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칼럼] 인생의 안전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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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세계 4대 성수(聖水)보다 천연 유황과 게르마늄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신비의 기적수".

일단의 무리가 사람들을 현혹했다. 각종 질병에 탁월한 물이라고 과잉 허위광고를 해서 자신들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생명의 안전과 건강에 관심을 두는 자라면, 그들이 하는 선전을 듣고 혹하게 되어 있다.

"혈액암,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지하수에 천년초 가루를 섞어 만든 제품이었다. 유해물질은 없었지만, 다른 생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물이다. 그런데 10배의 가격으로 팔았다. 덕분에 그들은 불법 다단계 방식으로 6개월 동안 수억 원의 돈을 챙겼다.

피해자들 중에는 암 환자도 있었고, 가족 중 암을 앓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목숨이 달려 있으니 무슨 일이든 주저하랴. 그런 절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기 이익을 챙기려하다니, 정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돈을 인생의 안전장치로 여기는 자들이 있다. 더구나 불의하고 검은 돈을! 만약 그렇게 된다면 세상은 요지경이 될 게다. 그런데 돈을 통해 행복을 사려 했던 자들은 추락하고 말았다.

돈이 싫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돈이 없으면 불편한 때가 많다. 돈이 있어야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고, 사람 노릇도 할 수 있다. 선한 일을 하려 해도 돈이 따라주어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돈이 우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남을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사회에 해악을 주지 않고, 남들도 공감할 수 있고, 자신의 양심에 가책을 받지 않는 돈 벌이를 해야 한다. 정승 같이 쓸지라도, 개 같이 벌어서는 안 된다.

돈과 힘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휘두르려고 하는 자들도 많다. 돈과 힘으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려 하고, 행복을 찾으려 한다. 돈과 힘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조정하려 든다.

그러나 돈과 힘이 인생을 안전하게 보호해주지 못할 때도 많다. 일시적인 즐거움과 만족을 맛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요한 사도의 말처럼,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만다. 그러니 자랑 할 게 없다. 과신하고 집착할 필요도 없다. 아니 그게 우리네 인생을 코너로 몰아 갈 수도 있다.

최근 사람들의 구설수가 되고, 사회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람이 있다. <호식이 두 마리 치킨> 회장이다. 일시적인 쾌락을 쫓다가, 너무 큰 것을 잃고 말았다.

그는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하려다 실패했다고 한다. 이들은 한 일식집에서 호젓한 식사를 즐겼다. 술을 마신 회장은 여성을 끌어안고 강제로 신체 접촉을 했다고 한다. 이들은 호텔까지 갔다. 그러나 여직원은 주변 여성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다.

그런데 회장 측의 말은 달랐다. "신체적인 접촉은 전혀 없었고, 여직원이 어지럽다고 해서 호텔방을 잡아주려 했을 뿐이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보기 드문 친절한 회장이다. 어떤 일이나 사건이 있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서로의 말은 전혀 다르다. 누구 말이 맞는지 가려내야 하겠지만, 모두 다 불행하게 되었다. 한 순간의 만족을 찾다가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말았다.

우리네 인생을 추락시키는 그 무엇을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무리 즐겁고 짜릿하다고 할지라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금해야 할 건 멀리해야 한다. 가까이 할 게 있고, 멀리해야 할 게 있다. 가까이 할 걸 멀리하고, 멀리할 걸 가까이 하는 순간 인생은 침몰한다.

사단은 거짓의 아비이다. 거짓말의 명수이다. 거짓말로 사람들을 교란시켜 불행의 나락으로 밀뜨린다. 그의 술수에 말려드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폭과 자멸로 치달았다.

거짓은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이 취하는 방어기제이다.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부끄러운 실체를 숨기기 위해, 자신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양심을 속이고 거짓을 일삼는다. 그러나 거짓은 종국에 자신을 삼키는 덫이 되고 만다. 거짓의 덫에 걸린 자는 비참하게 무너져 내린다.

작년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 계영 800m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 통산 12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따냈다. 남자 수영의 최고 스타인 라이언 록티의 기록이다. 사람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메달이 그의 인생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줄 알았다.

리우올림픽 당시 그는 충격적인 말을 했다. "무장강도를 당했다." 강도가 자신을 총으로 겨눴다고까지 말했다. 결국 브라질 당국은 선수들의 안전을 지키지 못했기에 록티에게 정중하게 사과까지 했다.

그런데 경찰조사 결과 사실은 전혀 달랐다. 록티가 한 말이 거짓임이 판명되었다. 오히려 록티는 동료들과 함께 그날 새벽 술에 취해 주유소 화장실에서 난동을 부리고 기물을 파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을 덮기 위해 록티는 무장 강도를 당했다고 거짓말을 꾸민 게다.

그로 인한 후폭풍은 컸다. 그를 후원하던 여러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후원을 중단했다. 10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최근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울먹이면서 자살까지 생각했던 심경을 토로했다. "그 사건 이후 내 삶 전체를 끝내려 했다."

정말이지 한 순간의 실수였다. 생각하기에 따라 별 것 아닌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가온 현실은 그게 아니다. 한 순간의 즐거움과 쾌락이었다. 그걸로 인생의 행복을 얻고 싶었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예상치 않은 것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인생의 안전장치는 없는 것 같다. 누구나 미끄러질 수 있고, 허물어질 수 있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한 순간에. 아주 작고 사소한 일로도. 그래서 한 순간 한 순간 긴장하고 조심해야 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어느 곳으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인생이다.

시인은 여호와는 나의 피난처라고 고백한다(시 73:28). 여호와는 나의 요새요, 피할 반석이라고 찬양한다(시 94:22). 그래서 고라 자손은 주께 의지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 고백하고(시 84:12), 다윗은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한다(시 85:3).

그래도 우리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쓰러지지 않기 위해, 실족하지 않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인생의 등불이요,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그래서 날마다 하나님 말씀 앞에 서 있기 위해 애써야 한다.

말씀을 묵상하고, 순간순간 되뇌어야 한다. 내 기분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취사선택하지 말고, 하나님이 무엇이라 말씀하시든지 순진한 마음으로 '예'라고 응답하고 순종해야 한다. 그런 자에게 하나님의 평안과 자유를 경험케 하신다.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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