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라는 종교적 명목 이용하기도”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파동에 이어 은행, 군인, 유명인 등을 사칭한 페이스북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려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인터넷 한 포털사이트에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한 사칭으로 사기를 당할 뻔한 한 누리꾼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군인을 사칭한 외국인으로 인해 사기를 당할뻔 했다며 그간 외국인과의 대화 내역을 공개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KIM WILSON(김 윌슨)이라는 이름을 사칭한 외국인은 자신을 군인이라 주장하며 아내가 바람을 펴서 이혼한 상태이고 혼자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여동생이 교통사고로 죽었기 때문에 미국으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고, 은퇴한 후엔 한국으로 와 외제차를 파는 사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단,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이 전쟁 지역이기 때문에 은행이 폭파될 가능성이 있고, 자신의 군 부대도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글쓴이에게 돈 박스 3,400만원을 맡아줄 것을 부탁했다.
이 같은 사연은 글쓴이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글쓴이는 돈을 맡아주기로 한다. 더불어 글쓴이는 3,400만원을 받기 위한 78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대출 받아 지불하기로 한다.
이 과정에 글쓴이는 인천 세관에 직접 전화해 수수료가 왜이렇게 비싸냐 따졌고, 인천 세관은 페이스북에 이런 종류의 사기가 많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글쓴이는 뭔가에 홀린 것처럼 해당 금액을 송금하려 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글쓴이는 송금 신청서를 작성하던 중 우연히 교회 지인을 만났고, 교회 지인의 도움으로 돈을 송금하지 않았다고 한다.
댓글에도 비슷한 유형으로 인해 5천불을 사기당했다는 글이 보였다. 댓글 게시자는 "기독교라는 종교적 명목으로 사람을 이용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지난 7월 초에는 SNS를 이용해 4억 원을 사기친 캐나다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캐나다인 일당은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퇴역 예정 군인 '브라이트'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든 뒤, 한 한국인 여성과 친분을 쌓고 12차례에 걸쳐 3억 8,700여만원을 뜯어냈다. 이에 이어 약품처리를 거치면 화폐 사용이 가능한 '블랙 머니'가 있다고 속여 더 큰 돈을 가로채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외 SNS 사칭을 격은 누리꾼들에 의하면 타인을 사칭한 외국인은 친분을 쌓은 뒤 현금 프로모션에 당첨됐다고 하거나, 기부 요청, 이주를 위한 자금 전달 등을 요구하며 돈을 갈취한다.
이러한 외국인은 주로 군인, 장교, 시한부 병자, 유명인 사칭이 주를 이루고, '사칭 아이디'의 '친구'라는 제3의 아이디를 동원하고, 동영상, 영수증을 제공하는 등 디테일한 '가짜 자료'도 서슴치 않았다.
특히 이들은 초반에 소액 송금을 요구하다, 한번 송금하기 시작하면 이를 구실로 해서 더 큰 금액을 요구한다고 한다.
한편 국가정보원에 신고된 외국인 사칭 SNS금융 사기만 올 상반기 피해 사례 38건으로 지난 해 전체 신고 건수를 넘어섰다.
또한 국내에서도 SNS를 통해 적금 가입으로 둔갑한 불법 상조회사의 유사수신 행위, 암호화폐 투자를 빙자한 유사수신 등의 신종 사기가 있어 금융감독원은 주의를 당부했다.