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가 돕는 원조 프로그램, 북한 주민에게 도움 안 돼”

이지희 기자   |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핀란드 국회와 교회에 북한 실정 알려

▲핀란드 정부의 종교 자유 담당 상원의원들을 만나고 있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 방문단. 맨 오른쪽부터 폴리 현숙 회장, 탈북민 박혜영 선교사, 김지애 선교사.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핀란드 정부의 종교 자유 담당 상원의원들을 만나고 있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 방문단. 맨 오른쪽부터 폴리 현숙 회장, 탈북민 박혜영 선교사, 김지애 선교사.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가 핀란드 국회에서 북한 실정을 알리고, 북한 주민과 특히 북한 내 지하교인들을 돕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회장 폴리 현숙 박사와 CEO 폴리 에릭 목사는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2명의 탈북민 선교사와 핀란드를 방문했다. 탈북민 박혜영 선교사, 김지애 선교사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가 매주 토요일 운영하는 탈북민 양육학교인 유유선교학교를 졸업한 후 현재 북한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방문단은 23일 핀란드 순교자의 소리와 함께 핀란드 정부의 종교 자유 담당 상원의원들을 만났다. 2년 전에도 핀란드를 방문해 북한지하교인에 대해 알린 에릭 폴리 목사는 이번에는 북한 정부를 돕는 핀란드의 국회 및 인도주의적 기관들에 북한 현실과 탈북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는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핀란드 정부가 북한 정부를 통해 주는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 도움이 진정으로 그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키고, 탈북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북한 주민을 돕는 인도적인 전략이 효과적으로 잘 이루어지도록 당부했다. 또 핀란드 기독교인들이 전 세계의 기독교인들과 협력하여 북한 정부가 기독교인들을 향한 핍박을 중단하고, 정치범수용소에 갇혀있는 북한지하교인들을 풀어주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폴리 목사는 "핀란드에 있는 많은 기독교인이 북한 정부와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원조 프로그램들을 돕고 있다"며 "핀란드의 입법부 의원들과 기독교인들이 북한을 돕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북한에서 직접 살았던 사람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 세계의 기독교인은 북한의 강제수용소에 갇혀있는 3만 명 이상의 북한지하교인을 풀어주고, 북한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전적인 종교 자유가 주어지도록 한목소리를 내는데 전력과 전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 현숙 회장은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북한사람들이 북한사역을 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며 "10년 전 아무도 북한사람이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할 때도 남한에 온 탈북민들을 양육하는 유유선교학교를 설립했고, 북한 탈북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대부분의 북한사역 프로젝트가 만들어지고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의 기독교인들도 북한의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움직인다면 더 효과적인 북한사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북한 정부를 돕는 것보다는 하나님의 눈으로 북한사역을 바라보고, 북한의 복음화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며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서 전 세계의 기독교인이 하나가 되어 북한에서 러시아, 몽골, 폴란드,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가 있는 북한노동자들에게 전도와 양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매매로 중국에 팔린 북한 여성들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들을 불쌍하게 여겨 남한으로 탈출시켜 아이들을 버리는 사람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남편과 아이들, 이웃, 다른 북한 여성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세울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며 "남한의 탈북민들도 양육되어 사역의 전선에 설 수 있도록 전 세계의 기독교인이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핀란드 국회에서 재정을 담당하는 미카 니코(Mika Niikko)는 "북한 정부를 돕는 인도주의적인 도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어 감사하다"며 재정 사용 시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핀란드 의원들과 함께한 한국 순교자의 소리 방문단. 폴리 현숙 회장(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폴리 에릭 CEO(뒷줄 맨 왼쪽), 박혜영 선교사(앞줄 맨 왼쪽), 김지애 선교사(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핀란드 의원들과 함께한 한국 순교자의 소리 방문단. 폴리 현숙 회장(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폴리 에릭 CEO(뒷줄 맨 왼쪽), 박혜영 선교사(앞줄 맨 왼쪽), 김지애 선교사(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한국 순교자의 소리

이번에 방문단으로 동행한 북한 선교사들도 핀란드 기독교인들의 온정과 사랑에 격려를 받았다. 북한의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신앙 때문에 아버지는 그가 어머니 뱃속에서 7개월 때, 어머니는 그가 3살 때 처형당했다는 박혜영 선교사는 "핀란드 기독교인들이 함께 울어주고 안아주고,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처럼 대해주는 것이 너무 감격스럽다"며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을 보여준다면 북한지하교인들이 핍박을 당하면서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애 선교사도 "북한 정부는 핀란드에서 도와주는 구호물자를 북한 주민을 돕는 데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핀란드에 와서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이 북한을 사랑하는지 알게 되었는데, 그 순수한 사랑이 제대로 북한 주민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를 포함한 전 세계의 기독교인이 진실을 알고 북한 주민을 위한 원조가 핵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간증집회가 열렸던 카키란(Karkkilan) 침례교회의 미케 티아이넌(Mikke Tiainen) 목사는 "전에 폴리 목사가 방문하여 북한사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이번에는 직접 북한사람의 간증을 들어서 더욱 좋았다"며 "특히 부모님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처형을 당하고 할머니 손에서 불쌍하게 자란 박혜영 선교사의 간증으로 북한의 기독교 핍박의 정도를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핀란드 순교자의 소리의 아키(Aki) 이사장은 매년 핀란드를 방문해서 핀란드 기독교인들이 북한을 위해서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를 지속적으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방문단은 3주간 유럽을 방문, 각국 의원과 기독교계 신문사와 잡지, TV,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뷰를 하고 현지 교회에서 간증 집회를 열었다. 핀란드 사역 일정을 마친 후에는 폴란드를 방문했으며, 지난 3일에는 벨기에 루벤대학교에서 열리는 '글로벌 여성들과 핍박 포럼'에 참여하며 유럽 사역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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