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사람이 목회자가 될 수 있는가?

|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성경적 관점과 목회적 지침⑦

* 본지는 황성철 박사(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가 지난 4월 27일 서울 동광교회(담임 김희태 목사)에서 열린 예장 합동(총회장 전계헌 목사) 개혁신학대회에서 발표한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성경적 관점과 목회적 지침'이라는 논문을 연재합니다.

▲황성철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황성철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5. 이혼한 사람이 목회자가 될 수 있는가?

원칙적으로 목회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목회자가 되려고 하기 전에 이혼을 어떻게 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만일 합당한 이혼을 했다면 문제될 게 없으나 이혼을 부도덕한 일로 당한 것이라면 목회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합당치 않게 이혼을 한 경우라도 회개의 열매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할 수 있지만 하나님의 교회를 섬겨야 할 사람이라면 우선 양무리의 본이 되어야 하고(벧전5:1-3 참조) 교회에 덕을 끼쳐야 하기 때문에 목회자가 되려고 하는 마음을 접는 게 좋다(참고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은 매년 입학시험 때 이혼한 학생들이 지원을 하는데 합당한 이혼을 했는지의 여부를 철저히 심사를 하고 더 나아가서 학생이 소속된 교회 당회장에게 학생의 이혼이력에 대한 의견을 대외비로 받아서 최종 심사를 하고 있다).

6. 목회자가 목회 중 이혼을 하고서도 계속 목회를 할 수 있는가?

할 수 없다. 우선 목회자가 이혼을 한 사실은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한 게 된다. 비록 합당한 이혼이었고 자신은 모든 면에서 결백하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루었던 가정을 해체시키게 된 원인에 도의적으로 일단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하나님 앞에서는 목회자 이전에 한 사람의 신자로서 참회를 하여 이혼한 일에 대해 용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용서를 받았다고 해서 목회를 계속하는 것은 교회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교인들에게 본이 되지 못하므로 원만한 목회를 하지 못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혼한 목회자로서 혹시 가정불화로 이혼을 하려고 생각하는 교인들에게 암묵적으로 이혼을 도와주는 심각한 폐단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혼한 목회자는 목회를 떠나서 하나님이 또 다른 섬김의 길을 열어주시기를 기다리며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이혼을 하고 섬기던 교회를 사임하고 다른 교회로 가서 계속 목회하는 것은 어떤가하는 질문이 생길 수 있다. 이혼으로 인한 불순종을 회개하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목회를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것도 피해야 한다. 지상 모든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시다. 그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교인들은 새로 부임한 목회자가 이혼을 했는지의 여부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교회의 주인 되시는 예수님은 알고 계시기 때문에 주님을 만홀히 여기는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방법은 삼가야 한다.

7. 목회자의 자녀가 이혼을 했을 때 교회는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자녀가 합당한 이혼을 했던지 그렇지 않던지 간에 징계해야 한다. 교회에서 직분을 맡고 있다면 그 직분에서 사면토록하고 교회는 합당한 징계를 하여야 한다. 징계의 수위는 교회에서 정해야 하는데 그 일을 결정하는 자리에 목회자는 참석치 않는 게 교회에 덕이 되는 일이다. 그리고 목회자 자신은 교회 앞에 목회서신 딤전3:4에서 가르치는 대로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공손함으로 복종하게" 하지 못한 부덕함을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 이 일로 목회자가 사임을 할 이유는 없다.

8. 교회 중직자가 이혼을 했을 때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어떻게 이혼을 하게 되었는지를 살펴야 하고 합당한 이혼이었다면 근신하는 기간을 주어서 직분을 잠정 휴무케 하고 그 기간 동안 수찬정지 해야 한다. 그러나 부도덕한 일로 이혼을 당한 것이라면 직분을 사면토록 교회가 권면하고 교회에서 기타 모든 일에서 물러나도록 하고 교회가 정한 기간 동안 수찬정지 해야 한다. 만일 사면에 불응하면 교회는 마18:15-17의 말씀에 따라서 권고하고 그래도 듣지 않으면 교회는 제명을 포함한 징계를 서슴치 말아야 한다(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성경을 위반하고 불법 이혼한 후 재혼한 자에게는 무기 책벌하고 확실히   회개하기 전에는 해벌하지 말 것"을 결의하였다<1931년 제20회>). 교회의 순결은 곧 교회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pixabay.com

ⓒpixabay.com

9. 교회 중직자의 자녀가 이혼을 했을 때 교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자녀가 합당한 이혼을 했다면 교회는 그를(그녀를) 불러서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권면과 충고를 해 주고 그럼에도 당분간 교회 일에 근신하도록 해야 한다. 만일 합당치 않은 이혼을 했다면 그 자녀가 맡고 있던 직분을 사면케 하고 교회에서 정한 일정 기간 수찬정지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모는 교회 앞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하고 자진해서 자신의 직분을 잠정 휴무하는 게 교인들에게 본이 되고 교회에 덕이 된다.

10. 부부가 원만한 결혼생활을 이루어가지 못해서 이혼 전에 우선 별거를 해도 되는지를 목회자에게 물어왔을 때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가?

먼저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이유를 들어봐야 한다. 배우자의 부도덕한 일은 없는데 부부가 서로 간에 성격차이가 너무 심하다든가 경제능력이 없다든가 또는 언어나 신체적 폭력이 있어서 헤어지고자 할 때 목회자를 찾아와서 바로 이혼을 하는 게 좋은지 별거를 하는 게 좋은지를 묻는 경우에는 이혼도 성경적이 아니고 별거 역시 성경적이 아니라고 대답해 주어야 한다.

성경은 배우자 간에 성적 부적절한 경우 외에는 이혼을 허락하고 있지 않다. 물론 그럼에도 배우자가 자기의 자유의지에 따라 이혼을 강행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이혼의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하나님 앞에 그리고 상대 배우자나 자녀에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별거의 경우는 서로 간에 냉각기를 갖기 위해서 잠시 떨어져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 결과는 대부분 이혼으로 나간다는 것이 상담자들의 대체적인 결론이다. 성경에 별거에 대한 말씀은 없다. 이혼을 하든지 아니면 화해하여 결혼생활을 계속해 나가든지 두 길밖에 제시하고 있지 않다. 목회자가 쉽게 별거를 권고하거나 부추기는 일은 성경적이 아니므로 삼가야 한다.(계속)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전한길 선관위

전한길 강사의 외침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

이 글은 전한길 강사가 2025년 1월 19일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에서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했다’라는 주제로 열변을 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칼럼이다. 최근 많은 분들이 내가 왜 이처럼 목소리를 내는지, 그리고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궁금…

갑바도기아 토칼리 동굴 교회

갑바도기아 동굴 교회 성화들, 눈이나 얼굴 벗겨진 이유

동굴 교회들, 어디든 성화로 가득 비둘기 알과 물 섞어 사용해 그려 붉은색은 포도, 노란색은 샤프란 갑바도기아, 화산 활동 지형 변화 동굴에서 박해 피하며 성화 그려 무슬림, 성화 눈 빼고 얼굴 지워 오전 8시가 지나자 ‘록타운(Rock Town)’ 여행사 안내직원…

예장 개혁 정서영 총회장 “자유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아”

한기총 “사랑의교회, WEA 재정 지원 중단해야”

재정 지원 급급, 매관매직 우려 봉사 경력 2-3년에 부총무 임명 종교다원주의 의혹 해소가 먼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에서 ‘사랑의교회는 WEA에 대한 재정지원을 즉각 중단하라: 친이슬람, 친중 인사인 사무엘 창 부총무는 사…

뭉크

<절규> 에드바르트 뭉크가 그린 <골고다>

십자가 그리스도 주위 군상들 기독교 없는 고통과 갈등 초점 사적 감정 토로할 이미지일 뿐 현대 예술, 문화적 자살인가?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를 말할 때 떠오르는 것은 (1893)라는 작품이다.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주었는지 이 작품은 뭉크의 대…

조명가게

<조명가게> 구원 서사, 감동 있지만 효능감 없는 이유

OTT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 이곳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배우 주지훈과 박보영을 비롯해 김설현,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

33차 복음통일 컨퍼런스 넷째 날

“복음 없는 통일은 재앙… 性오염 세력에 北 내주면 안 돼”

제33차 복음통일 컨퍼런스(북한구원 금식성회) 넷째 날 성회가 에스더기도운동(대표 이용희) 주최로 경기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1월 16일 진행됐다. ‘분단 80년,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에 7:3)’라는 주제로 전국과 해외에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