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칼럼] 흐르는 시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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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역사는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눌 수 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간 역사이고, 내일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오늘이야말로 나에게 주어진 가장 아름다운 하나님의 선물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는 시간이다. 그러나 미래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가만히 생각해 보라. 과거는 '지나온 현재'이고, 미래는 '다가올 현재'이다. 결국 '현재'가 과거와 미래를 결정한다. 현재의 시간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과거의 흔적이 달라지고, 미래의 결과도 달라진다. '아름다운 과거'를 남기고 '멋진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연코 '현재'를 잘 설계해야 한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많은 선물을 주셨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시간이다. 하나님은 시간의 주인이시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시간을 선물로 받았을 뿐 아니라, 잘 관리해야 하는 청지기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함부로 허비하는 것은 불충한 청지기의 삶을 사는 게다.

어떤 분이 청중들에게 물었다.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금'이 무엇입니까?" 대뜸 용기 있는 한 사람이 대답했다. "요실금이요!" 사람들은 한바탕 웃었다. 정답은 '황금, 소금, 지금'이다. 이 '세 가지 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금은 '지금'이다. '내일, 거기서'도 중요하다. 하지만 '오늘, 여기서'가 더 소중하다.

지금, 현재는 '과거의 흔적'이고, '미래의 열매'이기도 하다. 시간은 반드시 보낸 '흔적'을 남긴다.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삶의 흔적이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시간은 반드시 "열매와 결과"를 낳는다.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시간은 마치 '은행'과도 같다. 매일 아침 우리는 8만 6,400초라는 시간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매일 밤, 우리가 좋은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진 시간'은 그냥 그렇게 없어져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하고 가치 있게 사용해야 한다. 악하고 나쁜 일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시간은 '화살'처럼 빨리 지나간다. 실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이 시간이다. 아무리 빠른 것도 시간만큼 빠르지 않다. 우물쭈물하다 보면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월은 빨리 흘러간다. 그러니 현재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현재의 시간이 어떤 곳에 투자되고 있는지를 점검해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훗날 후회하는 시간이 다가올 수 있다.

바울은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세월을 아끼라"고 권고한다. 때가 악하기 때문이다. 흘러가는 시간을 아무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흘러가는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는 있다. 우리에게는 이 땅에서의 삶의 종점이 자꾸 가까이 다가온다. 그렇게 많지 않은 남은 시간들을 가치 있고, 의미 있게 활용해야 한다.

예수님은 현재 주어진 시간을 함부로 허비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이 보내신 목적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현재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시간 집중'을 할 줄 아셨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천국 복음을 전하고, 영혼들을 돌아보기 위해 밥도 못 드시고, 잠도 주무시지 못할 정도로 집중하셨다. 의미 있는 일을 위해 시간을 집중할 줄 아셨던 게다.

'일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캐나다 맥길대 신경과학자 다니엘 레비틴 교수는 이런 결론을 맺는다. "어느 분야에서든 전문가의 자리에 오르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1만 시간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3시간씩 훈련한다고 가정할 경우, 10년이 걸리는 기간이다. 하루 3시간씩 10년의 세월을 투자하면 무엇인가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게다. 시간의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다. 분산된 시간은 아무런 위력을 갖지 못한다.

우리의 허락 여부와 상관없이 시간은 반드시 '결산'을 요구한다. 결산이 짧은 기간에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 후에 결산이 다가올 수도 있다. 너무나 오래 걸려서 결산의 때가 없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마지막 때'에 대해 자주 말씀하신다. 마지막 때는 공의로우신 하나님이 우리가 행한 대로 갚으실 것이다. 칭찬과 상급을 받을 수도 있지만, 잘못 보낸 시간 때문에 책망과 저주를 받을 수도 있다. 이때는 아무리 후회해도 이미 때는 돌이킬 수 없다.

시간의 흐름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인생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넘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일어날 때도 있다.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잠 24:16)." 그러니 시간의 한 단면만 보고 섣불리 결정하지 말아야 한다. '절망이다, 포기다'라고! 넘어져도 심지어 일곱 번을 넘어져도, 그 다음 일어섬이 있으면 문제될 게 없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고통스럽고 참담한 미래가 다가올 건데, 그때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하신다. 참담한 현실을 거부하고, 불평하고 있을 게 아니다. 아예 바벨론에서 집을 짓고 거기 살 생각을 가져야 한다. 텃밭을 가꾸고 그 열매를 먹어야 한다. 거기서 시집가고 장가가서 자녀도 낳아 번성하고 줄어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렘 29:5-6).

잠시 잠깐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하신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이 다가온다는 게다. 이때 불평하고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철저하게 삶을 하나님께로 돌려놓아야 한다. 이때 중요한 건 견뎌냄이다. 시련을 견뎌내는 자는 면류관을 얻을 것이다(약 1:12).

바벨론은 하나님을 대적한 무리들이다. 하나님의 성 예루살렘을 더럽히고 짓밟은 자들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죽이고, 포로로 잡아가고, 괴롭힌 자들이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악인들이다. 그러니 생각하면 할수록 이가 갈리고 분노가 치민다.

그런데 그런 자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신다. 그런 나라의 평안을 구하라고 하신다(7). 우리는 반응할 게다. '내가 미쳤어?' 그런데 하나님은 '너희가 부르짖고 찾으면, 온 마음으로 구하면 응답하겠다'고 약속해 주셨다(12-13). 좋은 것을 주시는 선하신 하늘 아버지가 하신 약속을 믿고 받아들이고 순종해야 한다. 상황이야 어떻던, 현실이야 어떻던 상관없이.

끈덕지게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한다(10). '때가 되면' 하나님이 일어나실 것이다. 악인들을 심판하고, 의인들을 구원하실 것이다. 심판하실 일이 있으면 하나님이 하신다. 내가 하려고 할 필요 없다. 나에게는 미워하고 판단하고 심판할 권한이 없다. 때가 되면 하나님이 친히 일어나셔서 행하실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기다림의 시간이 70년이란다. 너무 긴 시간이잖아? 너무 힘들잖아? 분명히 그렇다. 그러나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다. 자신들이 잘못 보낸 과거의 시간에 대한 책임이니까. 누구에게나, 어떤 상황에서든지 객관적인 시간은 동일하다. 동일한 시간인데, 때로는 너무 짧게 느껴진다. 휴가 마지막 날이 되면 "언제 벌써 시간이 다 지났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힘들고 어려울 때는 동일한 시간인데도 너무 길게 느껴진다. '왜 시간이 이렇게 안 가는 거야. 지겨워 죽겠네.'

나의 상황과 심리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게다. 이때 기다림의 영성이 필요하다. 하나님과 교제를 나누고, 바라보고, 기다려야 한다. "너는 여호와를 기다릴지어다. 강하고 담대하며 여호와를 기다릴지어다(시 27:14)."

머지 않아 예수님의 말씀처럼 일할 수 없는 밤이 올 수 있다(요 9:4). 그 날, 그 시간이 오기 전에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게 살아가자.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이 보내신 목적을 이루기 위해!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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