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