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여호수아서의 마지막 종결-세 인물의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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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서 연구(42)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여호수아서는 가나안 정복의 영웅이었던 여호수아의 죽음과 그의 장례로 마쳐지고 있다(24:29-31). 그런데 그의 뒤를 이어 다른 두 인물 곧 요셉(32절)과 제사장 엘르아살의 장례(33절)가 함께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여호수아서는 한 인물이 아니라 세 인물의 장례로 마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들 세 인물의 장례는 여호수아서의 전체 주제와 밀접히 연관이 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분배받은 자신들의 땅에 평안하게 묻혔다는 점이다.

이들은 출애굽과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다. 여호수아와 제사장 엘르아살은 이집트에서 나온 마지막 인물들이었던 반면에, 요셉은 이스라엘이 이집트로 내려가게 된 계기를 마련했던 시작의 인물이었다. 여호수아와 엘르아살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였던 땅의 약속이 성취된 시대의 인물들로서 가나안의 정복뿐만 아니라 정복한 땅을 지파별로 공평하게 분배한 주역의 인물이었다. 반면에 요셉은 하나님으로부터 땅을 약속 받았던 족장시대 애굽으로 내려가 그곳에 살면서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돌아올 것을 믿음으로 바라보았던 인물이었다. 그런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일생을 마치면서 성취된 약속의 땅에 평안하게 묻혔다는 것은 곧 여호수아서의 전체 주제와 너무나도 부합되는 아름다운 종결이라고 할 수 있다.

요셉은 여호수아나 엘르아살과는 동시대 인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요셉의 장례가 여호수아서의 마지막 부분에 포함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요셉이 출애굽과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 뿐 아니라 가나안 땅에 대한 믿음과 소망을 소중히 간직했던 대표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야곱의 가족들을 이집트로 이주시킨 장본인이었다는 점에서 요셉은 출애굽 역사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다. 그는 노예의 신분으로 역경을 딛고 이집트에서 총리 자리에 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로서 이집트 제사장의 딸을 아내를 맞이하여 명문가를 이루기도 했다. 그런 사회적 출세와 신분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요셉은 마지막까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대한 소망과 비전을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출애굽이 있게 될 때에 자신의 유골을 가나안으로 가져가 달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하였다(창 50:25). 출애굽을 주도하였던 모세는 이집트를 떠나면서 그의 유언대로 요셉의 유골을 가지고 나왔고(출 13:19), 그 후 여호수아의 주도로 가나안 정복과 정착을 마친 후 그의 유골은 마침내 가나안 땅 세겜에 안치된 것이다.

여호수아는 출애굽 세대 중에서 갈렙과 더불어 유일하게 가나안 땅에 입국한 두 인물이었다. 이들 두 사람이 가나안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가나안 땅 정탐을 마친 후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긍정적인 보고를 했기 때문이었다. 요셉도 같은 믿음의 소유자였다. 그는 비록 이집트에서 죽었지만, 자신의 유골이 언젠가 가나안 땅으로 옮겨져 그곳에 묻히게 될 것을 간절히 소망하였다. 그것은 가나안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표현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요셉과 여호수아는 같은 믿음을 소유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가나안 땅은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는 자들만이 들어가 얻을 수 있는 하나님의 거룩한 영역이다.

여호수아의 죽음과 장례와 관련하여 성경은 그의 지도자로서의 영향력이 어떠했는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24:31). 성경은 두 가지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는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크고 지속적이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영향력이 가져온 결과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여호수아의 영향력은 그가 사는 날 동안은 물론이고 그와 함께 활동하였던 장로들이 사는 날 동안도 계속 이어졌다. 이것은 여호수아의 영향력이 본인 당대 뿐 아니라 후배 인물들에 의해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여호수아가 끼친 영향력은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여호와를 철저히 섬기는 결과로 나타났다. 여호수아의 영향력은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것에 있지 않고 오히려 백성들이 하나님을 잘 섬기도록 도와주는 것에 있었다. 비록 여호수아는 죽어 땅에 묻혀버리고 말았지만, 그의 이름이 오늘날도 살아서 있어서 우리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도 비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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