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지원 받으려면, 예수 사진 시진핑으로 교체해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화면 캡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화면 캡쳐

중국 남동부에 살고 있는 수 천명의 기독교인들이 정부의 재정적·의료적 지원을 받기 위해 집에 걸어놓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진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공산당 총서기의 사진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위간현 지역 정부가 빈곤 퇴치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들은 예수의 사진을 떼어 내고, 십자가나 성화 등을 치우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예수의 사진이 있던 자리에 시진핑의 사진을 걸어야 한다.

중국에서 기독교는 문화대혁명이 끝난 이후 40년 이상 농촌과 도시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9,000만 명인 공산당원보다 기독교인이 많다.

위간현은 인구 100만 명 중 11%가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또 인구 10% 가량은 기독교인이다.

최근 지방의 한 소셜미디어는 공산당 간부들이 위간현 황진부의 마을을 찾아 당의 빈곤 구제 정책을 선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종교에 대한 믿음을 당에 대한 믿음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600여명의 마을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갖고 있던 성경과 그림들을 폐기하고 시 주석의 사진 453장으로 대체했다고.

황진부 지역에서도 시 주석의 초상화가 1,000장 이상 배포됐다. 그러나 관리들은 모든 종교적 상징물들을 치울 필요는 없다며 신념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황진부 지역 전인대 위원장 치옌은 “지난 3월부터 관련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 가정들에 공산당이 빈곤 퇴치를 돕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시 주석이 주민들의 행복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집중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빈곤 가정들은 가족의 병 때문에 가난에 빠져들었다. 일부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예수를 믿고 있다”면서 “병이 든 것은 물리적인 것이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은 당과 시진핑 총서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위간현 다른 마을에 사는 류 모씨는 “최근 몇 달 사이 주민들이 종교와 관련된 물건들을 치우라는 명령을 받았다”면서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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