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재혼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열쇠,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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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성경적 관점과 목회적 지침 ①

* 본지는 황성철 박사(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가 지난 4월 27일 서울 동광교회(담임 김희태 목사)에서 열린 예장 합동(총회장 전계헌 목사) 개혁신학대회에서 발표한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성경적 관점과 목회적 지침'이라는 논문을 연재합니다.

▲황성철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황성철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성경적 관점과 목회적 지침

Ⅰ. 서론

오늘날 교회는 신음하고 있다. 교인들 가운데 이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가하면 이혼한 사람들이 교회에 들어오고 있다. 또한 재혼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 교회는 더 이상 이혼과 재혼의 문제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은 오늘의 교회현실이다. 이제 교회에서 이혼과 재혼은 더 이상 금기목록이 아니다. 몹시 우려되는 이야기지만 현재 이혼가정의 1/3이 기독교인의 가정이라는 비공식적 통계가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2015년 통계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동년 전체 혼인건수는 30만 2천 8백건이었는데 이혼건수는 10만 9천 2백건이었다고 한다. 혼인한 가정의 1/3이 이혼을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볼 때 우리나라가 세계 이혼율 1,2위를 차지하는 국가라는 말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심증을 갖게 한다.

이 시대의 결혼은 거룩한 언약의 의미는 이미 퇴색된 채 동거와 별반 차이가 없어졌다. 좋으면 같이 사는 것이고 싫으면 헤어지는 것에 별반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이런 세속적 분위기 속에서 과연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바른 결혼을 갖고 가정을 세울 수 있을까? 교회는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고 교인들로 하여금 성경에서 가르치는 바른 결혼관을 갖도록 도울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제는 교회들이 교인들의 결혼과 가정생활에 관해 목회적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교인들의 가정이 건강하면 교회도 건강하다. 그러나 교인들의 가정이 병들면 교회도 따라서 병들게 되어 있다. 교회는 가정, 가정들이 모여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가정을 이루려면 먼저 교인들이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바른 결혼을 해야 한다. 교회는 교인들이 바른 결혼을 이루어 건강한 가정을 세우도록 도와야 할 책임이 있다. 이혼이 만연해 가는 오늘의 현실에서 교회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사명을 젊은 교인들이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바른 결혼을 하도록 돕는 일이다. 가정이 무너지면 교회도 무너지고 나아가서 사회 국가도 무너진다. 이 첫 단추가 바로 바른 결혼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다.

Ⅱ. 결혼에 대한 성경적 관점

이 세상에서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 가운데 결혼제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래서 결혼 제도는 기독교의 원리에 근거할 뿐만 아니라 자연 일반의 원리까지 확장된다. 이 말은 결혼제도는 하나님의 기본 목적과 법칙이 모든 신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불신자들의 결혼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복음이전에 결혼제도가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들의 가정을 위해서 서로 다른 기본법칙들과 목적을 가지고 계시지 않는다.

결혼은 인간이 만들어낸 제도가 아니다. 결혼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하나님이 명령하여 만드신 제도이다. 하나님은 결혼을 모든 인간사회의 기본요소로 만드셨다. 교회, 사회, 국가가 있기 전에 하나님은 공식적으로 결혼이라는 제도를 만드셨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선포하셨다.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2:24)

결혼이 인간이 만들어 낸 제도라고 하면 인간에게 결혼을 폐지할 권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만드셨기 때문에 오직 그분에게만 결혼을 폐지할 권리가 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결혼이 반드시 존재해야 할 제도라고 말씀하셨다(막12:25; 눅17:26-27). 만일 하나님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만드신 뒤에 더 이상 결혼에 대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면 인간은 계속해서 이런저런 규칙들을 마음대로 만들어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혼에 대한 분명한 뜻을 성경에 계시해 주셨다.

사람들은 결혼을 할 수 있다. 이혼하고 재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죄를 짓지 않고 하나님이 말씀해 주신대로 원칙을 따라서 결혼과 이혼, 재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에 인간은 결혼에 대해 성경이 가르쳐주고 있는 원칙을 배워야 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 누구도 결혼이나 이혼을 결정할 권리가 없다. 이 권리는 오직 하나님에게만 있다. 하나님은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뜻을 성경에 제시해 놓으셨다.

1. 하나님의 언약으로 맺어진 동반자 관계

결혼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혼과 재혼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열쇠가 될 것이다. 하나님은 결혼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가? 창2:18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독신'의 삶은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은 삶이다. 그러나 독신의 삶에도 예외규정이 마19:11-12과 고전7:7에 언급되어 있다. 독신의 은사를 받은 사람은 예외라는 것이다.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하나님은 사람의 독처를 좋지(טוב) 않은 것이라고 하셨다. "좋다"(토브)의 의미는 '선하다', '기분 좋다', '아름답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그러니까 독처하는 일이 "좋지 않다"는 것은 하나님에게 선한 일도 아니고 기분 좋은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람이 그렇게 느낀다는 말이 아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느끼신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결혼제도는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다. 그 동기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말이다.

"독처 함" 즉 고독의 문제가 결혼제도의 동기가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동반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신 하나님이 여자인 하와를 만드신 것이다. 동반자 관계의 언약이 결혼의 본질이다.

결혼은 동반자 관계의 신성한 언약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하나님의 언약과 섭리로 맺어진 남녀의 동반자 관계'이다. 여기 말하는 언약은 사람 간 약속 혹은 계약(contract)이 아니고 언약(covenant)이다. 계약은 언제든지 당사자 중 하나가 불리하다고 생각되면 파기할 수 있지만 언약은 그럴 수 없다. 계약은 인간 상호간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언약은 하나님과 인간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혼은 하나님의 섭리와 예정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신성하고 거룩한 것이다. 그러기에 인간이 함부로 해체시킬 수 없는 게 결혼이다.

하나님은 하와를 독처하도록 버려두지 않으시고 돕는 배필인 하와를 만드셔서 독처의 문제를 해결해 주셨다. 하나님이 하와의 독처함을 해소시켜주시는 과정은 참 인상적이다. 창2:18-20을 보면 하나님은 우선 각종 들짐승과 새를 지으시고 아담으로 하여금 그들의 이름을 작명토록 아담 앞으로 지나가게 하셨다. 그때 아담은 각각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렇게 하고 난 후에 20절 하반절이 인상적이다. "아담이 돕는 배필이 없으므로"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이 구절은 아마도 아담이 이름들을 다 지어주고 나서 문득 '나는 짝이 없잖아?'라고 독처의 외로움을 느끼는 아
담의 독백은 아니었을까?

하나님은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셨다. 그리고 그에게서 갈빗대 하나를 취해서 독처함을 해결해 줄 여자를 만들어서 아담 앞에 세워주셨다(22절). 잠에서 깨어난 아담은 여자를 본 순간 환희에 찬 다음과 같은 감동적인 사랑의 아리아를 부른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23절) 아담은 그리워하던 '짝'을 만난 것이다. 여기서 하나님은 인류역사상 최초의 주례자가 되신 것이고 아담과 하와는 최초의 신랑과 신부가 되어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인류 최초의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하나님의 섭리 하에 서로의 짝을 찾아서 맺는 동반자 관계의 신성한 언약이다. 성경에는 동반자 관계를 이루는 '짝'에 대한 말씀이 있다. 잠2:17에는 "그는 젊은 시절의 '짝'을 버리며 그의 하나님의 언약을 잊어버린 자라."는 말씀이 있는데 여기서 "짝"(אלף; companion)이란 말은 '길들여진 존재', '다른 사람과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가진 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매우 친밀한 관계를 갖는 존재라는 것이다.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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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 몸"의 비밀

아내와 남편이 서로 "짝"으로서 동반자 관계의 개념은 말2:14에서도 볼 수 있다. "이는 너와 네가 어려서 맞이한 아내 사이에 여호와께서 증인이 되시기 때문이라 그는 네 '짝'이요 너와 서약한 아내로되 그에게 거짓을 행하였도다." 여기서 "짝"(חברת)으로 번역된 단어에는 '연합' 혹은 '동반자 관계'라는 결혼의 본질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들어 있다. 따라서 "짝"에 관한 두 구절을 종합해보면 남편과 아내는 서로 깊숙이 연합된 동반자로서의 관계임을 알 수 있다. 둘이 "한 몸"이 되는 관계다(창2:24-25).

"한 몸"이 된 남편과 아내는 서로 부끄러움이 없이 벌거벗을 수 있는 관계로 연합이 되는 것이다. 24절에 보면 "... 그의 아내와 합하여 ..."라는 말이 있는데 "합하여"는 '다바크'(דבק)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물질이 서로 달라붙는다.'는 뜻이다. 한편 신약에서는 (προσκολλάω)로서 그 의미는 '꼭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게 하다.'이다. 결국 "합하여(연합)"이라는 말은 결혼으로 맺어진 남편과 아내 사이는 마치 아교풀로 붙인 것과 같이 서로 접착되어 결코 분리시킬 수 없는 "한 몸"이라는 말이다. 만일 둘을 떼어놓으려고 한다면 그 결과는 죽음뿐이다. 바꿔 말하면 이혼은 바로 죽음이라는 말이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동반자로서 "한 몸"이 되는 결혼은 1더하기 1이 곧 1이 되는 것은 '인간의 존재에서 가장 특유한 사실'이다. 다른 한편 "한 몸"이 되는 것은 1+1=3 또는 4가 되는 신비가 또한 있다. 이 계산은 산술적으로 맞지 않는 답이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한 가정을 이루는 곳에서는 가능한 계산이다. 이것은 결혼에 관한 하나님의 수학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신비다. 그래서 바울은 이것을 "큰 비밀"(엡5:33)이라고 불렀다. 

결혼의 본질에 대한 성경 전체의 사상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맺는 신성한 언약이다. 결혼으로 둘은 "한 몸"이 되어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서로 간 깊은 친밀감 속에 연합이 되고 이 연합은 세상의 그 어떤 것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하나님이 제정하신 거룩한 결합인 것이다. 그러므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일생 동안을 지속하지 못하는 결혼은 모두 하나님의 목적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죄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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