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좋고 완전한 선물’, 정말 받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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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의 선물 (3)] 하나님만이 선한 분이시다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키에르케고어의 '선물' 개념을, 야고보서를 쓴 사도의 목소리를 통해 본격적으로 들려 드립니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1부는 실존과 선물, 2부 사랑과 선물, 3부 평등과 선물 순입니다. -편집자 주

온갖 좋고 완전한 선물은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로부터 옵니다(약 1:17). 이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이 말씀을 믿어야 합니다. 제가 이것을 이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이 말씀을 믿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저를 생각해 보십시오. 저(야고보 사도)는 예수님을 친형으로만 생각했지, 그리스도로 믿지 않았습니다. 그분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까지 그분을 믿지 않고 의심했던 자입니다.

의심 많았던 제가 감히 말씀드립니다. 여러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기쁘게 여기십시오. 여러분이 시험을 받을 때, 하나님에게 시험받는다 말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누구도 시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약 1:13) 여러분이 시험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여러분이 당하고 있는 삶이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로 받는 겁니다. 아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이 그런 어려움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난 시간 말씀드렸던 것처럼, 선물은 거래가 아닙니다. 믿지 않는 한, 이 선물은 받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삶은 하나님께서 시험하시려고 허락하신 것이 아니라, 선물로 주셨다는 것을 믿으십시오.

말이 안 된다고요? 그렇다면 저를 생각해 보십시오. 믿음의 선조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은 어마어마한 시험을 받았습니다. 조롱과 채찍을 당했고 결박과 옥에 갇히는 시련도 받았습니다.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켜는 것과 시험과 칼로 죽임을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사람들이었지요(히 11:36-38). 그러니 의심하지 마시고, 여러분들의 고단한 삶을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알고 감사하게 받으십시오!

여러분은 마태가 강조했던 말씀을 기억하나요? "너희 중에 누가 아들이 떡을 달라 하는데 돌을 주며 생선을 달라 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있겠느냐?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 7:9-11)".

고난당하는 자를 위로하는 말씀 같죠? 마치 낙담하고 실패한 자를 이끌기 위한 말씀 같아 보입니다. 사람이 의심만 하지 않는다면, 이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육신의 아버지도 좋은 것을 주실 줄 아는데, 설마 하늘 아버지께서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냐는 것이지요. 생선을 달라는데 뱀을 절대 주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말씀이 여러분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고난 중에 있을 때는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여러분이 아무리 구해도 주시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혹은 좋은 것은커녕, 최악의 것을 주신 분처럼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 말씀을 믿기 어렵고, 여러분들이 이 선물을 받을 수 없는 겁니다. 그러나 제가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을 곰곰이 묵상해 보십시오.

온갖 선하고 완전한 선물은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로부터 옵니다. 이 말씀이 맞다면, 여러분과 저는 선한 것을 구할 능력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과 저는 떡과 생선을 구할 능력이 없다는 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구한 것이 떡이 아니라 돌이었다면, 생선이 아니라 뱀이었다면, 그때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인간이 생각하기에 선한 것은 하나님 앞에서는 선이 아니었던 겁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사도 마태가 말합니다.

"너희가 악하다. 악하지만, 악한 자의 입장에서 좋은 것을 줄 줄 안다." 인간이 악하다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동의합니까? 악한 인간이 선을 구할 능력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지금까지 악한 인간이 떡과 생선을 구할 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겁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바람에, 여러분의 의심만 더욱 키웠군요.

그동안 이 말씀이 여러분에게 위로의 말씀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확실히 오늘 이후로 이 말씀은 여러분을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말씀은 위로가 아니라 심판의 말씀이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선한 것을 구할 능력이 없습니다. 인간은 악합니다. 악한 자 입장에서 좋은 선물을 주는 방법을 알 뿐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주는 어떤 선물도 선하지 않고, 악합니다. 완전하지도 않습니다. 선물의 경제였던 에덴의 문은 굳게 닫힌 겁니다.

그래서 인간 세상에 황당한 일이 벌어집니다. 인간의 생각으로 선을 베풀지요. 그러나 악의 열매가 맺힙니다. 인간의 생각으로 아무리 최고의 사랑을 베풀어도, 그 사랑이 해를 끼치는 데만 봉사할 수 있지요. 인간의 생각으로 아무리 친절을 베풀어도, 아무리 희생을 베풀어도, 그 친절과 희생이 고통만 증가시킬 수도 있지요.

여러분에게 물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빵과 생선은 좋은 것이고 돌과 뱀은 나쁜 것입니까? 탕자가 빵을 구했을 때 구정물을 얻은 것처럼(눅 15:16), 인간이 빵과 생선을 구할 때 돌이나 뱀이 인간에게 선하게 작용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탕자가 구정물을 얻지 않았다면, 회개에 이를 수 있었을까요?

조금 더 어렵게 말해, 필요에 의존하고 있는 좋음과 선함은 완전한 것이 아닙니다. 의존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불완전함이지요. 따라서 여러분이 어떤 필요에 의해 선한 것을 하나님께 구했다 해서, 그것이 위로부터 오는 선하고 완전한 선물이 될 수는 없습니다. 탕자가 빵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하나님은 구정물을 주신 겁니다. 탕자의 생각으로 선한 빵을 거부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이런 식으로 해서 의심이 사라지기는커녕, 여러분의 의심은 더욱 커졌지요. 만약 인간을 비롯해서 전 세계가 악하다면, 하나님은 선한 것이 아니라 악하지 않은가요? 하나님이 악한 세상을 창조하시다니! 오히려 하나님이 선한 만큼 이 세상이 선하다고 말해야 여러분께 유익한 것은 아닙니까?

여기에 오직 단 한 가지만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 하나님만이 유일하게 선한 분이라는 것, 하나님을 제외하고 누구도 선하지 않다는 것(마 19:17). 인간이 온갖 좋고 완전한 선물을 줄 수 있다면, 누가 하나님을 필요로 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이 기쁨의 오솔길을 걷든, 슬픔의 좁은 길을 걷든, 탄탄대로로 달려가든, 사망의 골짜기를 헤매고 있든, 이것이 오직 단 하나의 안내가 아닐까요? "주의 영은 선하시니, 나를 공평한 땅에 인도하소서(시 143:10)."

그러나 여러분이 제가 드린 말씀을 계속 의심하고 있다면, 어떻게 이 선물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겪고 있는 어떤 시험이든 위로부터 오는 선하고 완전한 선물임을 믿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 선물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이 시험을 온전히 기쁘게 여길 수 있겠습니까? <계속>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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