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는 우리, 비교하지 않는 복음… 공중 나는 새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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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르를 만나다] 초대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사람들은 비교의 말을 들으면 화가 난다.

"다른 남편들은 다 쓰레기 버려준대. 그런데 당신은 왜 못해?" "얘야, 옆집 네 친구는 이번에 성적이 20점 올랐댄다. 너도 좀 해봐."

그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똑같이 비교하면 된다.

"다른 아내들은 아침마다 출근할 때, 밥해준데. 그런데 당신은 왜 못해?" "엄마, 옆집 엄마는 명품 오리털 잠바 사준다는데, 엄마도 좀 해봐."

진짜 이런 일어 벌어진다면, 어떤 싸움이 벌어질지 아마 상상이 될 것이다. 비교는 사람의 마음에 많은 상처를 안긴다. 인생의 기억 속에 깊이 간직한 충격적인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복음은 말한다.

"공중의 새를 보라.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보라(마 6:26, 28)."

오늘 복음의 말씀은 독자, 당신을 들의 백합화와 공중의 새가 있는 곳으로 초대한다. 말씀은 왜 독자를 들의 백합화와 공중의 새가 있는 곳으로 초대할까? 그것은 이 동산에만 비교가 없기 때문이다. 이 동산에는 하나님의 위로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가끔 세상 사람들은 당신을 위로하려 할 것이다. 때로는 당신에게 격려의 말을 할 수도 있다.

"힘내! 너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잖아." "그래도 좀 웃어봐! 웃으면 복이 온대잖아."

때로는 저런 말들이 사람에게 위로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저 말들이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당신은 힘든 상황이거나 그렇게 힘들었던 적이 있다. 오히려 저런 말들을 들으면 화가 난다. 이유는 간단하다. 저 말 속에도 비교의 말이 들어있으니까. 엄밀히 말해서 저 말속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다.

"힘내, 나처럼!" "그래도 좀 웃어봐, 나처럼!"

당신은 혹시 저런 위로의 말 속에 이런 비교의 고압적인 태도를 경험한 적이 없었는가? 다른 사람들의 위로의 말에 실망한 적이 없었는가? 그 정도로 당신의 인생은 승승장구했는가? 당신은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자들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말로 슬프고 힘들 때, 마음이 힘들어서 미칠 지경일 때, 누구의 말도 도움이 안 될 때가 있다. 오히려 누군가 위로하려 든다면, 마음속에서 분노가 꿈틀거린다.

"그래, 네가 내 입장이 돼 봐! 그런 말이 나오나. 힘내라고? 장난하네! 웃어보라고? 쓴 웃음이 나온다!"

당신이 세상의 수많은 비교의 말속에서 위로를 찾지 못했을 때, 그래서 당신이 아파할 때, 복음은 당신을 위로하기 위해, 들의 백합화와 공중의 새가 있는 이 동산으로 당신을 초대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당신이 안심해도 좋다. 당신의 염려의 짐을 내려놓으라. 왜냐하면 이곳은 누구도 비교하지 않는다. 누구도 비교의 말을 내뱉을 수가 없다. 백합화와 새는 말을 할 수 없다. 그들에게는 침묵만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는 어떤 비용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 어떤 굴욕도 없다. 그들은 다만 침묵하고 있다.

결국, 모든 오해는 말로부터 나온다. 특별히 모든 오해는 말하는 중에 숨어 있는 비교의 대화에서 생긴다.

저 옛날에 살았던 욥을 생각해 보라. 욥만큼 불행을 경험한 자가 있는가? 동시에 가족도 잃고 재산도 잃고 심지어는 건강까지 잃는다. 그가 불행으로 완전히 탈진해 있을 때, 그의 친구들은 무엇을 했는가? 침묵은 염려를 존중하고, 고난당한 자를 존중한다. 처음에 그들은 침묵하며 함께 앉아 있었다. 그들은 고난당한 욥을 존중했다.

"그들은 칠 일 밤낮을 욥과 함께 땅에 앉아 있었지만, 그의 고통이 너무나 커 보여 그에게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욥 2:13)."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보았다." "그의 고통이 너무나 커 보였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본다는 것, 그것은 비교를 암시한다. 처음에 침묵했던 친구들은 욥과 자기 자신을 비교하지 않았다. 그들의 존중이 멈추고, 고난당하는 자를 말로 공격하기 위해 침묵을 깨기 전까지는 비교하는 일은 없었다.

이것을 한 번 생각해 보자. 인간의 비교 능력 말이다. 인간의 비교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하면, 그 친구들이 그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냥 침묵하며 그 자리를 칠 일 밤낮으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가 비교다. 욥의 입장에서는. 아마 욥은 저들보다 더 의로운 삶을 살았는데 왜 나는 이 모양인가 스스로 비교했으리라.

그렇지만 이 동산은 어떤가? 들의 백합화와 공중의 새의 현존, 곧 그들이 아무리 고난당하는 당신과 함께 한다 해도, 거기에는 이런 비교가 없다. 그들의 침묵할 수 있는 능력은 저 욥의 친구들이 침묵할 수 있는 능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예를 들어, 인간 중에서 이런 들의 백합화와 공중의 새가 갖고 있는 침묵과 동일한 능력을 갖고 있는 자가 있다. 바로 아기다. 아기는 들의 백합화와 공중의 새와 닮았다.

고난당하는 자가 아기와 함께 있다고 상상해 보라! 얼마나 큰 축복인가! 왜냐하면 아기의 존재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기의 존재는 마치 들의 백합화와 공중의 새가 있는 침묵과 같기 때문이다.

욥의 친구들은 그들의 존재 자체가 이 침묵을 깬다. 그들은 존재 자체가 불협화음이다. 가끔 합창대에서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오듯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비교이기 때문에 그들이 있는 곳에는 가만히 침묵하고 있다 해도, 존재 자체가 비교고, 침묵의 파괴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당신을 들로 초대하는 것이다. 당신을 저 공중의 새가 있는 곳으로 부르는 것이다. 당신은 나, 복음과 함께 들로 여행을 하지 않을텐가? 나와 저 들의 백합화가 있는 곳으로 가지 않을텐가?

지금 들의 백합화가 있다! 백합화가 넉넉히 살고 있다 해도, 백합은 자신의 풍요와 당신의 가난과 비교하지 않는다. 백합은 자신의 모든 아름다움 속에 숨어 있는 걱정으로부터 자유롭다 해도, 백합은 자기 자신을 솔로몬 왕과도 비교하지 않을 뿐더러 가장 비참한 사람들과 비교하지도 않는다.

새가 하늘 높이 가볍게 날아간다 해도, 새는 자신의 경쾌한 비상을 염려하는 자의 무거운 발걸음과 비교하지 않는다. 곡식창고가 가득 찬 사람보다도 더 부유한 새가 음식을 비축하지 않아도, 새는 자신의 부유한 독립과 무익하게 모아들이고 있는 궁핍한 자와 비교하지 않는다.

당신이 위로를 구하고 있다면, 들의 백합이 아름답게 피어 있는 저 밖을 보라. 하늘의 새가 자유롭게 노니는 저 위를 보라. 거기에는 절대 깨지지 않는 침묵이 있다. 거기에는 어떤 사람도 현존하지 않는다. 당신이 그 동산에 있을 수만 있다면, 만물은 순전한 설득이다. 당신을 향한 간절한 설득!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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