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는... “믿음이 작은 자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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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 사람인 것에 만족하기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마 6:30)."

하나님은 들풀도 입히신다. 혹은 들풀은 입혀진다. 줄기의 꼭대기에 싸여 있는 아름다운 꽃잎 싸개, 꽃잎의 섬세함, 꽃의 다양한 색깔의 아름다운 연출, 내가 이런 식으로 말한다면, 리본과 그 매듭과 장식품의 전체적인 화려함, 이 모든 것이 백합화의 옷에 속한다. 이런 식으로 백합화를 입히신 분이 하나님이다.

"믿음이 작은 자들아!"

이것은 부드러운 훈계의 책망이다. 사랑이 엄격하게 말할 마음이 없을 때, 잘못을 범하고 있는 자에게 사랑이 말하는 방법이다. 사랑은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비난하듯, "믿음이 작은 자들아"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사랑은 책망이 듣는 자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그들에게 고통이 되지 않도록, 그들에게 굴욕이 되지 않도록 말한 것이다. 사랑은 오히려 그들을 높이고 그들에게 담대한 확신을 준다.

아이가 어른에게 찾아와 그가 이미 소유하고 있었고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었지만 다만 그것을 알지 못해, 괴로워하며 무언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을 상상해 보라.

그래서 아이는 이미 받은 것에 대하여 감사하지 못하고 그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때 어른은 "그래, 아가야, 오 이 믿음이 작은 자야, 너는 확실히 내일 그것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아이를 책망하지 않겠는가?

다시 말해, 일단 당신이 상황파악을 하게 된다면, 당신이 갖고 있었고 언제나 갖고 있었던 것에 확실히 감사하였을 것이다. 아이가 부모에게 이미 받은 것을 잘 몰라도 용서받을 수 도 있다. 이것은 아이다운 것이고 아이에 걸맞다. 그러나 당신이 이미 갖고 있었던 것을 요구하는 것은 일종의 배은망덕이다.

이 말씀이 의미하는 것이 이것이라면, 그때 복음의 본문은 들풀이 입혀진 것처럼 사람도 입혀져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가 훨씬 더욱 아름답게 입혀져 있다는 것을 선포한 것이다.

이 책망하고 있는 말씀의 도움으로 볼 때(믿음이 작은 자들아), 실제로 말씀이 말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물며 너희를 입히시지 않겠는가?"일 것이다.

따라서 말씀의 본문이 말하고 있는 것은 주일날 입고 가고 싶은 새로운 예복에 대한 것이 아니다. 혹은 당장 필요한 새로운 드레스에 대한 것도 아니다. 말씀의 본문은 하나님의 손으로 사람이 얼마나 아름답게 입혀졌는지를 그가 잊기를 바라고 있는 배은망덕에 대한 것이다.

문제는 이 본문 말씀에는 어떤 모순이 존재한다. 처음에는 백합이 솔로몬의 입은 영광보다도 더 아름답게 입혀졌다고 말하지만, 다시 이 구절에서는 "하물며 하나님께서 백합보다 너희를 더 아름답게 입히지 않겠는가"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순은 어떻게 해결 가능할까? 사람이 백합보다 아름다운가, 백합이 사람보다 아름다운가?

이 문제는 이렇다. 복음은 백합이 "입혀졌다"고 말한다. 이것은 백합과 백합이 입은 옷과 별개의 문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옷이 입혀진 것은 곧 백합화가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람은 백합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닌가?

다시 말해, 백합이 아름답다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사람은 더 아름답게 입혀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어디에 더 관심이 많을까? 매일 무엇을 입을까 고민한다.

"오늘은 무슨 옷을 입고 가지? 저 사람은 명품 가방에 명품 옷을 입고 있네, 부럽다. 그런데 나는 돈도 없고 한없이 초라하구나."

그의 내면에서 옷에 대한 염려를 할 때, 그는 첫 번째 옷에 대한 생각은 망각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입혀진 옷에 대한 생각 말이다. 그때 복음은 말한다.

"너, 믿음이 작은 자야, 너, 눈에 보이는 옷 때문에 염려하는 자야, 개미에게 가서 지혜롭게 되는 법을 배우라(잠 6:6). 다만, 사람인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하여는 백합에게 가서 배우라. 네가 얼마나 아름답게 입혀졌는지 백합에게 기서 배우라, 너 믿음이 작은 자야."

세속적 염려는 언제나 사람들을 사로잡아 비교의 옹졸한 불안에 빠지게 하며, 소박한 생각 속에 들어있는 숭고한 고요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때, 옷 입혀지는 것은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잘 입혀지는 것을 의미한다.

세속적인 염려는 옷에 사로잡혀 있고 모든 다양한 의복들에 사로잡혀 있다. 이것은 괴로워하며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 저 어린 아이와 같지 않은가?

복음은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궁핍한 자를 얼마나 아름답게 입히셨는지를 완전하게 까먹는 일이 없도록 그에게 기억나게 하길 원한다. 게다가, 우리 모두는 조금 더 엄밀하고 진지한 의미에서 궁핍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너무 쉽게 옷에 대하여 염려하는 경향이 있고 저 첫 번째 생각, 저 첫 번째 옷을 까먹을 만큼 감사할 줄 모른다. 그러나 백합화를 생각해 봄으로써, 염려하는 자는 (세상의 의복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옷과 백합화의 옷을 비교하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

그때, 비록 가난이 그에게 누더기 옷을 입힐지라도, 그가 얼마나 아름답게 입혀진 것인지 깨닫게 되고 하늘 아버지께 감사한다. 그가 사람인 것에 만족한다.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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