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
목발의 탈북민 지성호씨는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인권”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씨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 주최 포럼에 참석해 “(북한 인권은)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씨는 “보통 한반도 통일을 말할 때 영토적인 통일을 이야기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의 통일이다. 남북이 통일이 된다면 북한 주민들은 ‘우리가 죽어갈 때 당신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답변할 책임이 있다. 당신들의 인권에 침묵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말 의회 국정연설에서 지씨를 ‘특별게스트’로 깜짝 등장시켰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고 지씨를 소개했고, 그는목발을 머리 위로 들어보였다.
1996년 굶주리던 소년이었던 그는 식량과 맞바꾸기 위해 화물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려는 시도를 하다 굶주림에 탈진해 선로에서 기절했다. 지나가던 열차가 지씨를 덮쳤고 그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으나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인물이다.
작년 가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인권행사에 참석했던 지씨는 그 자리에서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생상히 전했다.
그는“2000년에 목발을 짚고 중국으로 건너가 몇 키로그램의 쌀을 구해왔다. 북한에 돌아와 경찰에 잡혔고, 경찰은 너 같은 병신이 중국 땅으로 넘어가서 구걸한 건 공화국의 수치라고 했다. 다리가 없는 제가 중국에 가서 구걸한 것이 나라와 수령의 이미지를 망쳤다는 것이다. 쌀을 압수당했고 고문을 받았다. 저와 같이 잡힌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심한 고문을 받았다. 그것이 마음에 큰 상처”라고 했다.
지 씨는 “그런 불의가 저로 하여금 북한을 탈출하게 했다. 2006년 목발을 짚고 남동생과 함께 탈북했다. 떠나기 전 아버지와 함께 술 한 잔 나눈 기억이 있다. 아버지는 눈물을 보이셨고 저도 함께 포옹하며 울었다"고 했다.
그는 “동생과 북쪽 두만강을 건넜다. 그러다 깊은 곳에 빠졌는데 남동생이 제 머리채를 잡고 두만강을 건넜다. 동생에게 감사하다”며 “그렇게 목발을 짚고 중국과 라오스를 거쳐 6천키로를 이동해 태국에 도착했다. 라오스 국경을 넘을 때 목발이 너무 힘들어 죽고 싶었다. 북한에서 태어난 것이 원망스러웠다. 그 때 누구도 저 같은 고통은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맹세하고 기도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