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정의·사랑의 실천을 위한 ‘사회정의와 기독교상담’

김신의 기자  ewhashan@gmail.com   |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 제36회 정기학술대회 성황리 마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제36회 정기학술대회가 ‘사회정의와 기독교상담’이라는 주제로 지난 20일 연세대학교 백양관에서 열렸다.

이 학술대회는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 주최, 연세대학교 상담·코칭지원센터 주관으로 기조강연과 주제별 발표, 상담윤리 교육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기조강연을 맡았던 강원돈 교수(한신대)는 이 학술대회에 대해 “상담학을 연구하시는 분들이 사회 정의를 주제로 내걸고 학회를 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이 주제가 엄청나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다움상담코칭센터의 이명진 임상교육위원장의 기도로 시작됐다. 사회는 강남대학교 오화철 사무총장이 맡았다.

이 위원장은 “특별히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교계에서는 다시 말씀중심으로 돌아가, 어그러진 우리의 모든 땅을 새롭게 귀경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하나님의 사랑에 뿌리를 둔 정의가 아니라 극히 자기중심적인 판단과 정죄, 잘못된 정의가 난무하는 오늘날 사회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인애와 긍휼을 바탕으로 참된 정의를 깊이 성찰하는 자리가 되길 원한다”고 기도했다.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 권수영 회장(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교수˙한국상담진흥협회 회장)이 개회설교하고 있다. ⓒ주최측 제공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 권수영 회장(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교수˙한국상담진흥협회 회장)이 개회설교하고 있다. ⓒ주최측 제공

개회설교는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 권수영 회장(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교수, 한국상담진흥협회 회장)이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갈 5:6)이라는 제목으로 전했다.

먼저 권 회장은 “종교개혁의 기초가 된 말씀이자 저절로 주어진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를 깨닫게 하는 말씀”이라며 갈라디아서 2장 16절(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로 말미암음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 알므로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를 믿나니 이는 우리가 율법의 행위로써가 아니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의롭다함을 얻으려 함이라 율법의 행위로서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을 읊었다. ‘구원’은 인간의 행위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종교개혁의 모토였던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말씀’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어 루터가 야고보서를 ‘지푸라기 서신’으로 폄하했듯이, 종교개혁에서 ‘믿음’과 ‘행위’를 둘로 나눈 ‘이분법적 구조’가 신학에 준 영향과 한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권 회장은 설교본문(사랑을 통해서 역사된다)에서 ‘역사’를 의미하는 헬라어 원어인 ‘에르고(ἔργῳ: 에너지라는 뜻으로 행위가 진행된다는 동사)와 ‘믿음’의 헬라어 어원 피스티스(Πίστις)를 살피며, “믿음이 단순히 교리적으로 동의한단 의미가 아니다. 피스티스는 한국적 개념으로 효성(Piety)이다. 품성, Piety, Habitus의 문제”라며 “성서적으로 행위와 믿음은 서로 뗄 수 없는 동의구조”라고 했다.

즉 바울이 반대한 행위는 ‘율법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은 사랑을 통해서 역동적으로 실천돼야한다는 것이다. 성경구절 고린도전서 13장 13절(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갈라디아서5장14절(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 같이 하라 하신 한 말씀에 이루었나니)도 덧붙여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권 회장은 “사랑이 없는 율법은 죽은 율법이고, 사랑이 없는 행위를 강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복음서만 보더라도 예수님을 통해 충분히 목격할 수 있다”며 “제2의 종교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의 믿음이 삶의 현장의 작은 실천에서 비롯됨을 깨닫고, 학술대회를 통해 우리 안에 제2의 종교개혁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 되길 축복한다”며 설교를 마쳤다.

▲‘사회정의와 기독교상담’을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제36회 정기학술대회가 연세대 백양관에서 진행중이다.  ⓒ주최측 제공
▲‘사회정의와 기독교상담’을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제36회 정기학술대회가 연세대 백양관에서 진행중이다. ⓒ주최측 제공

기조강연은 한신대학교의 강원돈 교수가 맡았다. 강 교수는 “상담학과 사회 윤리학이 서로 대화하고 배울 수 있는 논제를 정했다”며 ‘트라우마와 힐링: 상담과 사회윤리의 관계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를 상담학 뿐 아니라 사회윤리학자의 관점과 사회·정치·공동체적 맥락에서 접근했다.

학술대회 첫 발표의 사회는 가요한 교수(한동대학교)가 맡았다. 주제는 ‘사회정의의 상담’으로, 다양한 사회문제와 이를 연구·분석하고 해결방향을 제시했다. 발제자와 논문 제목은 아래와 같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민규선 교수: “보이지 않는 죽음과 박탈된 애도 연구: 장애를 가진 태아의 선택적 유산과 슬픔에 관하여”, 연세대학교 상담코칭학 성기정(박사과정):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여성주의 기독(목회)상담에 관한 고찰: Bonnie J. Miller-McLemore의 저항개념을 중심으로”, 고려신학대학원 국제교류위원장 하재성 교수: “국제실천신학회(IAPT) 학술대회 참석 보고 「Reforming: Space, body, and politics」”.

두 번째 주제는 ‘종교개혁의 상담적 자원’으로 장정은 교수(이화여자대학교)의 사회 아래 진행됐다. ‘죽음’과 ‘양심’을 기독교심리학과 신학,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종교개혁가들의 ‘목회’를 돌아보면서 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발제자와 논문 제목.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의 김선영 교수: “죽음의 기술(Ars moriendi): 마르틴 루터”, 침례신학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권은혜 겸임교수: “기독교 심리학 관점에서 본 양심”, 연세대학교 상담코칭학 정선훈(박사과정): “포스트모던 시대를 위한 목회적 돌봄 제언: 종교개혁가의 목회적 돌봄 고찰을 통해”.

마지막 순서로 황헌영 윤리위원장(서울신대 교수)의 ‘상담의 윤리와 바운더리’라는 주제로 상담윤리 교육시간및 전문상담사 및 놀이˙아동상담사 자격증 수여식을 가졌다.

한편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Korean Association of Christian Counseling & Psychology)는 국내 최대 기독교상담 학술 단체로 1999년 3월 창립됐다. 기독교정신에 입각해 ‘한국 교회와 신학 교육을 비롯해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국내외 학술단체 간 교류 협력해 왔다. 현재 4,000여 명의 학회원이 있으며 상담과 심리치료 연구·보급을 비롯해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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