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칼럼] 잊지 말아야 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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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고, 현재가 없는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의 반성 속에 현재가 새롭게 단장되고, 새롭게 단장된 현재의 하루 하루가 밝고 아름다운 미래를 열게 된다.

이렇듯 인간은 역사적 존재이다. 인간의 역사 속에는 잊고 싶은 어두운 역사도 많다. 아픔과 슬픔의 역사 속에 타오르는 복수심을 품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역사가 주는 교훈은 잊지 말아야 한다. 약자의 설움, 아시아 정복의 야욕에 눈먼 강자의 횡포,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 그리고 역사의 흐름 속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손길 등!

2017년 8월 15일. 오늘은 광복 72주년을 맞는 날이다. 72년 전 이 땅에는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1905년 일본 제국주의는 대한제국과 강제적으로 을사조약을 체결하고, 외교권을 빼앗아갔다. 그리고 5년 뒤 1910년 8월 22일에 이완용이 불법적인 한일강제병합조약에 도장을 찍어 국권을 빼앗긴 치욕의 역사가 이루어졌다.

일본은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이 사실을 29일에 발표했다. 국권을 빼앗긴 대한제국은 일제의 식민지 통치 아래로 들어갔다. 주권을 상실하고, 인권을 유린당하면서, 민족성은 처절하게 말살당해 왔다.

그러나 어둡고 암울했던 이 민족에게 빛이 비췄다. 194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의 주역이던 일본군국주의가 드디어 유엔군에 의해 백기를 들었다.

그로 말미암아 일본의 통치 아래 있던 우리나라는 해방을 얻게 되었고, 자주독립을 쟁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날을 기념하는 날이 바로 광복절(光復節)이다. 광복(光復)은 '빛을 되찾았다'는 의미이다. 잃어버린 나라를 다시 되찾았다는 게다. 상실한 국권을 회복했다는 말이다.

이러한 광복의 기쁨과 감격 뒤에는 수많은 희생자들의 피가 뿌려졌다. 민족항쟁 운동과 항일투쟁은 앞다투어 여기저기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때로는 개인적으로, 때로는 조직적으로, 어떤 이는 국내에서, 어떤 이는 외국에서 독립투쟁을 펼쳤다. 수많은 선각자들이 조국의 해방을 위해 투쟁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저항시인 윤동주는 해방을 불과 몇 개월 앞둔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감옥에서 세상을 떠났다. 27살의 젊은 나이에.

그는 동지사대학 영문과에 재학 시절인 1943년 7월 14일 일본 경찰에게 체포되었다.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2년 형을 선고받았다. 후쿠오카 형무소에 2년간 갇혀 있다가, 결국 주검이 되어 그 감옥을 나오게 되었다.

당시 일본 경찰은 윤동주의 사망원인을 뇌일혈로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밝혀진 바에 의하면, 윤동주는 생체실험 대상이 되어 의문의 주사를 맞고 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윤동주가 반복적으로 맞은 주사는 바닷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약리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인체에 바닷물을 주입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바닷물이 포함된 동물성 플랑크톤 등으로 인한 세균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뇌까지 전달되면 혈액이 뇌로 빠져나오게 되는데, 이때의 증상이 뇌일혈과 같다."

가족들은 윤동주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갔다. 그때 윤동주의 사촌이었던 송몽규도 윤동주와 함께 수감돼 있었다. 자연히 송몽규를 면회하게 되었다. 그때 송몽규가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놈들이 주사를 맞으라 해서 맞았더니 이 모양이 되었고, 동주도 이 모양으로...."

광복 72주년을 생각하면서 몇 가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첫째, 자주적인 힘의 필요성이다. 힘이 없으니까 일본의 식민지 통치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힘이 없으니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의 감정과 자존심 싸움에 휘둘리고 있고, 미국의 힘을 의존하고 있다. 9월 전쟁 위기설이 나돌고 있는 것도 자주국방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더 강하게 대두되는 게 아닐까?

둘째, 피를 흘리며 항일투쟁을 했던 독립유공자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수많은 희생자들의 피 뿌림을 통해 해방을 맞았다. 조국 해방을 위해 투쟁하느라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았고, 가족도 돌보지 않고 아까운 목숨을 초개처럼 버렸던 독립열사들의 희생을 감사하고, 그 후손들에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나름의 보답을 해야 한다.

셋째,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도움을 주었던 우방들에게 진 빚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랑의 빚을 졌기에 지구촌의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빚을 갚아야 한다.

넷째,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을 기억하며 감사해야 한다. 이렇듯 아픈 역사 속에는 선각자들의 피의 역사가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쟁은 여호와께 속했다면, 여호와께서 인류 역사를 통치하시고 다스리신다면, 하나님의 은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항일투쟁에 앞장섰던 선각자들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이 많았고, 한국교회는 조국의 해방을 위해 눈물 뿌려 기도했다. 지금도 한국교회는 이 민족의 위기 앞에서 기도의 불꽃을 지펴야 한다.

하나님의 자기 백성을 향한 해방 프로젝트는 집요하게 추진되었다. 出(출)애굽 프로젝트가 그렇다.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에게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출 3:10)."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시고, 언약을 기억하셔서 모세를 세워 자기 백성들을 애굽에서 구출하셨다. 430년의 지긋지긋한 노예생활을 청산하게 된 것이다. 애굽 제국의 식민 통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이다.

뿐만 아니라 出바벨론 프로젝트도 하나님의 역사이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렘 29:10)."

하나님은 우상을 섬기고, 자신을 등진 이스라엘 백성들을 정신 차리게 하기 위해 바벨론 포로가 되게 하셨다. 그러나 70년이 되었을 때 하나님은 약속대로 예루살렘으로 다시 귀환시키셨다. 그때 페르시아 제국의 '고레스' 왕을 사용하셨다(사 45:1).

바벨론 제국을 점령한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조서를 내렸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세 차례에 걸쳐 바벨론을 탈출하여 예루살렘으로 귀환했다. 1차 귀환은 스룹바벨, 예수아, 2차 귀환은 에스라, 3차 귀환은 느헤미야가 지도해서 예루살렘 귀환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出바벨론 프로젝트 역시 하나님의 작품이다.

예수님은 出마귀 프로젝트를 감행하셨다.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 그 아들 안에서 우리가 속량 곧 죄 사함을 얻었도다(골 1:13-14)." 사단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 승리하는 줄 알고 통쾌하게 웃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죽은 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고, 무덤 문을 여시고 부활하심으로 사단의 머리를 박살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은총 아래로 나와 죄 사함을 받은 자들을 마귀가 다스리는 '어두움의 나라'에서 건져내, 아들이 통치하는 '하나님 나라'로 옮겨주셨다. 우리를 마귀로부터 해방시켜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에 피 흘려 고통당한 사실을 잊지 않고 감사와 찬양을 올려야 한다.

이제 우리는 出 '세상과 죄'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된 자는 이제 '사단의 종'에서 '하나님의 종'으로, '죄의 종'에서 '의의 종'으로 바뀌었다(롬 6:17-19). 사단을 섬기고 사단의 나라를 위해 살아서는 안 된다. 대신 하루하루를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가야 한다.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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