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여호수아가 분배받은 땅 ‘딤낫 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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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서 연구(37)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이스라엘이 점령한 가나안 땅을 각 지파에게 나누어주는 일이 마침내 종결되었다. 그 마지막 과정은 땅 점령과 땅 분배에 주도적 역할을 하였던 여호수아의 몫을 정해주는 일이었다. 가나안 땅 분배는 유다 지파에 속한 갈렙에게 땅을 나누어주는 것으로 시작되었다(수 14:6-15). 그런데 땅 분배의 종결은 여호수아로 마쳐졌다(수 19:49-51). 갈렙과 여호수아는 출애굽 세대 중 유일하게 가나안 땅에 들어온 사람이다. 가나안을 정탐한 12명에 속했던 이들은 부정적인 보고를 한 열 명과는 달리 확고한 여호와 신앙으로 긍정적 보고를 하였다. 이에 여호와께서는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 외에는 내가 맹세하여 너희로 살게 하리라 한 땅에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민 14:30)고 선언하셨다. 가나안 땅 분배와 관련하여 갈렙과 여호수아 두 인물이 부각되는 것은 당시 여호와께서 주신 약속이 그대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그렇게 분명하고 확실한 것이다.

이제까지 여호수아는 각 지파에게 땅을 나누어주는 역할로 분주하였다. 그러나 이제 그는 받는 자의 입장에 서게 되었다. 각 지파에게 땅을 공평하게 나누어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땅이 오늘날처럼 개발되어 구획정리가 된 상태도 아니었었다. 각각 다른 지형과 환경 조건으로 천차만별한 땅이었음이 분명하다. 또한 지파마다 인구의 차이가 있었을 뿐 아니라 각 지파의 선호도도 엇갈리고 중첩될 수가 있었다. 그렇게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를 적절하게 조정하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했다. 하나는 모든 사람들이 땅을 나누는 하나님의 계획을 불평 없이 받아들이는 신앙적 자세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계획을 백성들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이다. 전자는 제비뽑기 방법을 불평 없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결되었다면, 후자는 여호수아라는 훌륭한 인물과 그의 지도력으로 해결되었다.

여호수아가 분배받은 땅은 에브라임 산지에 속한 '딤낫 세라'였다. 후에 이곳은 여호수아가 죽어 장사된 곳이기도 하다(수 24:30). 여호수아가 받은 땅은 갈렙이 받은 것과는 달리 개인 소유지였다. 그것은 '딤낫 세라'가 에브라임 지파가 받은 땅 목록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는 것에서 확인된다. 갈렙이 분배 받은 헤브론의 경우는 유다 지파가 받은 땅 목록에 언급될 뿐 아니라(수 15:13, 54) 도피성(20:7)과 레위인 도시(21:11, 13)에도 속하고 있다. 성경에 기록된 땅 분배 방법은 가문(미쉬파하) 별로 제비뽑아 땅을 정했다. 그렇게 분배된 가문의 땅은 다시 '아비집' 단위로 재분배되었다. 그런데 여호수아에게는 그런 과정 없이 직접 개인에게 땅이 분배된 것이다. 그동안 신실하게 일한 하나님의 일군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보상으로서의 축복이라 할 수 있겠다.

여호수아가 땅을 분배받은 것은 "여호와의 명령"에 따라서였다(수 19:50). 성경 어디에도 여호수아에게 땅을 분배하라는 '여호와의 명령'은 찾을 수 없다. 그러나 갈렙과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여호와의 약속 자체가 땅 분배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여호수아의 땅 분배에는 "여호수아의 요구"도 포함되어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라면 누구에게나 땅이 나누어졌다. 그것은 여호수아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그가 요구한 '딤낫 세라'는 특별한 땅이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지파의 땅 가운데 한 곳일 뿐이다. 성경에서 '딤낫 세라'가 여호수아서에서만 단 두 번 언급되고 있는 것이 그에 대한 증거이다.

여호수아가 분배받은 땅은 완성된 도시가 위치한 지역이 아니라 앞으로 도시를 세울 땅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의 본질은 우리들이 완성시킬 가능성 곧 우리의 잠재력이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구체화시키는 일은 우리들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복'의 기본적 의미가 '생산성의 회복'인 이유도 거기에 있다.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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