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해군본부 소속 여(女)대위가 자신의 원룸 숙소에서 목을 매 숨졌다. 휴가를 보내고 부대로 복귀해야 하는 날인데도 복귀하지 않자, 동료들이 수차례 전화를 했다. 그러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그의 숙소로 찾아갔더니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가 남긴 메모지에는 짧은 심경이 담겨 있었다. "빈손으로 이렇게 가는가 보다." "내일쯤이면 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겠지." 그럼, 그녀는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는가? 대령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이다. 만취상태에서 성폭행을 했다는 게다.
한 사람의 추태로 또 다른 한 사람의 인생은 무참하게 짓밟히고 급기야는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안타깝다. 너무 수치스러웠을 것이다. 아픔과 수치를 참아내려 이를 악물어도 봤을 게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더 이상 버티고 견뎌낼 힘이 없었다. 결국 그는 죽음을 선택했다. 그의 죽음이 또 다른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사실 어느 인생치고 살아가기 만만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공부하기도 만만찮다. 대학을 진학하고, 취업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대학 진학을 성공하고, 취업에 성공했을지라도 그곳에서 버티고 이겨내는 게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전과를 하고, 이직을 한다. 그만큼 버티고 견디는 게 힘들다는 반증이다.
지난 금요일에는 33세 된 자매가 암과 투병하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우리 곁을 떠났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유명 신문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 대기업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하여 직장생활을 하던 자매이다. 2년 넘게 힘겨운 투병을 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가족을 떠났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었는데.
U-20 월드컵 코리아, 한국은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와 축구 종가 잉글랜드, 아프리카 복병 기니가 포함된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그러나 1차전 기니에게 3:0, 우승 후보로 주목 받던 아르헨티나에게 2:1로 승리를 거두고,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쾌거를 달성했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전반전에 바르셀로나 듀오로 알려진 이승우와 백승호가 두 골을 넣었다. 그러나 후반전에 돌입하자 예상대로 아르헨티나의 파상공세가 시작되었다. 아쉽게도 후반전 시작한지 5분 만에 한 골을 내어주었다. 경기 흐름은 아르헨티나로 넘어갔다. 아르헨티나는 폭풍처럼 들이쳤다. 소나기처럼 쏟아 붓는 볼 세례 속에 아슬아슬한 순간이 수없이 닥쳐왔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한골을 지켜냈다. 엄청나게 몰려오는 파상공세에도, 한국 선수들은 온 몸을 던져가면서 끝까지 1골 리드를 지켜냈다. 잉글랜드와의 경기와 상관없이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견디고 버티는 것도 실력이다.
사단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넘어뜨리기 위해 우는 사자처럼 덤벼든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 이는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당하는 줄을 앎이라(벧전 5:8-9)."
사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교활하다. 때로는 고난과 시련을 통해 굶주린 맹수처럼 거칠고 사납게 공격한다. 때로는 교활한 여우처럼 달콤하게 유혹해 오기도 한다. 사단의 목적은 하나님의 자녀들을 넘어뜨려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는 게다.
이단들은 교회와 그리스도인 가정들을 공격한다. "불순종하고 헛된 말을 하며 속이는 자가 많은 중 할례파 가운데 특히 그러하니, 그들의 입을 막을 것이라. 이런 자들이 더러운 이득을 취하려고 마땅하지 아니한 것을 가르쳐 가정들을 온통 무너뜨리는도다(딛 1:10-11)."
사단의 조정을 받는 이단들은 속임수와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 양심과 도덕에 어긋난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불의한 수단과 방법도 그럴싸하게 미화한다. 교회를 전복시키고, 기독교 가정을 무너뜨리는 게 그들의 목적이니까.
하나님의 사람들은 천국의 모델 하우스인 가정과 교회를 잘 지켜야 한다. 사단과 이단들의 파상공세가 이루어질지라도 흔들리지 말고, 어떤 일이 있어도 온 몸으로라도 지켜내야 한다. 교회와 가정은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는 최고의 통로이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도우슨은 로마의 멸망 원인을 이렇게 발표했다."로마에 살고 있던 귀족들은 가정을 가지는 것을 싫어했다. 가정은 얽매임의 질긴 끈과 같기 때문이다. 한번 묶이면 헤어날 수 없는 올무와도 같다. 그래서 가정을 만드는 것을 회피했다. 그들은 여러 식민 국가로부터 들여온 미모의 노예를 취하여 성적 만족을 채우는 도구로 삼았다. 그래서 로마의 가정은 황폐해져갔고, 급기야 로마가 망하는 기폭제가 됐다."
요즘 한국 사회의 가정들도 많이 흔들리고 있다. 가정 폭력이나 이혼으로 인한 흔들림도 그러하지만, 아예 사회 경제적 여건으로 결혼 자체가 위협을 당하고 있다.
결혼을 안 하고 독신으로 사는 자들이 늘어나고, 취업과 내 집 마련의 어려움으로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면서 저출산은 가속화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금 한국은 인구절벽에 부딪혔다. 가정이 위협받고 있다는 게다. 정부 기관에서는 이런저런 대안을 내놓지만, 혈세만 지출할 뿐 뾰족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가정이 소홀히 여겨지고 무너지면 사회와 국가 공동체에 위기가 닥친다. 뿐만 아니라 교회공동체도 어려움을 맞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가정을 세우는데 주력해야 하고, 교회는 가정들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게 사단과의 영적인 전쟁의 일환이기도 하다.
가정의 신성함과 소중함이 강조되어야 한다. 성경적인 가정과 결혼관이 강화되어야 한다. 부부의 삶과 부모와 자녀의 삶을 믿음과 말씀 안에 세우는 법을 깨닫게 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가정들을 돕기 위한 교회의 노력과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가꾸기 위해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눕는 수고와 애씀은 매우 중요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얻듯, 게으른 자보다 부지런한 자가 아름다운 결실을 얻는 법이다.
그러니 아름다운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은 자기 일과 현실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이런저런 어려움이 닥쳐오고, 사단은 거세게 공략을 할지라도, 견뎌내고 지켜내야 한다. 너무나 소중한 인생이고 가정이니까.
그런데 '인간의 노력과 애씀' 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 천지를 지으시고, 우리 인생의 경영자가 되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이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워주셔야 하고,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시고 보호해 주셔야 한다(시 127:1-2).
그래서 인생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수품이다. 때때로 우리가 견뎌내고 지키는 것 같다. 그러나 버티고 견뎌내는 것마저 하나님의 은혜이다. 하나님이 버티고 이겨낼 힘을 주셔야 가능하니까.
김병태 목사(성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