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려하는 자’가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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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 기분전환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특별히 염려와 걱정이 더욱 오래, 더욱 깊숙이 영혼에 침투할수록, 염려와 걱정이 영혼에 깊이 관통할수록, 염려와 걱정이 더욱 마음 속 깊이 고착되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가?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가끔 기분전환을 하라고 권한다.

그러나 복음이 들의 백합과 공중의 새를 보라고 권할 때, 이것은 세상이 너무 자주 어리석게 추천하는 그런 공허한 기분전환이 아니다. 세상은 너무 시끄럽거나 너무 격정적이어서 자신을 마취시키는 그런 기분전환을 추천한다.

세상은 가끔 춤을 추러 가보자고 권하기도 하고, 노래방에 가서 실컷 노래를 불러보자고 한다. 술을 한 잔 하자고도 한다. 조금 건전하게 추천해 봐야, 산으로 가거나 바다로 가서 다시 술 한 잔 하는 것이다. 자연을 벗 삼아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자는 것이다. 일단 이런 기분전환은 어디로 가나 시끄럽다.

그러나 염려하는 자가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는 버려진 자처럼 느낀다. 세상에서 버림받는 것처럼 느낀다. 그는 어떤 동정도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동정이 처음에 그를 괴롭혔던 고통만큼이나 그를 찌르고 압박하고 그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힘내!" 하고 동정의 말을 할 것 같으면, 마음 속에서 분노가 올라온다. 그냥 그는 그런 동정의 시선이 싫다. 사람들이 자신을 불쌍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를 느낀다는 것, 그게 지옥이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울부짖는 것이다. 이것이 그의 속마음의 언어다.

"네가 내 입장이 돼 봤어? 함부로 날 위로하려 하지 마!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때 복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에게 어떤 괴로움도 생각나지 않는 곳, 심지어는 어떤 동정조차 없는 곳으로 그를 데리고 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를 동정이 현존하면서도 부재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 것, 동정이 현존할 수 있다면 친밀하고 감동적인 곳, 그러나 또한 동정을 제공하는 어떤 사람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동정이 그를 진정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그를 데리고 가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복음이 들로 초대하는 이유다.

복음은 염려하는 자를 들로 데리고 간다(마 6:24-34). 그곳은 염려하는 자를 엮어 위대한 공동생활의 일원이 될 수 있게 하는 공간이며, 실존의 위대한 교제가 가능하도록 그를 설득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염려가 그를 확고하게 사로잡고 있으므로, 그가 염려로부터 눈을 돌려 염려에 대하여 생각하는 일을 중단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목적을 위해, 복음은 두 가지 도움이 되는 운동을 추천하고 있다.

염려하는 자가 자기 발 아래에 있는 "백합화를 바라볼 때", 그는 "아래로" 보고 있다. 그가 백합화를 내려다볼 때, 그는 염려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가 걱정할 때 일반적으로 머리를 숙인 채로 걷고 있는 것은 확실히 가능하다. 그러나 그가 백합화를 보기 위해 아래를 본다면, 그때 그는 염려로부터 눈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그가 백합을 멍하니 보고 있다면, 그것은 백합을 보는 것이 아니다. 아니, 이는 그가 얼마나 염려에 사로잡혀 있는지 입증하고 있다. 그래서 복음은 말한다. "백합을 보라!"고.
복음의 가르침대로 순종하여 공중의 새를 본다면, 그는 "위로" 보고 있는 것이다.

새를 올려다 볼 때, 그는 염려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가 걱정하는 중 하나님께 괴롭게 탄식할 때, 위를 쳐다보는 것은 확실히 가능하다. 그러나 그가 공중의 새를 보기 위해 위로 보고 있다면, 그는 염려부터 눈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그가 저 하늘을 멍하니 보고 있다면, 그것은 새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니, 이는 그가 얼마나 염려에 사로잡혀 있는지 입증하고 있다. 그래서 복음은 말한다. "새를 보라!"고.

멍하니 보고 있다고 말하는 것보다 염려가 사람의 영혼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을 더 잘 서술할 말이 있겠는가? 멍하니 보고 있을 때, 눈은 고정되어 앞으로 보며, 계속적으로 한 곳 만을 쳐다본다.

그러나 눈은 실제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과학의 설명에 의하면, 그 눈은 보고 있으나 보고 있는 "작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때 의사는 말한다. "한 곳만 보고 있지 말고 눈을 좀 움직여 보세요."

따라서 복음은 말한다. "마음을 바꾸어 보세요. 염려를 멍하니 보는 일을 멈추시고 백합을 생각해 보세요. 염려를 멍하니 보는 일을 멈추시고 공중의 새를 생각해 보세요."

그때, 염려하는 자가 백합화를 내려다보는 동안 눈물이 마를 때, 눈물을 닦아준 것이 백합인 것 같지 않은가! 새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눈에 있는 눈물이 마를 때, 눈물을 닦아준 것은 새인 것 같지 않는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당신 옆에 앉아 눈물을 닦아준다 해도, 염려하고 있는 당신의 눈에서 여전히 계속해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면, 그것은 정말로 눈물을 닦아준 것일까? 그러나 누군가 염려하는 자의 눈물을 멈추게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이 눈물을 닦아 준 것이다.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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