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

|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주여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리오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시 39:7)

본문은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참 신앙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말씀이다. 신앙의 바른 자세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고백하는 것이다. 그것은 거듭남(중생)으로 얻어지는 결과인데, 그런 거듭남(중생)은 회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회개는 우리의 지식이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직 성령의 감동과 깨우침으로 가능하다(슥 4:6). 그래서 거듭남(중생)의 어원적 의미는 '위로부터 태어남'이다(요 3:3). 회개와 그 결과로 얻어지는 중생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인 것도 그 때문이다. 회개에는 그동안 잘못한 구체적인 죄를 고백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자신이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깨우치는 것이다. 인간의 가장 크고 근본적인 죄는 하나님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주인 노릇을 하는 것이다. 아담이 지은 죄가 바로 그런 것이었다.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 이것은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피조물인 우리들이 고백할 바른 자세이다. 유한한 인간인 자신에게 소망을 두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시편 저자는 같은 시편에서 "여호와여 나의 종말과 연한이 언제까지인지 알게 하사 내가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시 39:4)라고 기도한다. 그는 자신의 날이 마치 '한 뼘 길이'같다고 하면서(시 39:5) 사람이 그림자 같이 다니며 헛된 일로 소란하다고 지적한다(시 39:6). 그만큼 인간은 유한하고 하는 일이 헛된 것일 뿐이다. 더구나 그는 내적으로는 자신의 죄 문제로 고민하면서 외부의 대적들에게 억압을 당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모든 죄에서 건져주실 것과 우매한 자에게 욕을 당하지 않게 지켜주실 것을 간구하고 있다(시 39:8). 하나님만이 인간이 지닌 유한성과 무의미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며 희망이다.

소망을 하나님께 둔다는 것은 하나님께 우선순위를 둔다는 것이며, 그것은 그분을 앙망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하나님을 앙망하는 것과 하나님에게 소망을 두는 것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앙망'과 '희망' 모두 같은 히브리어 동사 '카바'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희망'을 뜻하는 히브리어 '티크바'는 '선'(line)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카브'와 어원이 같다. '선'은 점과 점이 직선으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희망은 유한한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을 앙망함으로 그분과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것에서 생겨난다. 하나님을 앙망하며 그분에게 전적으로 집중하는 것을 가리켜 '하나님 경외'라고 한다.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10월 3일 오전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제2회 한국교회 기도의 날’이 개최됐다.

“한국교회, 불의에 침묵 말고 나라 바로잡길”

대통령의 비상계엄, 자유민주 헌정질서 요청 목적 국회, 탄핵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 증거도 기사뿐 공산세력 다시 정권 잡고 나라 망치도록 둬야 하나 12월 20일 각자 교회·처소에서 하루 금식기도 제안 대한민국기독교연합기관협의회, (사)한국기독교보…

이정현

“이것저것 하다 안 되면 신학교로? 부교역자 수급, 최대 화두 될 것”

“한국 많은 교회가 어려움 속에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결국 믿음의 문제다. 늘상 거론되는 다음 세대의 문제 역시 믿음의 문제다.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다음 세대가 살아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앞으로도 교회…

김맥

청소년 사역, ‘등하교 심방’을 아시나요?

아침 집앞에서 학교까지 태워주고 오후 학교 앞에서 집이나 학원으로 아이들 직접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 내 시간 아닌 아이들 시간 맞춰야 필자는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오랫동안 빠지지 않고 해오던 사역이 하나 있다. 바로 등하교 심방이다. 보통 필자의 하루…

윤석열 대통령

“탄핵, 하나님의 법 무너뜨리는 ‘반국가세력’에 무릎 꿇는 일”

윤 정부 하차는 ‘차별금지법 통과’와 같아 지금은 반국가세력과 체제 전쟁 풍전등화 비상계엄 발동, 거대 야당 입법 폭주 때문 대통령 권한행사, 내란죄 요건 해당 안 돼 국민 상당수 부정선거 의혹 여전… 해소를 6.3.3 규정 지켜 선거범 재판 신속히 해야 수…

한교총 제8회 정기총회 열고 신임원단 교체

한교총 “극한 대립, 모두를 패배자로… 자유 대한민국 빨리 회복되길”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이 2024년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국내외 혼란과 갈등 속에서 평화와 화합을 소망했다. 한교총은 국제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정치권…

차덕순

북한의 기독교 박해자 통해 보존된 ‘지하교인들 이야기’

기독교 부정적 묘사해 불신 초래하려 했지만 담대한 지하교인들이 탈북 대신 전도 택하고 목숨 걸고 다시 北으로 들어갔다는 사실 알려 북한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체포된 두 명의 북한 지하교인 이야기가 최근 KBS에서 입수한 북한의 군사 교육 영상, 에 기…

이 기사는 논쟁중

윤석열 대통령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그대에게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사람들 잘 알려진 대로 빙산은 아주 작은 부분만 밖으로 드러나고, 나머지 대부분은 물에 잠겨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고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현명한 …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