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랑·미담 가득… 패럴림픽 홍보대사 신현준(下)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가 오는 3월 9일 시작된다. 48개국의 570명 선수들은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 6개 종목에서 240개의 메달을 두고 18일까지 10일간 경기에 임하게 된다.
패럴림픽대회 기간 동안 한국교회의 응원의 열기 또한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패럴림픽 홍보대사뿐 아니라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김경만 감독)의 홍보를 자처하는 등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배우 신현준과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에 출연한 파라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곧 패럴림픽에 나오는 모든 선수라는 생각했으면 해요. 관람을 독려하면서, 영화를 보고 새 힘을 얻고, 패럴림픽 선수들을 응원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배우 신현준이 관람을 독려한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는 영등위 선정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이자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초청 작품으로, 장정 3년에 걸쳐 제작됐다.
짧은 시간 동안 촬영할 수 있었음에도 ‘3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김경만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100% 실제”라고 밝히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별히 촬영 기간 중, 한국의 선수들이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대회에서 2위를 달성하는 기적의 사건도 일어났다. 이때 경기에 대한 스릴도 있지만 김경만 감독은 ‘행복’에 대한 주제를 강조했다.
앞서 제자를 위한 생각에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감독 김경만) 홍보를 시작했단 배우 신현준도 소위 말하는 세상에서의 ‘1등’ 보다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가 제자들에게 자주 언급하는 인물 중 하나는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의 이야기였다.
오드리 헵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양실조에서 유니세프의 국제구호기금으로 생명을 건졌다. 이후 그녀는 스타로 데뷔했고, 암 투병하던 생의 말년까지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소말리아를 찾았다.
“학생들에게 이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해요. 죽을 때까지 봉사하지 않았나… 제게 최면을 거는 것일 수도 있는데 좋은 연기를 하는 배우보다 좋은 향기를 내는 배우가 더 멋진 것 같아요. 학생들에게 그런 식으로 가르치고 있어요. 뿌듯한 것이 제자들에 대해 물어보는데 ‘인성이 좋다’, ‘아주 신실하다’고, 그런 이야기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신현준은 연기를 잘 하는 배우보다 ‘행복한 배우’, ‘작은 역할에도 감사하는 배우’를 말했다. 그런 그가 있기까지 연기보다 인생을,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준 스승이 있었고, 이젠 신현준도 스승의 자리에 섰다. 그리고 그는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게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의 경험상 연기를 가르쳐 주기보다 인생과 하나님 말씀을 가르쳐 주었던 스승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됐어요. 제가 교수가 될 때 ‘왜 교수가 되게 하셨을까?’ 기도하고 성경을 펼쳤더니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는 말씀이 나왔어요. 하나님 계획 속에는 오묘한 것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부끄러울 때가 있고, 저도 많이 무너지죠. 부부싸움을 할 때면 ‘아니,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라 왜 싸우고 있지?’하고, 하나님에게 위로받고 감사하면서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게 사람인 것 같아요.”
세계장애인대회, 장애인 인권영화, 밀알복지재단 홍보대사를 비롯해 장애인과 긴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신현준은 최근 패럴림픽 선수들을 응원하며 닉 부이치치의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닉 부이치치는 사지가 없는 복음 전도자로 전 세계인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닉 부이치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주름을 갖고 있지 않아요? 그렇게 행복한 얼굴을 본 적이 없어요. 누군가에게 삶을 강요하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고, 어떤 사람의 옆에 있으므로 굉장히 편해지고, 헤어지면 또 만나고 싶고, 배울 점이 많고, 힘이 되는 분들을 존경하는데, 이분은 그런 분 중 한 분이에요.”
이어 신현준은 시각장애인이자 흑인 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스티비 윈더(Stevie Wonder)와 아시아 최초 월드 스타로 불리는 성룡을 만나며 접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앞서 제자들과 패럴림픽 선수들을 언급할 때처럼 그의 눈은 사람들을 향한 존중과 사랑의 시각으로 반짝였다.
비행기에서 만난 스티비 원더는 앞이 안 보임에도 불구하고 신현준에게 ‘영화보다 실물이 낫다’고 농담을 하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고, 성룡은 촬영지를 쓰게 될 다음 후배를 위해 사람들이 다 나간 자리에서 허리를 굽혀 담배를 주웠다.
“그 배려가 너무 멋지지 않아요? 만들어진 것들이 아니라 일상에서 나오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는 말이 나와요. 눈이 안 보이는 거로 불만을 가졌다면 불행한 삶, 좋은 인상을 가진 아티스트가 아니었을 거예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그 사람에게 주어진 직분이 있다고, 그 사람만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태어난 사람은 없어요. 사람을 통해 감동을 받거나, 배우는 게 많아요. 작가 이지선 씨도 표정이 너무 좋지 않아요? 그분을 보면서 위로를 받지 않나요? 그 모습이 잊히질 않아요.”
아직도 한국 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기에, 편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신현준은 “부부지간에도 그렇듯,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게 부부지간에도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나와 다른 것일 뿐이지, 틀린 게 아니에요. 생각의 차이에요. 가장 사랑하는 친구도 나랑 성격이 굉장히 다른데, 그 다름을 인정해야 더 서로 사랑할 수 있더라고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비추는 해바라기처럼. 혼자서는 살 수 없으니까요. 한 편의 영화를 찍을 때 많은 스텝이 필요한 것처럼, 조연이 있고 조조연이 있는 것처럼, 각자의 분량을 모두가 해내고 있다는 것, 그것 또한 인정해 주면 얼마나 감사할까 그런 생각이에요.”
마지막으로 신현준은 “부산 국제영화제가 세계적인 영화제가 된 데에는 관계자들의 역할도 컸지만, 부산 시민들, 자원봉사자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패럴림픽도 전 국민이 자기 일처럼 나서고 미담이 넘치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금까지 오랜 시간 너무 열심히 준비하셨으니,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경기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늘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멋지십니다’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편 신현준은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해, 영화 ‘비천무’, ‘맨발의 기봉이’, ‘나쁜 놈은 죽는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 ‘카인과 아벨’, ‘바보엄마’ 등에서 주연으로 열연했고, ‘하나님을 섬기고 사람을 섬기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을 모토로 영화사 ‘HJ.FILM(에이치제이필름)’을 설립했다. 현재 인덕대학교 방송연예과 전임교수, JTBC ‘TV정보쇼 오!아시스’의 진행 등을 맡고 있으며 MBC 에브리원 ‘시골경찰3’ 또한 출연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