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위해 모든 것 포기하기보다, 주님 이용해 모두 얻고자 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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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 제자도 (3) 주님의 자기 부인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 이것은 지난 시간에 이야기한 것처럼 자기를 부인하는 것을 의미하며, 비천한 종의 형체로 그리스도께서 걸었던 같은 길을 걷는 것을 의미한다. 그분은 모욕을 당하고, 버림받고, 조롱당하고, 세상을 사랑했으나 세상에 의해 사랑받지 못했다.

그러므로 이것은 혼자 힘으로 걷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를 부인하는 중에 이 세상과 이 세상에 속한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마음을 사로잡고 유혹했던 모든 관계를 포기한다.

"그러므로 그는 자기 밭으로 가지 못한다. 그는 값을 흥정할 수도 없고 장사하거나 아내를 얻을 수도 없다(눅 14:18-20)." 필요하다면,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와 자매를 전보다 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이 사람들을 미워하라고 말한 것보다는 그리스도를 더 사랑하라는 것이다(눅 14:26).

진실로 이런 사람은 혼자 힘으로 걷고 있고, 이 세계에서 홀로 걷고 있다. 삶의 교차되는 분주함 속에서 이런 방식으로 사는 것은 불가능하고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우리 시대에 이런 방식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이 얼마나 될까?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 말이다. 오히려 모든 것을 포기하기보다 주님을 이용해 모든 것을 얻으려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길을 갔는지는 우리가 판단하지 말자. 그것은 주님께서 판단하실 몫이니까. 이 세상에서는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이야기가 있다.

게다가 세상에서 많은 업적을 만들었다는 자들이 판단하는 수많은 판단이 있다. 누가 얼마나 성공했고, 얼마나 많은 재산을 남겼고 세상에 얼마나 많은 공헌을 했는지.

그러나 저 영원에서 주님의 판단은 다르다. 당신은 얼마나 많은 재산을 남겨 놓았는지 질문받지 않는다. 그것은 생존자들이 물어 본다.

저 영원에서 당신은 얼마나 많은 전투에서 승리했는지, 얼마나 영리했는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즉 당신은 후손들에게 얼마나 명성을 떨쳤는지 질문받지 않는다. 절대로 아니다! 주님은 당신이 세상에 세속적인 것들을 얼마나 남겨놓았는지 묻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하늘에 얼마나 많은 재물을 모았는지, 얼마나 자주 당신의 마음을 극복했는지, 자신을 얼마나 통제했는지 아니면 노예가 되었는지, 자기를 부인하면서 얼마나 자신을 이겼는지, 자기를 부인하면서 선을 위하여 얼마나 자주 희생을 했는지 아니면 그러기를 바라지 않았는지, 당신은 얼마나 자주 자기를 부인하면서 당신의 적을 용서했는지, 일곱 번을 했는지 아니면 일곱 번씩 일흔 일곱 번을 했는지(마 18:21-22), 자기 부인을 하면서 얼마나 자주 모욕을 견뎌왔는지, 당신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이기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하나님을 위하여 얼마나 고난을 당했는지, '주님'께서 당신에게 물을 것이다.

그때 주님은 심판자이시자. 당신에게 묻는 자인 이 판사의 심판에 대해 당신은 더 높은 사람에게 간청할 수 없는 바, 이 판사는 이 세상에 계실 때, 왕국들과 나라들을 정복했던 전쟁 사령관이 아니었다. 또한 이 판사는 당신이 세운 세속적인 업적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분도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분의 나라는 특별히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요 18:36).

이 판사가 세상에 있을 때, 자주색으로 예복을 입은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 세상에 어떤 영광도 누리지 못했다. 당신은 그 분과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이 특별히 엄선된 사람들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분은 오직 조롱으로만 예복을 입었기 때문이다(마 27:28).

그 분은 특별히 세상을 향해 강한 영향을 끼치지도 못했고, 겨우 3년 동안 열두 제자만을 키웠을 뿐이었다. 그분에게 위험이 닥쳤을 때, 그들 중에 누구도 그분 곁을 지키지도 않던 배신자들이었다. 그 분은 너무 멸시를 받았기에, 특별히 구별된 니고데모와 같은 사람은 감히 은밀한 밤을 통해 몰래 그분께 올 수 있었다(요 3:1-2).

아, 그러나 이 판사의 심판은 그분과 같은 마음을 가진 자에게는 위로다.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항상 위로가 있다.

어떤 사람이 겁이 많다면, 그 때 전쟁의 법정에 서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위로가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이기적이고 세속적이라면, 그 때 자기부인에 의해 심판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위로가 될 것이다.

이 판사는 자기를 부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 판사는 단순히 심판하는 방법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불법 행위도 이 판사 앞에서는 자신을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절대로 그분은 알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분의 현존 자체가 아주 좋아 보였던 모든 것, 세상에서 찬사로 들렸던 모든 것을 침묵하게 만들고 창백하게 만드는 그런 심판이다. 즉, 그의 현존이 심판이다. 왜냐하면 그분이 자기부인(self-denial)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하나님과 동등된 분이 비천한 종의 형체를 가졌다.(빌 2:7) 천사의 군단을 명령할 수 있는 분이(마 26:53), 진실로 세계의 창조와 파괴를 명령할 수 있는 분이(골 1:16-17), 아무런 방어도 하지 않는 채 이 세상에서 걷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그의 권세 아래 둘 수 있는 분께서 모든 권세를 포기하셨고, 심지어 그분의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오직 그분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비천과 경멸이라는 같은 조건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창조의 주인이셨던 분께서 자연 자체에 제한되어 침묵하고 계셨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영혼을 포기하고 나서야 휘장이 찢어지고 무덤이 열리며 자연의 힘이 그분이 누구인지를 무심결에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마 27:51-55). 이것이 자기 부인이 아니라면, 무엇이 자기 부인인가!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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