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지금까지 나온 마블 영화를 통틀어 아마 가장 인기 있는 캐럭터가 아닐까? 이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선 한층 업그레이드 된 '나노 테크' 슈트를 선보이며 더욱 팬들을 열광하게 하고 있다.
토니 스타크가 이처럼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그의 화려한 슈트일 것이다. 그가 영화 속에서 아이언맨 슈트를 착용하고 '악당'들과 싸우는 모습은 그 자체로 영화적 쾌감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슈퍼 리치'에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으며 매우 유쾌하고 긍정적인 인물의 소유자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지는 그의 성격은 마블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며 오락 영화로서 그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데 혁혁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토니 스타크의 이런 모습과 달리 '아이언맨'으로서의 그는 '아픔과 죄책감' 같은 다소 무거운 감정과 더 관계가 있다. 사실 그가 아이언맨이 되기로 결심한 건, 물론 우연히 게릴라군에 잡힌 게 계기가 됐지만, 결정적인 배경은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무기들이 인류 평화를 위협하는 곳에도 사용된다는 점이었다.
이를 깨달은 토니 스타크는 이제 스스로 아이언맨이 되어 인류 평화의 수호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또 그와 같은 '슈퍼 히어로'들을 만나 어벤져스를 결성, 악당들과 맞서 싸운다.
그런데 또 한 번 의도치 않았던 결과와 맞딱드린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메인 빌런 '울트론'은 사실 토니 스타크가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로 인해 어두운 미래를 본 뒤, 외부의 참략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려는 의도에서 만들려 했던 것이다.
끝내는 어벤져스의 슈퍼 히어로들이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와 힘을 합쳐 울트론을 물리치지만 그 후유증은 오래도록 토니 스타크를 괴롭혔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토니 스타크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어벤져스의 활동을 유엔(UN)이 관장하도록 한 '소코비아 협정'을 지지했다.
이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이런 토니 스타크가 가진 일종의 '트라우마'를 엿볼 수 있다. 그는 타노스의 부하들에게 잡힌 닥터 스트레인지를 구하기 위해 우주로 갔지만 다시 지구로 돌아가지 않고 타노스의 고향 타이탄 행성으로 향한다.
어차피 타노스와의 대결을 피할 수 없다면 그 장소는 지구이기보다 타이탄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벤져스> 당시 뉴욕 침공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의 기억이 그로 하여금 지구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게 한 것이다.
이처럼 '아이언맨'은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이런 무거운 감정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데, <아이언맨3>에서 이런 점들이 비교적 전면에 부각되기도 했었다. 과연 앞으로 나올 <어벤져스4>(가제)에서 아이언맨이 또 어떻게 그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