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권유로 교회도 다녀… “기도하는 것 좋아”
“롤 모델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이에요.”
미국 타임지 선정 2017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이름을 올린 고등학생 모델 한현민(18)이 패션모델 외 방송출연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최초 혼혈 모델인 한현민은 2016년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에이치 에스 에이치 모델로 데뷔해 최근 CBS ‘새롭게 하소서’, KBS ‘아침마당’ 등에 출연하며 어린 시절 겪었던 어려움과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편견을 극복한 한현민, 그는 이태원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혼혈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놀림을 당해온 그는, 유년시절 “이런 애랑 놀면 안 된다”고 말하는 친구의 부모, 그를 신기한 듯이 바라보는 친구부터 수많은 시선들에 둘러 쌓여 있었다. 그는 그런 시선을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을 만큼 싫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한현민에게 “너는 특별하다”고 말해주는 어머니의 존재가 있었다. 이제 그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을 즐기게 됐다고까지 말한다.
사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모델이 아니라 야구 선수라는 꿈을 갖고 있었다. 그는 “지금도 야구선수를 그만둔 건 아쉽다. 하지만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 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집안 사정의 이유로 야구를 그만 두어야 했음을 설명했다. 초등학교를 끝마칠 무렵, 키가 175cm까지 자랐다. 중학교에 들어서며 아는 형을 통해 옷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모델에 대한 꿈이 시작됐다.
전단지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피팅 모델을 하다 사기도 당하고… 모델 일도 집안 사정으로 정식적으로 배우진 못했다. 유튜브를 통해 눈 너머로 워킹을 배운 게 다였다. 그런 그가 SF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인터넷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을 보고 현재의 소속사 대표인 윤범 대표가 한현민에게 연락을 주었던 것.
윤범 대표는 CBS ‘새롭게 하소서’에 한현민과 함께 출연하며, 첫 만남 때 “눈빛이 너무 예뻤고 미소가 좋았다”고 얘기했다.
처음 만난 한현민은 경계심도 있고, 보이지 않는 상처가 있었다. 그의 부모도 윤범 대표에게 “진짜 데려가 키울 게 아니면 말도 하지 말라”고 말했다. 돈을 목적으로 다가와 모델 일 시켜주겠다면서 사기 당한 일들 때문이었다. 그런 한현민에게 윤범 대표는 이태원 한복판에서 길거리 워킹 테스트를 했다.
“처음에 경계가 많았는데, 시내 한복판에서 걸어보라 한 것은 담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었죠. 걸으라 했을 때 걷지 않으면 앞으로도 못 걷는데 한현민 군은 걸었어요.”
그리고 소속사를 통해 정식으로 모델 수업을 배우기 시작한다. 한현민은 “(대표님이) 걷자마자 확신을 주셨다. 내가 너를 꼭 쇼에 세워줄 테니 나와 함께하자고 얘기해주셨다”고 윤범 대표를 처음 만난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모델 일도 쉽지 만은 않았다. 윤범 대표는 ‘검은 피부의 모델과는 일할 수 없다’, ‘백인 모델을 원한다’ 등 차별을 일삼았던 디자이너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상혁 디자이너를 통해 2016년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에이치 에스 에이치 모델로 데뷔했다. 그것도 ‘오프닝 무대’를 맡았다. 주인공이었다. 그 한상혁 디자이너의 전도로 교회도 가게 됐다.
“사실 (교회를) 몇 번 갔었는데, 쭉 다닌 적은 없었어요. 선생님을 존경해서 교회를 열심히 다니게 됐어요. 예배 드릴 때마다 일주일을 되돌아보고 기도 하는 것 자체가 좋아요.”
이에 윤범 대표는 “아이가 무엇보다 신앙이 필요한 때”라며 “소위 하룻밤 스타가 되면 이 친구를 통해 이익을 보려는 사람도 많아지고, 뜻하지 않는 이들이 접근한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 사리판별이 불분명할 때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한 선생님이 교회를 가자고 했을 때 너무 기뻤다. 신앙 생활을 통해 더 곧은 길을 갈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해 가고 있는 한현민. 조만간 영국 공영방송사 BBC 다큐멘터리에도 등장할 예정이다.
윤범 대표는 “데뷔하고 이렇게 빨리 TOP에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모델이 데뷔와 함께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 속에 다양한 활동을 요구하긴 하지만 말이다. 이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같지 않다. 하루하루가 놀랍다”고 했다.
자신의 존경하는 롤 모델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라고 얘기하는 그는 무엇보다 다문화 인식 개선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현민은 “힘들 때마다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처럼 다문화 친구들에게 너는 특별한 존재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대한민국에서도 편견이 없어지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편 한현민은 국내 최초 혼혈 모델로 2016년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에이치 에스 에이치 모델로 데뷔했다. 최근 CBS ‘새롭게 하소서’, KBS ‘아침마당’, tvN ‘나의 영어 사춘기’, MBC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했고 오는 27일 JTBC ‘아는 형님’ 방송에 출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