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송환 요구’에도 기독교는 왜 궐기하지 않는가?

|  

[이영진 칼럼] ‘탈출’은 기독교 패러다임의 근간인데…

▲‘기획 탈북설’을 주장했던 jtbc 해당 보도 화면.
▲‘기획 탈북설’을 주장했던 jtbc 해당 보도 화면.

B.C. 15세기 이집트 천민이었던 히브리 민족의 탈출기는 유대교와 기독교 신앙의 원형이 됐다.

그로부터 1천여년이 흐른 B.C. 586년 남유다의 멸망 이후, 바벨론에서 무려 70년간이나 뿌리를 내린 유다 민족이 3차에 걸친 본토로의 이주를 탈출로 이해한 것은, 그들이 사실상 이집트 탈출기의 편찬자인 동시에 독자였던 까닭이다.

이들이 탈출하면서 가졌던 은밀한 식탁 연회는 유월절이라는 유대교·기독교를 관통한 유서 깊은 절기가 됐으며, 탈출 직후 직면한 고난은 그리스도께서 받은 광야 시험의 예형으로 제시됐다.

뿐만 아니라, 탈출을 기호하는 가장 중요한 사건인 홍해 도하(渡河)는 신약성서 저자들에 의해 세례라는 구속사 예전의 모형이 되기도 했다. (탈출) 이전의 세상을 표지하는 이집트/바벨론은 물을 경계로, 죄된 세속 세계로 규정된 것이다.

이와 같이 탈출은 기독교의 본질이자 실천이다.

그런 점에서 교육, 의료, 기술 등 북한의 제도권을 지원해 온 선교 정책보다 북한 탈출민을 돕고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은 언제나 본원적인 기독교 선교라 하겠다. '탈출'을 독려하고 후원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탈북민 송환 요구에 기독교가 궐기하지 않고 침묵하는 일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탈북민 송환을 자극하는 궐기의 대상이 저 분단선 너머에만 아니라 남한 내에 버젓이 있는데도, 교회와 신학교, 교단과 목회자 등 전 기독교가 궐기하지 않는 것은 기독교라는 본분을 잊은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평소에 (동성애자 등의) 인권을 발호하는 기독교 오피니언 리더들까지 침묵하는 일은 더욱 이상한 일이다.

탈출자를 탈출·탄압의 원점으로 되돌려보내려는 시도를 '인권'이라 규정하는 인권 변호사들의 궤변에 침묵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탈출을 감행한 이들이 겪는 외상은 정착 후에도 지속되기 마련이다. 남겨두고 온 가족, 기대와는 전혀 다른 체제로서의 자본주의, 이러한 요소들이 뒤흔드는 것은 '심리'이지 '정신'이 아니다. 설령 "우리가 이집트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하더라도, 그것은 심리이지 진실이 아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심리를 돕고 치유해야 할 사회가 도리어 불안을 부추기는 거짓 인권과 언론으로 창궐해진 이 때에, 진정한 인권과 진실의 보루인 기독교가 침묵한다면 기독교가 아닌 것이다.

거짓 인권과 심리 전술에 결코 한 생명도 빼앗겨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10월 3일 오전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제2회 한국교회 기도의 날’이 개최됐다.

“한국교회, 불의에 침묵 말고 나라 바로잡길”

대통령의 비상계엄, 자유민주 헌정질서 요청 목적 국회, 탄핵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 증거도 기사뿐 공산세력 다시 정권 잡고 나라 망치도록 둬야 하나 12월 20일 각자 교회·처소에서 하루 금식기도 제안 대한민국기독교연합기관협의회, (사)한국기독교보…

이정현

“이것저것 하다 안 되면 신학교로? 부교역자 수급, 최대 화두 될 것”

“한국 많은 교회가 어려움 속에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결국 믿음의 문제다. 늘상 거론되는 다음 세대의 문제 역시 믿음의 문제다.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다음 세대가 살아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앞으로도 교회…

김맥

청소년 사역, ‘등하교 심방’을 아시나요?

아침 집앞에서 학교까지 태워주고 오후 학교 앞에서 집이나 학원으로 아이들 직접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 내 시간 아닌 아이들 시간 맞춰야 필자는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오랫동안 빠지지 않고 해오던 사역이 하나 있다. 바로 등하교 심방이다. 보통 필자의 하루…

윤석열 대통령

“탄핵, 하나님의 법 무너뜨리는 ‘반국가세력’에 무릎 꿇는 일”

윤 정부 하차는 ‘차별금지법 통과’와 같아 지금은 반국가세력과 체제 전쟁 풍전등화 비상계엄 발동, 거대 야당 입법 폭주 때문 대통령 권한행사, 내란죄 요건 해당 안 돼 국민 상당수 부정선거 의혹 여전… 해소를 6.3.3 규정 지켜 선거범 재판 신속히 해야 수…

한교총 제8회 정기총회 열고 신임원단 교체

한교총 “극한 대립, 모두를 패배자로… 자유 대한민국 빨리 회복되길”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이 2024년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국내외 혼란과 갈등 속에서 평화와 화합을 소망했다. 한교총은 국제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정치권…

차덕순

북한의 기독교 박해자 통해 보존된 ‘지하교인들 이야기’

기독교 부정적 묘사해 불신 초래하려 했지만 담대한 지하교인들이 탈북 대신 전도 택하고 목숨 걸고 다시 北으로 들어갔다는 사실 알려 북한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체포된 두 명의 북한 지하교인 이야기가 최근 KBS에서 입수한 북한의 군사 교육 영상, 에 기…

이 기사는 논쟁중

윤석열 대통령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그대에게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사람들 잘 알려진 대로 빙산은 아주 작은 부분만 밖으로 드러나고, 나머지 대부분은 물에 잠겨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고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현명한 …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