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없는 사랑 없고, 갚을 수 없는 빚 없는 사랑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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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의 선물 (8)] 간 큰 도둑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키에르케고어의 '선물' 개념을, 키에르케고어 전문가 이창우 목사님이 야고보서의 저자 야고보 사도의 목소리로 들려 드립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사랑과 선물' 입니다. -편집자 주

저는 지금까지 우리의 실존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죽을 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당신의 삶을 선물로 받으세요!"라고 말한다면, 아마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를지 모릅니다. 행복을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로부터 오는 선물로 받는 것은 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불행까지도 선물로 받고 항상 감사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과제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실존과 선물이라는 주제로 독자 당신과 이야기를 나눈 겁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열쇠는 우리의 삶을, 우리의 실존을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로부터 오는 선물로 받는 겁니다. 먼저 이것을 믿지 않는다면, 제가 아무리 사도의 권위가 있다 하더라도 당신을 도울 수 없습니다. 좋든 싫든, 부하든 가난하든, 박식하든 무식하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삶을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로부터 온 선물로 받은 자에게 복이 있을지라!

당신의 삶을 선물로 받았다면, 게다가 그리스도인이라면, 채무의식이 생기게 될 겁니다. 즉, 당신은 빚을 지게 됩니다. 무한한 빚, 곧 무한한 사랑의 빚을 지지요. 왜냐하면 당신은 죽고 당신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모든 것을 빼앗고 모든 것을 주신 분이시기도 합니다. 사랑받는 자보다 누가 더 많은 것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사랑을 준 자보다 누가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근본적으로 모든 것을 빼앗지요. 그리고 모든 것을 주지요.

질투가 아무리 많은 것을 빼앗는다 해도, 사랑만큼 빼앗을 수 있을까요? 질투는 어리석습니다. 질투는 금고가 어디 있는지 찾지 않았습니다. 질투가 절대로 찾을 수 없는 금고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지요(마 6:19-20).

질투가 모든 것을 다 빼앗았다고 생각해도 사람들은 말합니다. "난 실제로는 아무 것도 잃은 게 없어." 그러나 사랑이 모든 것을 빼앗을 때, 사람들은 말하죠. "나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어."

옛날 옛날에 당신이 태어나기 한참 전에 '간 큰 도둑'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공격은 전 인류에 대한 공격, 인간 존재에 대한 공격이었기에, 간 큰 도둑이었죠. 도둑이 담장을 넘어 누군가의 집에 있는 물건을 훔칠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도둑과 우리는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죠. 돈은 그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런 도둑은 그날 밤에 그 집에 보관돼 있는 물건만을 훔칠 뿐입니다. 그러나 이 간 큰 도둑은 인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도둑질했습니다. 다시 말해, 그는 돈에 관한 사상 전부를 도둑질했습니다.

비방자는 우리의 명예와 명성을 훔칠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비방자와 우리들은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지요. 명예와 명성이 그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간 큰 도둑은 명예와 명성에 대한 사상을 도둑질했다는 겁니다. 그 안에 우리의 삶이 있고, 그 안에 우리의 인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몽땅 훔쳐 가다니!

그렇기 때문에 간 큰 도둑은 고소를 당했고, 십자가에 달려 죽고 말았습니다. 그는 부자의 돈을 훔쳐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명예와 명성을 훔쳐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돈에 관한 사상, 명예에 관한 사상 전부를 도둑질 했습니다. 얼마나 간 큰 도둑입니까?

"오 불쌍하고 야비한 맘몬(재물)이여!" 이것은 그 도둑이 표현했던 겁니다.
"불쌍한 맘몬, 그대는 그것을 축적함으로써 자신을 더럽힌다. 그것을 모아서 자신의 파멸에 빠진다. 그것을 소유하여 저주에 이른다. 마침내 그대는 영원히 지옥으로 가는 저주를 받기 위해 맘몬을 소유하는 구나."

당신이 이 도둑을 제대로 알았다면, 당신의 은인으로 생각했을 텐데 말입니다. 이 도둑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이 도둑만큼 제대로 당신을 이해하고 도운 사람도 없었을텐데 말입니다. "오, 이 비참한 바보 복장이여!" 이것은 그 도둑이 표현했던 겁니다.

"그것을 많이 입으면 입을수록, 그것이 더욱 반짝거리고, 빛이 날수록 비참해진다. 그대는 대관식 예복을 입은 대신에 실수로 수의를 입은 저 왕과 같구나."

확실히 당신은 실수하지 않습니다. 확실히 당신은 대관식 예복을 입고 있었지요. 그러나 조심하십시오! 이 땅에서의 대관식 예복은 저 하늘에서는 수의라는 것을! 이 땅에서의 대관식 예복은 저 하늘에서는 고문예복이라는 것을! 당신이 추방되었을 때, 형벌로 그 예복을 계속 입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당신은 결혼 예복을 입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마 22:11-14).

당신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무릎을 꿇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당신이 세상에서 대단한 환영을 받고 성공한 사람이 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간 큰 도둑이 이긴다면, 그래서 그가 모든 사상을 도둑질하는 데에 성공한다면, 당신이 세상에서 명성을 얻는다 해도, 사람들이 당신에게 무릎을 꿇는다 해도, 수의를 입은 저 왕처럼 당신 역시 놀림감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도둑질이 너무나 심각했기에, 그는 십자가에 죽고 말았지요. 이런 종류의 도둑질에는 오직 단 하나의 형벌 밖에 없지요. 사형. 바로 이 도둑이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그 당시에 바로 저의 형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의 동생이었고요.

제가 이 증언을 말한 이유는 독자 당신께 말씀드릴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도둑이 사랑이었고 사랑 때문에 그분이 인류를 공격했고, 바로 당신을 구원하기 위해 목숨을 버리셨다는 겁니다.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당신의 삶은 이 분 때문에 얻은 선물입니다. 이것은 마치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고 자신은 죽은 은인과 같습니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이 세상에 빠져 죽어갈 때, 이 도둑은 죽고 당신이 대신 산 겁니다. 당신이 너무 어려서, 이 사실을 몰랐던 겁니다. 이 사건은 당신이 워낙 어렸을 때 벌어졌지요. 조금이라도 이 이야기가 이해 된다면, 아마 당신 마음 가운데에는 사랑의 빚, 곧 채무 의식이 싹트고 있는 겁니다.

목숨만큼 더 값진 선물이 어디 있습니까? 사랑 때문에, 바로 독자 당신 때문에 그분은 자신의 전부를 버린 겁니다. 이 간 큰 도둑이 당신의 은인으로 믿어진다면, 이 간 큰 도둑 때문에 당신의 삶이 영위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진다면, 당신의 남은 삶은 그분 몫까지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요?

이제 당신은 죽고 그분이 사셔야 하는 것은 아닌지요? 언제까지 당신의 삶을 비관하고 있을 겁니까? 이제 당신의 남은 삶, 그분으로 인하여 사랑의 빚 외에는 어떠한 빚도 지지 마십시오(롬 13:8)! 마지막으로 당신께 사랑의 본질에 대하여 한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을 겁니다.

"선물 없는 사랑 없고, 갚을 수 없는 빚 없는 사랑 없다."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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