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현장 이야기: 생각의 폭을 확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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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선교칼럼] 너무나 한국적이고 폐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나는 요즘 카카오톡 기도방 모임을 통해 소식을 나누며 기도하는 선교사 단체들이 아주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참으로 귀한 모임이라는 생각을 한다. 각 지역에서 보내오는 문제를 함께 나누며 기도하고 세계의 소식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도의 내용을 살펴보면서, 적이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부분 너무나 고리타분하고 수구적인 생각에 빠져 있다는 것을 보게 됐다. 세계 속에 나가서 활동하며 세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너무나 한국적이고, 폐쇄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사실이다.

얼마 전 기도방에 올라온 내용들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좌빨이다." 혹은 "박근혜가 속히 풀려나기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악한 세력이 물러가고...", "대법원장 후보는 동성애를 옹호하는 자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도록 기도합시다" 등등.

수많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참석하는 공동체 방에서 이러한 선동이나 편향적인 생각을 나누는 것은 바르지 못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글들을 계속 올려서 공론화시키는 것을 보니, 그 됨됨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선교사들이 이러한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나 싶다.

그러한 사고와 태도를 가지고 나가서 활동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염려스럽다. 그 가르침이나 활동이 너무나 당연한 결과를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배운 것이 전부이기에, 자기와 맞지 않으면 혹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모든 현지인들을 잘못됐다고 할 것이고, 자기 뜻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책망하고 거절하고 갈등을 일으키고 많은 문제를 만들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많은 지역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상이다. 그 정도의 수준으로 나가서 활동하고 한국적 교회 문화를 주입시키려는 문화 이기주의나 문화 제국주의적 발상은 수없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그러한 문화 제국주의의 피해자인데 그것을 보상받으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제안한다. 첫째, 세계를 품고 나가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은 가장 우선적으로 배우기를 권한다. 많은 책과 더불어 공부를 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20-30년 전 배운 지식을 가지고, 그 배운 것도 무엇인지 모르는 내용, 시대에 한참 뒤쳐진 내용으로 가르치고 활동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요즘은 학문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져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시대를 앞서가야 하는 지도자가 시대정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무엇을 가르치고 지도한단 말인가? 적당하게, 편안하게 사역하는 사람들은 여기저기 널려있지 않은가? 생각이 멈추어져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니 하는 말이다.

둘째, 석회화돼 있는 생각의 폭을 깨고 넓히고 세상이 큰 것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활동하는 현장은 수많은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하는 현장이다. 수만 가지의 다른 생각들이 존재하고, 그것이 세월이 흘러 문화로 정착하여 진리화되는 현장이다. 그러한 곳에 한국적인 것을 들이대고 주입시키려 하는 것은 오만의 극치인 것을 알아야 한다.

셋째, 현장의 문화를 배우고 공부하기를 당부하고 싶다. 나이가 젊은 사람들은 교만하여 타문화를 배우기를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연성이 없어 오직 자기중심적이고 자기만의 안경으로 현장을 해석한다.

나이 든 사람들은 경험에 의지하여 타문화를 배척하든지, 아니면 답보적 생각의 정체성 속에서 자기 문화를 이입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문화를 배우지 않는 것은 선교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만한 태도라고 본다.

넷째, 현장 교회와 목회자들과 다양한 교류의 폭을 넓혀야 한다. 그리고 사역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나누고, 이양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의 현실은 대부분 선교사는 개인의 사역에 충성한다. 개인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주력한다.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선교 왕국을(?) 이루어나가는 것이다.

자기의 명령과 지시에 의해 순종하고 활동하는 현장을 건설해 나가는 것이다. 현장 교회들의 연합 모임에 한국인 선교사들이 참여하고 초청받는 경우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 완전 따로 국밥이다. 무슨 일이 현지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의 천국을 이루어가는 것, 그것은 매우 즐겁고 한국교회에 자랑스러운 일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선교사가 퇴출을 당하거나, 유고가 발생하거나, 한국에서 후원이 단절되거나, 이런저런 상황이 발생하여 사역이 중단될 경우를 생각해 보았는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 이것이 오늘 한국 선교의 현실이 아닌가 냉정하게 돌아보고, 책임 있는 사역을 행해야 하지 않겠는가?

러시아 세르게이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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