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통일을 위한 예행연습
탈북민 3만 명 시대, 지금 우리 조국 교회 안에서 많은 탈북민 목회자들이 세워져 이뤄질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이 민족의 희망을 본다.
훈련된 탈북민 목회자들이 곳곳에 세운 탈북민 교회는, 북한 땅에 세워질 교회의 예행연습이라 생각한다.
분단 72년을 맞는 지금, 그리도 평화를 갈망하며 기도했던 조국 교회 임에도, 북한의 도발로 이 땅의 평화는 더더욱 묘연해짐이 가슴 아프다.
사람들은 정치만 잘 하면 평화통일은 당장 올 것이라며, 분단의 모든 책임이 정치에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인들은 세상의 눈이 아닌 영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민족 분단의 영적 문제를 인지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지금까지 분단 72년 동안 정치, 경제, 문화는 물론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것이 분단 상태가 72년까지 이어져 온 원인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우리는 독일 통일을 늘 남북한 통일의 모델로 생각하지만, 독일과 우리의 분단은 차원이 다름을 역사 자료를 통해 볼 수 있다.
독일 분단은 체제만 분단됐지 사람의 분단은 일어나지 않았다. 반면 우리는 체제 분단과 함께 철저히 사람의 분단이 일어났다. 너무도 큰 문제이다.
독일은 분단 가운데서도 동·서독 정부는 지정된 곳에서 가족끼리의 만남을 허용했고 서신 연락도 이뤄졌다. 또 서독의 잡지들이 비밀 루트를 통해 꾸준히 동독으로 흘러들어가, 동독인들의 손에서 손으로 읽혀졌다.
그리고 중요하게는 프라이카이프 운동이 있다. 이 운동은 서독이 가난한 동독에 자금을 지원하는, 소위 인도적 지원을 말한다. 당시 분단 속에 서독은 동독에 엄청난 돈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동독에서 탄압당하는 정치범들과 기독교인들을 돈으로 '사 왔던' 운동이 바로 프라이카이프 운동이다.
서독은 이들을 데려다 반체제 운동가가 아닌, 미래 일어날 통일을 위해 사람을 키웠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당시 서독의 주요 일간지 편집국장이 이런 큰 일을 기사화하여 자랑꺼리로 삼으려 했을 때, 기독교 단체와 민간단체 지도자들은 편집국장을 찾아가 하나님의 사랑임을, 그리고 국익과 관련됨을 이해시키고, 통일이 될 때까지 음지에서 행한 '선한 통일운동'으로 기록되면서 우리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회운동보다 더 중요하게는, 당시 공산 체제에서 엄청난 탄압과 교회 내부에 심어진 비밀경찰들의 감시를 견디며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믿음으로 통일을 위해 기도했던 성니콜라이교회의 진실한 믿음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힘이었다고 역사에 기록돼 있다. 독일 통일의 원동력이 바로 교회의 역할이었음을 잘 보여준다.
지금 국내에 들어와 있는 3만 명의 탈북민들과 중국 곳곳에 숨어 살고 있는 탈북민들이, 철저한 분단 속에서도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교회는 주목해야 한다.
지금까지 72년 간의 분단 체제 속에, 우리는 철저한 사람분단으로 단절된 현실에서, 우선 이 땅에 자유를 찾아온 3만 명의 탈북민들을 통해 복음이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는 비밀루트를 꾸준히 열어가는 것이 최우선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목회 현장에서 탈북민 신앙인들을 통해 인간의 근본이 하나님 안에서 바뀌게 됨을 목격했고, 그 변화가 영적 안목을 키워 사람다운 사람으로 변화됨을 철저히 경험했다.
지금 이 민족의 통일을 위해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복음을 제대로 북한으로 들여보내는 것이다. 복음을 접한 북한 동포들이 복음 안에서, 자신들이 하나님께서 제일 싫어하시는 우상숭배에 젖어 살아왔음을 철저히 깨닫게 하여, 저들이 김정은 정권을 향하여 빵이 아닌 신앙의 자유를 달라고 외칠 수 있는 신앙으로 깨어날 수 있도록 조국 교회가 힘껏 도와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통일의 예행연습을 하라고 3만 명의 탈북자들을 이 땅에 보내 주셨다. 오늘 조국 교회가 이를 깨닫고 이들과 다양한 북한 루트를 열어 복음을 저 북한 땅으로 들여보낸다면, 복음의 진리 안에서 북한 동포들이 깨어나 저들이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스스로 일어날 것임을 확신한다.
조국 교회는 복음통일의 사명을 안고, 지금부터라도 사람을 키워야한다. 지금 북한에 연고를 두고 있는 많은 교회들이 통일 후 북한 땅에 교회를 세운다면서 헌금을 준비하고 있다. 통일은 된 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이 더 중요하다.
조국 교회는 일제에게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금주운동, 금연운동 등을 사회적으로 외치며 그 자금으로 독립운동가들을 도와 빼앗긴 나라를 찾았다. 그렇게 신앙의 자유를 찾은 독립운동처럼, 북한 선교도 과감히 전개해 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강철호 목사(새터교회, 북기총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