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발 아래에 있는 백합화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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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 경건한 기분전환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 시간에 복음이 제시하는 기분전환과 세상이 주는 기분전환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을 설명한 바 있다.

세속적인 기분전환은 일단 시끄럽고 공허하다. 약간의 유익은 있으나 오래 가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공허하고 세속적인 기분전환이 그 자체로 얼마나 자기 모순적이고 허술한가를 보여 주는 한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가끔 기분이 울적할 때, 불꽃놀이 관람을 하러 간다. 불꽃놀이 관리자는 확실히 눈을 즐겁게 하기 원하며, 어두운 밤에 인위적으로 번쩍이는 불빛을 밝혀 마음의 기분을 풀어주기 원한다.

그러나 겨우 한 시간만 지나도, 구경꾼은 지쳐버린다. 새로운 불꽃을 터트리기 위해 약간의 시간만 지체해도, 구경꾼은 지쳐버린다. 따라서, 기술자의 일이란 점점 더 빠르게 불꽃을 터트리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궁극적인 것, 완벽한 것은 몇 분 안에 전체 불꽃을 다 터트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분전환이 몇 분 동안 지나가는 것으로 계획된 것이라면, 이 얼마나 자기 모순인가! 다시 말해, 인간의 기술이 고안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기분전환은 겨우 몇 분 만에 지나갈 뿐이라니! 따라서 그때 그 기분전환의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는 더욱 소름끼치게 명확해진다.

사람들은 불꽃놀이를 기다릴 때, 성급한 흥분상태를 경험하기 위해 돈을 내야 한다. 그리고 그 순간에 불꽃놀이는 끝나고 만다. 그런 기만적인 불꽃이 다 터지고 나면 즉시 무(nothing)로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이런 종류의 기분전환만을 알고 있는 자의 영혼도 마치 이와 같다. 그는 기분전환을 발견한지 몇 분 만에, 시간의 길이에 대하여 절망한다.

그러나 복음은 당신을 들로 초대한다. "들의 백합을 보라, 공중의 새를 보라!" 준비 되었는가? 세상의 바쁜 일을 중지하고 복음의 요청에 따라 인간의 불빛이 닿지 않는 저 들로 가보라. 인간의 불빛이 닿지 않는 들로 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인간이 불빛이 닿는 곳이면 저 밝은 하늘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건한 기분전환은 얼마나 다른가! 당신은 별이 빛나는 밤을 본적이 있는가! 당신은 정말로 더욱 믿을 수 있는 광경을 발견한 적이 있는가!

이 경건한 기분전환, 이것은 아무 비용이 들지 않는다. 또한 여기에서는 어떤 조급함을 자극하는 일도 없다. 여기에서는 "오늘 밤, 10시 정각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어떤 광고 포스터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 아니다. 이것은 저 하늘이 당신에게 선사하는 기분전환이다. 다른 의미에서, 별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별들은 아무런 변화도 없이 수천 년 동안 빛을 내며 타고 있었으므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 세상의 일에 바쁘거나 많은 염려에 눌려 이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당신 자신을 눈에 보이지 않게 하듯(슬프다, 이것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이유다), 하늘의 별들도 자기 자신들을 동일하게 보잘 것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아, 이것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결코 하늘의 별들을 보지 못했던 이유다. 거룩한 위엄은 눈에 보이는 것, 허위로 눈에 띄게 하는 것을 경멸한다. 별이 빛나는 밤의 엄숙함은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아, 그러나 당신이 아마도 아무런 목적도 없이 밖으로 나가, 조용히 서 있기만 한다면, 들로 갈 수만 있다면, 아무도 별들을 주목하여 본 적이 없을지라도, 해마다 별이 보이는 그 곳에서, 당신이 우연히 멈추어 서서 위를 볼 수만 있다면, 당신이 별을 보고 있는 매 순간마다, 별들이 당신을 얼마나 설득하고 있는지 틀림없이 경험했을 것이다.

별들은 점점 더 감동적으로 당신에게서 '저 시간'을 훔쳐간다. 당신이 더욱 더욱 별을 보고 있는 매 순간마다, 잊혀져야만 하는 것은 더욱 더욱 깊이 망각 속으로 침몰한다.

오, 경건한 기분전환이여, 당신은 지루함과 결합되어 있는 공허하게 시끄럽고 맹렬하게 성급한 저런 신뢰할 수 없고 기만적인 기분전환의 의미에서 자신을 일컬어 기분전환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그런 기분전환은 거기에 빠진 사람들을 더욱 더욱 깊이 지루함으로 던져버리고 만다.

오, 그러나 경건한 기분전환이여, 당신은 영원한 것과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이것은 당신이 제공하는 기분전환이 유일하게 시작에서 어려운 이유이다.

일단 시작하기만 하면, 침묵이 증가하는 만큼 기분전환도 증가한다. 그리하여 우리를 설득하는 당신의 능력도 증가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시끄러운 세상의 기분전환과는 달리 침묵이 중요한 이유다.

자연에서의 모든 것은 마치 이와 같다. 자연은 무의미한 것처럼 보이지만 무한히 풍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중요한 심부름 때문에 급하게 당신의 길을 가고 있다면, 그 길이 당신을 해변으로 안내한다면, 조심하라!

거기에는 당신을 부르고 있는 어떤 사람도 없다. 거기에는 어떤 초대도 들리지 않는다. 거기에는 인간의 파티를 홍보하기 위한 어떤 축포도, 어떤 호객꾼의 목소리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는 규칙적인 파도를 발견하는 순간, 조용히 앉아 설득당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 서둘러 가라!
복음이 말하고 있는 들의 백합과 공중의 새도 마치 이와 같다.

당신이 "장가도 가야 하고, 소도 사야 하고, 논밭에 할 일이 많다면(눅 14:18-20)", 그때 한 마리의 새가 당신 옆을 날아가고 있다면, 당신은 새에게 설득당하는 일이 없도록 쳐다보지 말라!

그때가 일하는 시간이라면, 그 시간 동안 당신은 자신의 일을 돌봐야 한다. 추수하는 농부가 부지런히 낫을 갈고 곡식을 베기 위해 낫질을 하고 있다면, 그의 발밑에 있는 백합이 그를 설득하는 없도록 백합을 쳐다보지 말라!

그러나 염려하는 자, 그는 경고를 받지 않는다. 반대로 복음은 그를 강권하여 들로 데리고 간다. 그때 복음은 그를 강권하여 백합화와 새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가만히 서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경건한 기분전환은 '멍하니 바라보았던' 그의 눈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이고 염려가 확고하게 고착되어 있는 마음의 기분을 풀어 줄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의 발 아래에 있는 백합화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백합화를 보라! 백합화를 경멸하지 말라. 결국, 백합화는 당신이 그녀의 아름다움에 기뻐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백합화가 지속적으로 아름다워지기 위해 얼마나 앞뒤로 흔들고, 그 몸에서 모든 것을 털어버리는지 보라! 반면, 백합화가 굴복함으로써 가장 사나운 폭풍을 어떻게 이기며 어떻게 그 폭풍을 견디는지 보라!

하늘 아래에 있는 새를 생각해 보라. 새가 어떻게 나는지 보라. 아마도 새는 먼 곳으로부터, 먼 거리에서, 더 행복한 왕국에서 온다. 그래서 그때 행복한 것들을 갖고 왔던 것이다!

새가 다시 먼 곳으로, 더 먼 거리로, 저 먼 왕국으로 날아간다면, 새가 당신의 염려를 갖고 가게 하라! 당신이 새를 지켜보고 있기만 한다면, 새는 그 짐을 발견하지도 못한 채 갖고 갈 테니까.

새가 지금 어떻게 가만히 있는지 보라. 새는 저 무한한 공간에서 쉬고 있다. 세상에, 무한한 공간에서 쉬다니! 따라서 새는 어떤 쉼도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쉬고 있는 것이다!

새가 그의 길을 어떻게 발견하는지 보라. 세상에, 공기 중에서도 길을 발견하다니! 인간의 삶의 모든 환난과 역경을 통과하는 길이 아무리 힘들고 그 깊이를 헤이를 수 없을지라도 '공기를 통과하는 신비스러운 새의 길'처럼 그 길을 발견할 수 있지 않겠는가!

따라서 거기에는 길이 있고, 길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길을 발견한다.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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