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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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교회, 한 팀인가? 혼밥족인가?

▲이효상 원장이 지난해 11월 전시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구원 제공

▲이효상 원장이 지난해 11월 전시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구원 제공

1980-1990년대 교회의 급성장은 그만큼 후유증도 동반하고 있다. 1970년대 산업화와 1980년대 피터 와그너의 교회성장은 경영전략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성장'이 곧 '성공'이라는 등식과 함께 동역자를 경쟁자로 보게 되고, 개교회라는 울타리에 교회나 목회자가 갇혀버린 측면이 크다.

물론 개척 1세대 목회자가 물러나고 해외 유학파 2세대 목회자들이 등장하면서, 또는 부목사로 사역하다 담임목사가 되면서 담임목회의 영성과 현장 목회의 경험이나 지도력을 배양할 시간이나 역량이 없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한국교회 전체라는 큰 산과 목회생태계 전체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스타 의식에 젖어 인기에 영합하는 일회성 이벤트에 치중하게 되고 그 수준에 만족하게 된다.

한국교회는 여러 위기에 직면하고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개교회나 기관, 연합기관까지 지금 당면한 문제는 한국교회가 진정 이렇듯 이벤트용 지도자가 아닌 미래를 이끌 지도자의 공백인 것이다.

한국교회를 이끌 교계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 조용기 목사와 한경직 목사 이후 뚜렷한 지도자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교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일으킨 지도자들도 있기는 했다. 70대 '노인'은 있지만 '원로'가 없고, 중재하고 조정할 '존경받는 어른'을 찾기가 힘들다. '나를 따르라'는 영웅도 가고 장수도 가고, 이제는 남이 먹여주는 젖으로만 자랄 시기도 지났다. 이렇듯 지도자가 나지 않는 한, 한국교회의 번창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 한국교회는 대형교회만 바라보고 있고, 중형교회나 중견 목회자들은 수수방관하고 있다. '함께 가자'고 나서는 50대 중견 지도자가 나와야 할 시점이다.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 내적 갈등과 분열, 그리고 외적인 여러 교회핍박에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기도하며 분투하는 이들이 곳곳에 있을 터이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을 위해 남겨두신 7천의 용사가 있을텐데, 그들이 일어나야 희망이 있다.

한국교회는 시대와 역사를 이끌 걸출한 지도자를 내놓아야 한다. 위기에 해답을 만들어야 미래가 있다. 결국은 사람이다. 교계 생활 20여년을 넘기면서, 요즘처럼 한경직 목사나 조용기 목사가 그리운 적은 없다. 그분들은 그래도 한국교회 전체를 섬겼다. 그분들처럼 분열의 상처를 감싸고 치유하며 소외된 자를 품는 통합형 지도자도 없었던 것 같다.

한국교회 전체를 읽고 사회와 소통시키며 미래로 이끌 다음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 역사와 미래, 세상과 사람을 품고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며 미래를 열어보려는 장면도 보기가 힘들다. 소문에 '큰 목사'라고 해서 만나보면, 큰 교회는 맞는데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그런 소인배도 있다.

작은 교회 목사라고 해서 작은 목사도 아니다. 오히려 작은 교회 목사가 큰 목사이고, 큰 교회 목사가 작은 목사인 경우도 허다했다. 자신을 위해서는 수천만원 쓰는 것을 아끼지 않지만, 한국교회를 위한 일에는 단돈 십만원도 아까워하는 그런 새가슴 가지고는 담임목회도 어렵다. 이렇듯 통 크게 한국교회를 품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가 없으니, 한국사회에 그 역할과 할 말도 못하게 된다.

이 시대에 맞는 지도자라면, 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레퍼토리를 개발해야 한다. 창조적 상상력이 없는 지도자들에게 무슨 새로운 역사를 기대하겠는가? 낡은 레퍼토리로는 미래가 없다.

지난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만 보더라도, 자신들만 개혁을 외치는 사람일 뿐 스스로 개혁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데서 실패를 보았다. 개혁을 외친 신앙의 선배들은 모든 개혁을 스스로의 희생에서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목회자와 지도자들은 희생하려하지 않는다. 피흘릴 줄 모른다.

지금 교회에 필요한 지도자는 인기 스타도 아니고, 개인기가 능한 선수도 아니다. 함께 뛰는 팀워크가 맞는 집단과 팀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개인기에는 다들 능숙하다. 왜냐하면 개인적이면 사역이 신속하게 결정된다. 그리고 본인의 만족도도 높다. 그러나 아무리 탁월해도 개인적으로는 한계가 있다.

반면 팀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결정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합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통해 동역하는 동역자를 이해하고 팀워크를 형성하며 비전을 공유하게 된다. 그래서 영향력이 크다. 또한 그렇게 사역함을 통해 네트워크가 마련된다. 나아가 전체적인 영향력이 확대된다.

지금 교회에 맞는 지도자는 좌와 우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이 있는가? 분쟁과 갈등을 조정할 능력이 있는가? 다음 세대를 고민하면서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이들이다. 지도력 없는 지도자가 있는 교회에 사람들이 모여들 리 없다.

한국교회 이름 앞에 자신을 비우고 내려놓을 수 있는,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아골 골짜기로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있는,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런 지도자들이 여럿 출현해야 희망이 있다.

스타가 아니라 지도자가 필요하다. '우물 안 개구리'식 개인기로 승부하려 하지 마라. 당신은 거룩한 교회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한 팀'인가? 아니면 한국교회라는 큰 공동체와 상관없는 '혼밥족'인가?

이효상 원장(한국교회건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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