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마지막 전신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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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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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라. 이는 악한 날에 너희가 능히 대적하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함이라"(엡 6:13)

오늘의 본문은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라고 명령한다. 그것은 이 땅이 사탄과의 영적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아담을 범죄 하게 한 이후 사탄은 끊임없이 인간을 죄에 빠지도록 유혹하고 있다.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구원의 역사를 이루실 때에도 사탄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방해자 역할을 하였다(마 4:1; 눅 22:3). 그런 사탄은 마지막 때에 천사에 의해 무저갱에 가두어질 때까지 기승을 부릴 것이다(계 20:1-3). 그래서 성경은 우리들이 사는 이 시대를 '악한 날' 곧 사탄이 지배하는 때라고 부른다(엡 5:16).

이런 악한 날을 대비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영적 전신갑주를 마련해 주셨다. 그것은 전리의 허리띠, 의의 호심경, 평안의 복음이라는 신,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으로 모두 여섯 가지이다(엡 6:14-17). 이들 가운데 다섯 가지는 방어용 무기이지만 마지막 '성령의 검'은 공격용 무기이다. 아무리 방어를 잘 한다고 하여도 공격을 하지 못한다면 마지막 승리를 얻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영적 승리를 위한 최후의 결정적 무기이다. 예수께서도 광야에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실 때 하나님의 말씀으로 유혹을 물리치고 승리하셨다(마 4:1-11).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해야 할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악한 날에 우리의 대적 사탄을 능히 제압하여 승리하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일을 행한 후에 바르게 서기 위함이다. 전자가 외부의 적인 사탄과의 싸움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자신과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때로 보이는 적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면서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여리고성을 점령할 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대승을 거두게 하셨다. 그러나 아간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시날 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오십 세겔 되는 금덩어리 하나'를 숨겼다(여 7:21). 이스라엘이 여리고를 점령하는 대승을 거두었음도 불구하고 이기적 탐심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그 일로 인하여 이스라엘은 여리고보다 훨씬 작은 아이 성 점령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갖추고 사탄과의 큰 싸움을 준비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내적 싸움이다. 그래서 에베소서는 일곱 번째 무기로 '기도'를 제안하고 있다.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기도하라"(엡 6:18). 성령 안에서 항상 깨어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활성화시켜 사탄을 능히 대적하게 만들어 줄 뿐 아니라 영적 전쟁을 치룬 후에 지치거나 교만하지 않도록 우리들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기도는 마지막으로 갖추어야 할 하나님의 전신갑주라 할 수 있다.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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