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멍에는 유익하고 나의 짐은 가볍다”는 말씀의 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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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 제자도 (7) 죄의 짐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주님은 말씀하신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마 11:28-29).”

이 말씀은 우리가 주님의 멍에를 메고 주님은 우리의 멍에를 대신 메야 할 것처럼 보인다. 주인은 종의 짐을, 종은 주인의 짐을, 선생은 학생의 짐을, 학생은 선생의 짐을 메야 할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짐에서 면제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짐을 져야 한다. 짐을 바꾸어 메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멍에를 메야 한다.

그러나 이 말씀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오히려 세상에서 짐을 일방적으로 한 사람에게 지우는 경우를 많이 본다. 마치 바리새인들이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 무거운 짐을 묶어 사람의 어깨에 지우되 자기는 이것을 한 손가락으로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마 23:4).”

바리새인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무거운 짐을 사람의 어깨에 지우려 한다. 오늘날 이런 행동들은 얼마나 자주 반복되고 있는가?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에.

한쪽은 다른 한쪽에 짐을 지우기 원하기 때문에, 남편은 아내에게 모든 것을 요구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모든 것을 요구한다. 혹은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동업와의 관계에서도, 은혜를 은혜로 갚지 않는다.

한 사람은 친구에게 모든 것을 요구하고, 동료에게 모든 것을 요구하고, 결국 자신은 자유롭게 된다. 특히 법적 문제가 생기면 이런 일들은 더욱 가속화되어 한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짐을 지우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에서 이보다 얼마나 더욱 한심한 일을 경험하는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짐을 지운 다음, 이제는 감사조차 없다. 짐을 진 자에 대한 어떤 배려도 없다. 배은망덕하다. 바로 이것이 짐을 진 자에게 한 번 더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격이다.

독자, 당신은 무엇이 더 진실해 보이는가? 짐을 나누어져야 할 것처럼 보이는 저 주님의 말씀인가, 아니면 바리새인의 이야기처럼 일방적으로 짐을 지우는 일인가?

나는 바리새인의 이야기가 더 진실한 것처럼 보인다. 아마 동의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확실히 동의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말해보겠다.

지금 말하려는 부분은 인류가 언제나 존재했던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에 자신의 멍에를 메라고 말씀하신 저 모범이신 분과 관계할 때, 인간은 언제나 짐을 일방적으로 그분께 지웠으니까.

이 모범이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는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짐을 지우러 오시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짐을 지셨고 각각의 사람들이 떠밀어 버리기 좋아했던 모든 무거운 짐을 지셨다. 그것은 죄의 짐이다. 심지어 인류 홀로 질 수 없었던 무거운 짐. 인류의 죄.

게다가 사람들은 그가 그것을 지기 어렵게 했다. 그는 버림을 받았고, 경멸을 받았고, 박해를 받았고, 모욕을 당해야 했다. 결국 그는 죄인들에 의해 넘겨져 죽으셔야 했다. 그는 죄인들에 의해 원수로 간주되었고, 계속 그렇게 간주되었다. 그는 “죄인들의 친구”였는데 말이다(마 11:19).

그는 인류가 그에게 지운 짐을 져야 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전 생에도 져야 했다. 그의 삶에서 모든 순간은 다른 사람들의 짐을 지는 데에 바쳐져야 했다. 그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그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나는 오늘 시간이 없어. 다른 일로 초대를 받았거든. 오늘은 아닌 것 같아. 왜냐하면 나의 일이 있기 때문이야. 오늘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지속할 수 없어. 내가 너무 자주 속았기 때문이지.”

그와 같은 말들이 그의 입으로부터 나온 적이 없다. 그랬다면 그의 입술에는 거짓이 있었을 것이다(벧전 2:22). 그의 유일한 기쁨은 고난당하는 자에게 영혼의 안식을 제공하는 것이고 가장 큰 슬픔은 고난당하는 자가 도움을 받지 못할 때였다.

당신이 그를 어디에서 마주치든, 고독을 찾기 위해 외딴 곳으로 가든, 가르치기 위해 성전과 시장에 가든, 그는 즉시 만나주기 원하신다. 그는 고독을 찾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변명을 하지 않으셨다. 그는 바쁘다고 말하면서 자기 변명을 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고난당하는 누군가 있었다면, 그는 그를 받아들였다. 그는 통치자가 그에게 사자를 보내왔을 때, 오셨다(마 9:19). 지나가던 여자가 그의 옷깃을 만졌을 때, 그는 나를 방해하지 말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아니, 그는 멈추셨다. 그리고 제자들이 군중들을 저지하려 했을 때, 그는 오히려 제자들을 막으셨다.

아,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지혜였다면, 그때 그리스도의 삶은 어리석다. 왜냐하면 그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이 계셨으나 정작 자기 자신과는 가장 멀리 있는 것처럼, 자신의 삶이 그런 희생이셨으니까.

그러나 그가 무조건적으로 영원히 모범이라면, 그가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요구했던 대로 그에게서 배우자. 그에게서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의 짐을 지는 법을 배우자.

바리새인처럼 다른 사람에게 짐을 지우는 것은 정말로 쉽다. 그러나 스스로 짐을 져야 하는 것은 어렵다. 고상한 순간에, 짐을 지기로 약속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짐을 지는 것은 어렵다.

누가 고난당하는 자보다 이것을 더 잘 이해하는가. 누가 짐을 지고 고난당하는가. 누군가 탄식하고 불평하고 우는 소리를 듣기 바란다면, 이것은 고난당하는 자에게서 충분히 자주 들린다.

그러나 또한 아주 사소한 것들로 훌쩍이고 불평하고 투덜대는 것도 아주 쉽다. 고난당하는 자는 이것을 배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고난은 그것의 첫 번째 발명자이고, 고난은 쉽게 이용 가능한 비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묵하고 견뎌야 하는 것, 혹은 심지어 고난의 쓴 맛에서 기쁨을 찾는 것, 고난은 언젠가 끝날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기쁨을 찾을 뿐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기쁨을 말한 대로 고난 속에서 기쁨을 찾는 것, 슬픔에 기쁨이 섞여 있다는 것, 이것은 확실히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

이 가르침이 바로 성서 본문의 내용이다. “나의 멍에는 유익하고 나의 짐은 가볍다.” 고난당하는 자에게 이 말씀은 이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온화한 말씀이 어려운 말씀처럼 보여도, 그것은 말한 대로이다. 그러므로 고난당하는 자는 놀라서 소리치며 물어본다.

고난이 무거운데, 어떻게 그 짐이 가벼울 수 있습니까?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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