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의존? 새처럼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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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 비교의 전염병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인간의 정신세계를 가장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전염병이 있다면, 그것은 '비교의 전염병'일 것이다. 키에르케고어에 의하면, 비교란 사람인 것에 만족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타락한 종류의 질병이다. 비교는 하나님의 창조가 아니다. 비교는 타락한 인간이 만든 죄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지난 주에 산비둘기의 염려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산비둘기는 염려나 불안 같은 것이 있을 수 없다. 산비둘기는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다. 산비둘기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다. 따라서 산비둘기는 내일도 없고 '오늘'을 살 뿐이다. 따라서 비전도 없고 꿈도 없다. 꿈을 꾼다는 것은 미래의 가능성을 생각할 줄 아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산비둘기는 집비둘기의 풍요와 자신의 가난을 비교하여 슬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산비둘기는 언제나 가진 것에 기뻐하고 자신이 산비둘기인 것에 만족한다.

그러나 인간 종족이 사는 곳은 이상하다. 그들은 비교를 만든다. 하나님은 사람을 누구도 비교하지 않으신다. 그 누구도. 하나님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 그러나 인간은 비교를 만들고 차이를 만들고 가난과 부함의 기준점을 설정한다. 서로 누가 행복한지 측정한다. 비교를 통해 무엇을 먹고 마셔야 하는지, 먹고 사는 염려가 들어온다.

이런 식으로 비교에 의해 염려의 질병에 감염된 사람들의 첫 번째 증상은 사람인 것에 만족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솔로몬의 입은 영광을 원한다. 들의 백합화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솔로몬의 입은 영광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하면 화를 낸다. 그런 그가 백합화를 보기 위해 들로 가겠는가!

그는 부자가 되기 원하고, 풍부해지고 싶고, 형통하고 싶고, 안전을 보장받고 싶어한다. 이왕이면 차도 고급차로 바꾸고, 집도 대저택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 예수 믿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 매일 같이 아마 새벽기도에 나갈 수도 있다.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함이 없으니까.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빌 4:12)"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 고백을 했던 사도 바울처럼 비천에 처할 줄은 모른다. 아니, 그런 능력은 그에게 나타나지 않는다.

오직 바라는 것은 그의 부이다. 우리는 이쯤에서 독립과 의존에 대하여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독립적인 사람이고 누가 의존적인 사람인가? 우리는 종종 의존과 독립 사이의 비교에 고착되어 있는 사소한 분쟁으로 인해 사람들끼리 서로 싸우는 것을 목격한다. 독립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며,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는 것인지 목격한다.

오직 부를 얻기 위해, 오직 사회에서 성공만을 위해 하나님을 믿는 것은 부를 의존하는 것인가, 하나님을 의존하는 것인가? 그 정도로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구한다면, 그것은 재물에 속박된 것이고, 성공에 미쳐 있다고 말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님께 의존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저 공중의 새처럼 자유로워지는 것 아닌가? 그래서 그리스도인이 성공을 위해, 더 많은 재물을 모으기 위해 하나님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새처럼 오늘 주신 것에 만족하며 하나님을 구할 때 하나님께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재물을 의존하는 것, 이것은 힘들고 비참한 속박이다. 그는 재물이 너무 무거워 훨훨 하늘 높이 새처럼 날 수 없다. 구두쇠 그리스도인, 그는 재물의 짐에 의해 눌려 죽는다. 새처럼 날기는커녕, 있는 자리를 떠날 수 없구나. 그러나 오늘 주신 것에 만족하며 하나님께 의존하는 것, 이것이 완전한 독립이다. 이렇게 하나님께 의존하는 것만이 유일한 독립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먼저 하나님은 어떤 중력의 영향도 받지 않으신다. 곧 하나님께 의존한다는 것은 새처럼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새가 아무리 훨훨 날아다녀도 중력의 영향을 거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진정으로 하나님께 의존할 때, 그는 새보다 더 가볍다. 그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훨훨 날 수 있으니까. 바로 이것이 독립이다.

세속적인 재물은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가벼운 측면에서 보자면, 재물은 가장 무겁다. 재물에 의존할 때, 중력의 법칙에 의해 재물에 의해 깔려 죽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영의 눈으로 볼 때 보인다.

이런 점에서 독립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재물에 의존적이었던 마음을 버려야 한다. 재물로부터의 자유를 선언해야 한다. 산비둘기처럼 "하나님은 확실히 내일 나를 먹이실 겁니다!"라고 선포하는 것이다.

부한 자가 그의 소유물을 거저 줄 수 있다면, 그래서 그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염려를 버린다면, '오늘' 주신 것에 감사할 수 있다면, 오직 오늘에만 자기 자신을 제한한다면, 그는 정말로 내일에 대한 가장 큰 확신을 가진 자라는 것을 잊지 말자.

사랑에 빠진 소녀가 그녀의 애인이 그녀를 보러 왔을 때, "당신은 내일 다시 올 거죠? 그렇죠?"라고 말했다면, 그녀의 사랑에는 여전히 어떤 불안이 있다.

그러나 내일은 언급하지도 않고 그녀의 팔로 그의 목을 꼭 껴안으며 "오, 오늘 와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말했다면, 그때 그녀는 내일에 대하여 완전히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둘 중 어떤 사람이 그녀의 애인이 내일 다시 올 것이라고 더 확신하고 있는 것일까?

가난한 자가 부한 자에게 "당신은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죠. 왜냐하면 당신은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염려에서 자유롭기 때문이죠"라고 말할 때, 이 세상에서는 쓸데없고 무익한 다툼이 얼마나 자주 진행되는가.

하나님이여, 가난한 자가 복음이 얼마나 친절하게 그를 대할 의향이 있고, 얼마나 그를 공평하고 사랑스럽게 대할 의향이 있는지 깨닫게 하소서. 이 복음으로 인해, 그가 눈에 보이는 다양성의 착각에 속임 당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이 복음으로 인해, 그가 속임을 당해 다른 누군가를 대적하여 다른 사람을 편드는 일이 없도록 하소서. 가난한 자를 대적하여 부자 편을 들지 않도록, 혹은 부한 자를 대적하여 가난한 자의 편을 들지 않도록 하소서.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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