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환 칼럼] ‘예배의 공범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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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환 목사

▲천 환 목사

친분을 두고 교제한 타교단의 목회자로부터 조찬설교를 부탁받았다. '왜 하필이면 나를 설교자로 지명하십니까?' 물으니 그분의 대답은 고신목회자로 총회장을 지냈다는 이유라는 것이다. 지방 세미나 시간을 몇 시간 미룬 채 새벽설교와 기도회를 마치고 약속된 장소로 갔었다.

그 곳은 교육감 후보 사무실이다. 이미 몇 분의 목회자와 장로 그리고 참모들이 조찬예배에 모여 있었다. 예배가 시작되었는데 내게 건네준 순서지에는 「000 교육감 당선을 위한 조찬예배」라 쓰여 있었다. 사회자 또한 그 예배가 000의 당선을 위한 조찬예배라고 선언한 뒤 예배가 진행되었다. 기도를 대표한 목회자의 기도 역시 당선자를 위한 기도가 전부이다.

순간 예배를 타락시킨 구약의 선지자들이나 권력을 가진 자들의 시녀 노릇을 했던 악한 제사장들이 떠올랐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도 「예배의 공범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고 「속았구나」라는 괘씸한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그 날 아침 나를 보내신 분은 주님이셨음을 또한 느낄 수가 있었다. 주님의 말씀이 내 혀에 있기 때문이다(삼하 23:2). 그리고 당선자를 위한 예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소리쳤다. 예배란 오직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며 그 분이 받으시도록 하는 예배라야 「신령과 진정」이 있는 예배라 하였다.

뿐만 아니라, 교육의 수장으로서의 자리는 금권이나 네거티브를 해서는 안 되며 공교육이 무너진 현실 앞에 성경적 가치관을 가지고 영성과 인성을 키워주는데 비전과 정책을 가지라고 전했다. 참모진들을 향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실리와 유익을 얻기 위한 선거 운동은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본인이든 참모들이든 백년대계인 이 나라 교육의 회복과 다음세대를 책임지는 비전을 붙잡고 헌신할지언정 출세와 명예, 그것을 위한 몸부림의 현장이 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일절의 사례를 거부한 채 돌아섰다. 오늘날 한국교회 기복신앙의 오염은 다름 아닌 목회자의 책임에 있음을 자성해 본다. 예배는 그 어떤 것으로도 사람의 편리나 유익의 재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주여! 이 땅의 예배를 살려주소서!
주님의 영광이 빠진 사람들의 예배로 들러리 되지 않도록 하소서!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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