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기독교 신학이 간과했던 ‘승천’을 기념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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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 본받음과 승천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그리스도가 가신 길, 이 길은 좁은 길이다. 그분이 가신 길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두렵고 떨었을 것이다. 이 길은 십자가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조금만 더 앞으로 가보자. 그는 살아나셨고 산으로 올라간다. 구름이 그를 가리어 제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하늘로 승천하셨다(행 1:9-11).

우리는 확실히 이 승천을 기념해야 한다. 아니면, 우리는 이 승천을 망령되이 일컫게 될 것이다. 기억하라! 이 길은 끝까지 좁다는 것을. 죽음은 사이에 오고 승천이 따라온다. 승천은 그가 하늘로 오른 길의 중간 지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승천은 길의 끝에 있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이 길은 십자가 위에서, 그리고 무덤 속에서 끝나기 때문이다.

승천은 앞에서 말한 좁은 길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생에서 점점 더 쉬워지는 길은 그렇게까지 높이 올라가지 못한다. 모든 길 중에 가장 높이 올라 승리에 이른다 해도, 그 길이 승천이 될 만큼 높이 올라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틀림없이 승천에 대한 이야기는 있어야만 한다. 승천에 이르는 길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상태는 어떠한가? 아무도 승천을 말하지 않는다. 아무도. 어떤 사람은 부활 신앙을 강조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십자가 신앙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승천 신앙'을 강조하는 사람은 없다.

아니, 승천에 대하여는 의심만 가득하다. '현대 과학으로는 증명할 수 없다'느니, '정말로 구름 타고 올라간 것이냐'느니, '이런 이야기는 신화다'느니 하는 온갖 잡담만 가득하다. 그 어떤 누구도 승천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는다. 심지어 신학에서도 학문적 연구를 할 가치도 없는 것이 승천이다.

그는 하늘로 승천하셨다. 다른 누구도 이와 같이 승리한 적은 없다. 구름이 그를 가리어 제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어떤 승리자도 이와 같이 이 땅에서 높이 오르지 못했다! 그들은 더 이상 그를 보지 못했다. 다른 누구도 그의 최후가 이런 승리인 적은 없었다!

이제 그는 권능의 우편에 앉아 계신다(마 26:64) 그렇다면, 그의 승리는 승천으로 끝나는가? 아니, 그의 승리는 승천으로 시작한다. 다른 누구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승리한 적이 없다! 그는 천사들의 무리와 함께 다시 오실 것이다(살후 1:7).

결과적으로, 그의 승리는 전능자의 우편에 앉는 것으로 끝나는 것인가(사도신경)? 아니, 그것은 시작의 끝에 불과하다. 시작의 처음은 승천이고 시작은 끝은 전능자의 우편에 앉는 것이니까.

나의 독자,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요 12:32)." 하신 주님이 말씀을 기억하는가? 전능자의 우편에 앉으신 주님은 이제 쉬고 계신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그분을 본받고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을 이끄시는 사역을 시작하신다.

나의 독자, 당신은 이 땅에서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나는 자신이 없다. 내가 가는 길이 그리스도의 길이라고, 그런 좁은 길에 해당된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 나의 길은 승천으로 끝나는 길도 아니다.

어떤 경건한 사람이 말한 적이 있다.
"천국으로 가는 길만큼이나 지옥으로 가는 길도 좁다. 심지어 지옥으로 가는 길도 많은 고생을 하거나 심지어 더 많은 고생을 한다."

따라서 멸망의 길도 좁은 길이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결코 그런 길이 아니다. 그 길은 천국으로 인도하지 않는다. 그 길 위에는 불안과 염려와 고통만 존재한다. 그 길은 그 정도로 좁아 멸망으로 인도한다. 그 길은 그 동안 우리가 논의했던 좁은 길도 아니다.

곧, 처음에는 좁았다가 점점 더 쉬워지는 길도 아니다. 이 멸망으로 가는 길은 처음에는 굉장히 쉽다가 점점 더 두렵게 좁아진다는 것이 그리스도의 길과는 다르다. 그리스도의 길은 처음에 좁다가 점점 더 좁아진다.

욕망의 가벼운 춤을 추는 것은 쉽다. 그러나 춤은 계속되고 이제 춤을 추는 것은 그가 아니고 그의 욕망일 때, 이 춤은 무거운 춤이다! 욕망이 제멋대로 날뛰며 조금 더 대담한 속도를 낼 때까지, 욕망을 자유롭게 방치하는 것은 너무 쉽다.

이 대담한 속도여! 누구도 눈으로 이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다! 사람은 이 욕망이 자신을 데리고 어디로 가는지 볼 만큼 대담하지는 않다! 오, 두렵게 좁아지는 길이여!

죄의 생각이 몰래 마음 속에 들어오게 하는 것은 쉽다. 어떤 유혹자도 죄의 생각만큼이나 재주를 부리지 못한다! 이것은 아주 쉽다. 공짜니까. 당신이 이 길에 들어선다면, 죄의 생각은 대환영이다. 처음에는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는다. 반대로, 죄의 생각은 이 길에 들어선 자를 위해 스스로 비용을 지불한다.

최후의 순간에, 당신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때까지 어떤 비용도 들지 않는다. 그때, 죄의 생각은 두려운 값을 요구할테니까. 사람의 죄의 노예가 될 때, 가장 끔직한 상태다(요 8:34). 그것은 멸망으로 가는 길, 극도로 좁은 길이다!

게다가 다른 좁은 길들도 있다. 거기에는 인간적인 고통의 길도 있다. 그것들 중에 겨우 몇 가지만 언급하자면, 가난, 질병, 오해와 같은 것들도 있다. 누가 이런 모든 고통들에 이름을 붙일 수 있겠는가! 그런 길을 걷는 사람마다 다 좁은 길을 걷고 있다. 우리는 이런 고통들이 아무것도 아닌 양 거만하게 말하지 말아야 한다.

나의 독자, 당신이 지금까지 그리스도가 가신 좁은 길을 조금이라도 살폈다면, 이런 다른 좁은 길과 얼마나 다른지 이제 알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감히 그리스도가 가신 좁은 길을 걷고 있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 지금 삶도 많은 고통과 어려움의 연속선상에 있지만, 그분의 길로 고난당했다고 말할 수 없다. 나는 아직도 응석받이고, 우는 아이일 뿐이다.

하지만 한 마디만 하겠다. 우리에게 승천은 없다. 우리에게 승천이 절실하지 않다. 승천은 우리에게 관심사가 아니다. 승천은 성탄절과 부활절과 같은 기념일도 아니다. 승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면 의심이 전부다. 역사를 보라. '본받음'이 제거될 때, 그리하여 더 이상 핍박이 불가능해졌을 때, 우리 인간들 사이에서 변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곧, 승천은 의심받았다.

하지만 본받음이 있는 곳에, 그분의 길을 가는 곳이면 어디든, 핍박은 따라온다. 그때, 본받음의 흔적을 지닌 사람들 중에 누가 승천을 의심했는가?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 모든 것들 버린 사람 중에 누가 승천을 의심하였는가?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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